지난 3월 9일에 쓴 글 -그덜도 장에 못 가나벼-
그 글을 보고 일전에 천안에 갔다가 못 만나 뵙고 온 천재 이보님께서
그 일기에 대한 댓글을 적어 주셨는데 저 혼자 보기 너무나 아까워서 함께 보려고
가져 왔습니다
수년동안 일기를 쓰면서 댓글로 만나는 많은 인연들이 있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보통이지만 많게는 15년 된 만남도 있지요
제가 처음 인터넷에 일기를 쓰기 시작하고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함께 하고
댓글로 교류하는 여러분 중에 이보님도 함께이고 그 댓글들을 저만 보기 정말 아까운
부분이 많습니다
이번 생각지 않은 홍성, 예산 여행을 하면서 참 가 볼 곳이 많구나 하고 느꼈는데
이보님의 긴 댓글이 맛난 조미료 역할을 할 것 같아 가져와 보며 추가 사진도 좀 올립니다.
일기의 한정된 공간 때문에 무척 많은 부분을 빼야 했거든요
먼저 아래 굵은 글씨로 한것은 이보님의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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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기를 보며 할 말이 참 많은 걸 느낍니다.
천안과 진천 사이에있는 만뢰산(萬竹+賴山)은 정감록에 전란을 피할수 있는
조선의 10승지지(十勝之地)의 하나로
'만뢰'라는 말은 莊子에 나오는데 '자연에서 나는 온갖 소리'를 말합니다.
삼국이 충돌하던 시대의 군사요충지로서 한때
김유신 장군은 아버지 김서현이 이곳에 근무할 때 만명부인에 의해 탄생한 것이지요.
물론 유적은 별로 없고 조금 더
올라가면 연꽃처럼 핀 보련산(寶蓮山)가운데 보탑사라는 봄꽃이 아름다운 절이 있고
우리나라 전통 목탑을 재현해 놓은
것을 볼수 있습니다.
다음 기회에 들러 보세요.
예산 곱창을 드셨다고 하는데 삽교곱창이 알려져 있고..
그렇지님이야 산나물박사로 자타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어느 책에서 보니 예산 덕산뜰에서 나는 나물이 전국에서 가장 맛있다라고 했더군요.
지나다 보면 '들밥'을 파는 집도 보이는데 오래전 조그만 공사를 하던중
누가 '국수댕이'라는 나물을 뜯어왔는데
그 향기로운 된장국의 맛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홍성은 충신열사가 많이 난 지방으로 유명하지만
우스개소리로 청와대 빼고는 다 있다고들 말하지요.
자고로 산골쌀 보다는 평야지대의 쌀이 맛이 좋은 법인데
옛부터 이 '내포지방'은 권세가들이 자리를
잡고 산물을 조달한 곳. 추사 가문도 마찬가지인데
화암사는 그 집 문중원찰로 추사의 글씨가 여럿 남아
있습니다.
다락에 걸려있던 坐花醉月(꽃속에 앉아 달빛 더불어 취하다)
멋진 초서 글씨가 생각납니다.(원문은 이백의 글)
뒷산은 낮아도 올라보면 예당평야가 한눈에 들어오고
추사가 젊은 시절 여기서 즐겨 논 듯. 끝자락에 가면
소봉래(小蓬萊, 작은 금강산)란 각서도 있지요. 참, 각서중 詩境이란 글씨는 담계(覃溪) 옹방강(翁方綱)의 글씨가
아니고 남송시대 육유(陸游)의 글씨라는 설이 있었으나
요즘은 추사 선생의 친필이라는 설이 우세합니다.
이십여년전 쯤에는 풍골이 좋은 노스님이 절을 지키고 계셨는데 지금은 안 계실 것 같고
추사고택과 더불어
이곳이 명당임을 실감케 하는데 선생의 후손이 끊겨 제사도 부근 청화재 스님이 대신 치루는 실정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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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김유신장군 유허지가 있는 만뢰산입니다.
유허지라는 뜻을 그냥 흘려 들었는데 이번에 알고 보니 역사적 사실이 기록만 있고
그 장소에 문화재나 유물이 없는 경우를 그렇게 일컽는 말이더군요
그래서 비석만 세워 놓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보님의 댓글을 참고하고 보니 저 산 이름이 만뢰산으로
만뢰산은 정감록에 나오는 10대 승지지의 하나로 만뢰라는 말은 장자에서 나오는 말로
자연에서 나는 온갖소리를 말한다고 합니다
삼국이 충돌하던 시대에 군사요충지로 김유신의 아버지 김서현이
이곳에 근무할적에 만병부인에 의해 탄생했다는군요
이곳에 돌도 좀 특이하게 생긴게 많아 꼭 다시 한번 올라가 보아야 하겠다 싶은 곳이네요
더 위로 올라가면 보련산 가운데 보탑사라는 봄꽃이 아름다운 절이 있다는데
아주 유명한가 봅니다.
일전에 만난 장미님도 추천해 주셨습니다.
그곳에 전통목탑이 유명하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이 호리병처럼 생긴 우물도 꼭 보아 주어야 할 곳입니다.
앞에 작은 연못을 막은 것도 성처럼 돌로 쌓았는데 볼만한 모습들 입니다.
