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이가 요즘 핸드폰을 많이 사용한다. 많이 쓸 나이니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당연한 것에 만족하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있고 난 이걸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다. 늘 이런 생각을 하기에 공주들이 핸드폰을 많이 쓴 것을 확인했을 때는 중간에 핸드폰을 1주일 또는 2주일씩 반납하라고도 하지만 어른도 힘든 핸드폰 사용시간 줄이기를 애들이 잘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오늘 저녁에 민경이 방에 노크(어릴 때처럼 노크를 하지 않으면 이제 내가 민경이에게 핀잔을 듣는다.)를 하고 들어갔다. 그 순간 민경이는 놀란 표정이 역력했다. 난 항상 스스로 핸드폰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바라지만 그건 아직 먼 목표일 뿐이다. 난 민경이에게 말했다.
“좀 전에 핸드폰 봤지?” 방에 들어갈 때 민경이는 갑자기 뭔가 숨기는 듯 했다.
“응 잠시 봤어~ 어떻게 알았어?” 민경이는 겸연쩍어서 그런지 얼굴이 붉어지면서 약간 미소를 띄고 어색한 웃음을 웃었다.
“민경이의 표정만 보면 금방 알 수 있어~, 사람을 당황할 때 숨길 수 없는 표정이 나오니까~, 아빠 생각에 공부중 핸드폰 보는 것은 별론데~, 그렇게 하지 않기로 약속 하지 않았어?”
“알았어~ 공부할 땐 핸드폰 거실에 둘게~”
“이런 약속을 여러 번 한 것 같은데 잘 안되지? 그래도 좀전에 아빠한테 거짓말을 하지 않아 아빠는 좋아~”
“아빠 다음에는 공부할 때 핸드폰을 꼭 거실에 둘게~”
“그래~ 아빠는 민경이 믿어~”
평소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지만, 참 안되는 것이 애들의 핸드폰 과다 사용을 막는 것이다. 늘 생각을 하고 지나면 후회도 하지만 2G폰을 사주는 것도 답은 아니다. 언젠가는 스마트폰을 써야 하고, 이걸 쓰지 않아도 티비나 인터넷 등 다른 것을 통해 그만큼 시간을 쓸 것이기 때문이다. 미리 스마트폰을 사주고 미리 연습을 하고 미리 적응하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평소에 내가 늘 하는 생각이자 신조이기도 하다. 난 민경이에게 말했다.
“책을 읽는 중간에 30분 스마트폰을 하면서 책을 읽으면 책 내용의 전체가 깨지고, 그러면 그 30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책 한권을 보기 위해 투자한 전체 시간을 낭비하게 되~, 책의 전체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내용이 흐트러지고 지식이 조각나~. 그러면 책 내용도 금방 잊어버려~ 아빠 말 이해하지?”
“응~ 알았어~ 아빠~ 다음부터는 꼭 거실에 두고 할께~”
“단 아빠는 민경이가 핸드폰을 거실에 둘 때는 절대로 보거나 만지지 않을께~”
“알았어~ 아빠~ 나도 앞으로 그렇게 할게~”
민경이는 평소와 다르게 뭔가를 좀 이해한 듯이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평소와는 조금 달랐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 말의 여운이 남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면 그 때 또 이야기를 해야 한다. 어차피 육아라는 것은 반복교육이다. 사실 육아라는 것이 다람쥐가 쳇바퀴 도는 거랑 비슷한 것 같다. 다른 것이 있다면 우리 다람쥐는 생각보다 빨리 영리해지고 몸도 빨리 커진다는 것 뿐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커 가지만 난 걱정하는 마음을 내색하지 못할 뿐이고, 그리고 이러다가 학교수업을 못 따라 가는 것이 아닐까 또 걱정을 할 뿐이다.
첫댓글 핸드폰 중독이 심각하지요. 다 큰 우리애들도 끼고 사네요. 시력은 더 나빠지고....
아직은 많이쓰다 조금쓰다 하고 있지만
그래도 같이 노력하고 있어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