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야...
내일이면 니생일이구나
매일매일 보고싶고 미안하고 슬프고 죄책감에 가눌길 없지만
이렇게 너를 특별히 기억하는 날이 다가오면 그 무게가 더하는구나.
어제는 매형과 함께 연안부두 13번 부표에 다녀왔단다
아마도 누나 생각엔 팔다리가 긴 황새가 되어 멀리멀리
너 가고 싶은곳 어디나 다니고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
처음 너를 보낸후엔 무엇이 꿈이고 현실인지 분간도 안되고
벙벙하기만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미안함에 서글퍼 진다 연수야!
누난 어제 다녀오느라 또 살짝 병이 났단다.
이렇게 별거 아닌 병에도 어이없구 속상하고 서럽고 무서운데
우리 연수 그동안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까생각하면
추운날에 따스히 있기도 좋은거 먹고 좋은거 입기두 마구마구 미안해진단다.
이럴수록 우리 연수몫만큼 두배로 더 열심히 살아야하는데
누나는 누나답질 못하구 마구마구 약해진단다..
다잡아야지다잡아야지 하면서도...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흥겹고 즐거워하는 관광객들을 바라보며
행운이 아닌 작은 행복도 나에겐없다는 생각에 또 슬퍼졌단다
그때는 몰랐던 소소한 일들이 떠올라 너무너무 미안해지구
연수와 내려오던 추운 한의원길.엄마 마중나가러 너를 업고 경비실에 서있던거
니 머리 드라이기로 말리며 놀렸던거
누난 아직도 과거속에서 슬퍼하고 괴로워하고 있단다...
연수야, 이 세상에서 괴롭고 아팠던거 다 잊고 행복하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거지???
니가 엄마도 잘 보살펴 주고 있는거지?
생일축하해연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