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현실을 왜곡하고 비관적이며 피해망상적인 전망을 갖게 하고, 러시아의 외교정책을 호전적으로 만들어 버린 자들의 정체 / 1/28(수) / 동양경제 온라인
푸틴 대통령이 호전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 것은 그에게 조언하는 측근들의 영향일지도 모릅니다(사진: Contributor/Getty Images)
블라디미르 푸틴이나 김정은 같은 독재자는 언제까지 권력을 놓지 않으려 한다. 사실 독재자가 된다는 것은 내려갈 수 없는 러닝머신 위에서 계속 뛰는 것과 같다. 이들은 그 입장상 순순히 사퇴한다는 출구전략을 갖지 못해 늘 위협을 받고 있다. 독재자는 스스로를 지탱하는 측근들을 길들여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무도한 행동 뒤에는 배신과 암살, 반란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이번에 정권의 파워게임이라는 시각에서 독재제를 읽어내는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방법 : 폭군들의 실은 위태로운 권력구조"에서 일부 발췌 편집해 전달한다.
■ 능력보다 충성심을 우선시하지 않을 수 없다
독재자는 자신의 권력을 지탱하고 있는 측근 중 누가 편이고, 누가 호시탐탐 공격하고 실각시킬 기회를 엿보는지 알 수 없다. 그 결과 의심의 암귀 상태가 계속된다.
그래서 그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능력을 우선하느냐, 충성심을 우선하느냐다. 신변의 안전을 생각할 때, 아첨하는 사람만을 주위에 두는 것은 이치에 맞다 ―― 비록 그들이 어리석거나 무능하더라도.
독재체제에서는 충실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쨌든 능력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문이나 고관들은 일이 너무 잘되면 지시에 따르기만 하는 것에 진절머리가 나고 스스로 권력을 잡으려고 기도하기 시작할 수도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독재자는 달리 의지할 사람이 없는 충실한 지지자들을 선택한다. 독재자에게 의지하면 충성심이 생기고 충성심은 신뢰를 낳는다.
하지만, 정권의 존속과 관련되는 모든 결정의 예에 빠짐없이, 여기에도 트레이드 오프가 있다. 충실해 보인다는 이유로 무능한 관리들을 독재자가 승격시키면 정권의 상층부는 권력에 결코 접근하지 말아야 할 사람들로 가득 차게 된다.
결국, 이것은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왜냐하면 고도로 중앙집권화된 체제의 지도자조차도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의 사람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방에서 자신보다 똑똑한 사람이 없는 상태가 되지 않는 것을 항상 목표로 해야 한다, 그래야 배울 수 있으니까라고 누군가 말하는 것을 당신은 들어본 적이 있는가?
독재자의 상황은 이와 정반대다. 아부만 하는 무능한 인간만 주위에 두면 위험은 낮아지지만 독재자는 스스로 그런 상황을 만들어냄으로써 어느 방에 있든 자신이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되고 만다.
아첨하는 인간들은 독재자가 듣고 싶은 말만 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독재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불쾌한 진실을 고하는 사람을 숙청해 나가 거짓말을 하고 기쁘게 해주려는 사람에게만 보답하기 때문이다.
이 결과 독재자는 스스로 걸어놓은 함정에 빠진다. 독재자는 자신의 인선에 의해 현실의 시각이 점차 왜곡됨에 따라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에 근거해 괴멸적인 실수를 저지르기 쉬워진다.
여기에는 구조적인 요소도 포함될 수 있다. 가장 큰 우선순위가 (국민 전체가 아닌 정권에 대한) 안전이라면 독재자는 하루의 대부분을 첩보원이나 군인이나 경찰 관계자 같은 그 세계에 사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보낼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하루 종일 다양한 위협에 대해 생각하도록 훈련받고 월급을 받고 있다.
■ 푸틴 사고 왜곡시킨 '시로비키(Silovik)'
예를 들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보면 분명한 궤적이 떠오른다.
그는 당초 경제의 건전성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기술 관료를 주변에 뒀다. 이들은 대통령에게 조언을 해주기 전에는 은행가나 경영자 등이었다.
이윽고, 이 그룹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한편, 「시로비키」가 영향력을 강하게 했다. 시로비키라는 것은 치안이나 첩보나 국방의 관계 기관의 출신자를 말한다.
가령 러시아 대외첩보기관의 장관 세르게이 나르이시킨이나 악명 높은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계기관 중 하나를 통괄하는 알렉산드르 볼트니코프가 그렇다.
나르시시킨과 볼트니코프의 세계관은 각 직업의 영향을 받고 있다. 모든 사람과 사물이 잠재적 위협인 어둠의 세계에서 수십 년을 보낸 그들의 사고방식은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푸틴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한 가지 예를 들자. 2014년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외 도피를 원했을 때 푸틴은 결정을 내려야 했다. 도와줄까? 아니면 야누코비치가 우크라이나에서 심판을 받도록 허락할까?
우크라이나에서 그의 정권은 수십 명의 시위자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었다. 러시아 정부가 어느 길을 택하든, 동국의 외교 정책에 지대한 영향이 미쳤을 것이다.
그것은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문제였다.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푸틴 대통령은 회의를 열었다. 밤을 새워 진행된 그 회의는 다음날 아침 7시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푸틴은 이 문제를 다각적으로 이해하려는 대신 군인과 첩보 관계자, 즉 시로비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회의가 끝날 때 선언했다. "우리는 크림을 러시아로 되찾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 위험한 피드백 루프
이처럼 시로비키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니 정치학자 세바 그니츠키와 애덤 케이시가 아래와 같이 설명하는 피드백 루프가 생겼다.
대통령의 고문들은 모두 서방을 러시아에 대한 안보상의 중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그 영향으로 푸틴은 점차 호전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그러자 미국과 유럽은 거기에 자극되어, 러시아에의 대항 자세를 강화한다.
그리고 그것은 푸틴 강경파의 비관적이고 종종 피해망상 전망을 정당화함으로써 그들의 영향력을 강화할 뿐이다. 그 부분적인 결과로 러시아의 외교정책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호전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