그리고 예산에 유명한 음식 다섯가지가 있다는데
이번에 먹은 삽교곱창, 광시한우, 어죽 그리고 산채나물
나머지 한가지는 예당저수지 붕어찜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저는 곱창을 좋아하는 편이고 실제로 20년전쯤에 돼지곱창전골 식당을 했었는데
서울에서도 먹으러 올 정도로 맛있게 해서 인기를 끈 적도 있습니다.
강원도에는 곱창이 잘 없어서 먹으러 가려면 원주까지 나가야 할 정도로
먹기가 힘든 음식중에 하나인데 이번에 굿 부라더님이 사 주신덕에
맛있게 먹었습니다.
한우는 이번에 실컷 먹었고 소문대로 맛있었으며
유명한 어죽은 30년쯤 전에 시냇물님이 당진에 근무하실적에 갔다가
먹어 본 적이 있지만 크게 감동되는 바는 없어서 다시 기회를 잡아 보려 합니다.
제 인생이 30년전과 많이 달라졌고 생각하는 것
가치관들이 달라졌듯이 세월이 가져다 준 다름을 한번 더 경험해 보고 싶은 면입니다.
추사 고택에 대해 한번 더 언급을 하자면 추사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단지 제가 본 현재만을 이야기 했으니까요
유적지등을 둘러 볼 때는 설명문을 사진으로 남겨 가져와서 집에서 다시 한번
자세히 읽어 봅니다.
처음 그곳을 찾았을 때와 다 둘러 보고 집에와서 느끼는 감정이 또 다르거든요
이 댁에 들어 가는 대문이 참 정겨워 다시 한번 올립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주 자연스레 숙성된 고택이 마치 인간이 지은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 거기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이 사진은 남편이 찍었는데 이런 사진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눈으로 보는 면도 좋지만 나만의 틀을 만들어
들여다 보는 맛도 꽤 괜찮습니다.
이것은 뒷쪽에 있는 사랑채며 작은 문들이 양쪽으로 있습니다.
그 문을 나가면 귀한 나무 백송을 만납니다.
이 나무는 수피가 회백색으로 점이 있어서 멀리서 보면 희게 보인다고 하여
백송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 된 나무는 수명이 600년정도로
창덕여고 본관자리에 있고 창경궁에 있으며 송포에도 멋진 백송이 있습니다.
나는 이 나무에 관심이 있어서 이 세군데를 다 가 보았는데 뜻밖에 이곳에서 만나 반가웠지요
그렇지만 워낙 크고 웅장한 것들을 보아서 그런지
이곳에 있는 것은 좀 규모가 작게 느껴졌는데 여기에 있는 것이 그 유명한 백송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무엇을 좋아하는데 있어서 왜 라고 묻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사연이 다 다르기 때문에 ........
그래서 제 눈에 안경이라는 속담이 있겠지~
이곳의 돌담들도 참 볼만합니다
모두 다 다르기 때문
남편 아무렴은 어디 가서 방명록에 기록을 참 잘합니다.
추사고택을 나와 옆으로 100m 정도가면 화순옹주를 기리는 홍문이 나옵니다.
설명에 있지만 화순옹주는 영조의 둘째딸이면서 추사의 증조모이기도 합니다.
남편을 따라 14일을 굶어 남편을 따라 저 세상으로 갔으며
조선 왕실에서 나온 유일한 열려라고 써 있네요.
우리는 이 설명문을 읽고 동시에 미쳤어~
하고 말하고 또 동시에 아차 그게 아닌가도 했다.
그 근처에는 추사를 기리는 백송공원이 있었습니다.
조각품들이 볼만했구요
화암사 입니다
몇가지의 사진을 실을 공간이 생겨서 같이 싣습니다/
위에 이보님이 말씀하신 -꽃속에 앉아 달빛 더불어 취하다-
는 바로 이것이지요~
그 암자 앞에 커다란 나무가 잘 모르겠는 것이 있어 서로 이거다 저거다 하였는데
나중에 보니 모과나무랍니다.
보통의 모과나무 수피는 이렇게 생겼는데 다른 것도 있음을 또 알게 되었지요
덕분에 더 많은 것을 알게 된 것은 이보님의 댓글 덕이지요
추사고택에 모란꽃 피는 그 계절에 이보님 모시고 다시 가 보고픈 곳입니다.
충남쪽 분들은 어죽을 참 많이 치던데
제대로 한다는 어죽맛도 다시 보고 싶습니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그 소망을 품어 보네요
첫댓글 책으로 읽었어도 만날 까먹는데
이렇게 직접 보고 기록해 놓으니 기억하기 좋네요.
화암사가 추사 가문의 절로 흡수된 내력도 확실하게 입력.
남편을 여의고 14일을 굶어 뒤를 따른 화순옹주.
제발 밥을 먹으라는 아비의 간청을 어기고 기어이~~
아비의 말, 어명을 어기고 세상을 등진 딸의 열녀문을 거부한 영조.
한편의 소설같은 이야기죠.ㅎ
댓글의 위력이 대단하군요...
자세한 내용 감사하며 추사고택과
알려주신 곳들 기회되면 구경하렵니다....
이것들 이번 모놀고시에 나오겠는데요. 즐감해시유. 감사해유.
세상은 넓고 인재도 많다는것을 다시한번 느껴봅니다
동생이 당진에 터를 잡아 몇번 가보았는데 다음 갈때는 추사 고택도 둘러보고
곱창도 먹어보고 덕분에~ 생각만해도 즐거워졌습니다
마지막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리니 건강 잘 챙기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