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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탈출(危機脫出)
위험한 고비나 시기에서 벗어나서 도망함을 말한다.
危 : 위태로울 위(卩/4)
機 : 틀 기(木/12)
脫 : 벗을 탈(月/7)
出 : 나아갈 출(凵/3)
후당 장종 이존욱(李存勖)은 산동성 운주(鄆州)에서 후량과 거란의 연합군을 맞이했다. 측근들은 모두 철수했다가 나중에 다시 도모하자고 주장했다. 추밀사 곽숭도(郭崇韜)가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장종이 친히 군대를 지휘해 후량의 수도 변량(汴梁)을 습격하자고 주장했다. 장종은 곽숭도의 건의에 따라 8일 만에 후량을 멸하고 중원의 통치권을 탈취했다.
최고의 공을 세운 곽숭도는 재상으로 국정운영까지 장악했다. 장종은 음악에 조예가 깊어서 배우들과 친했다. 그들은 황제의 총애를 믿고 교만했다. 신하들은 화가 났지만, 감히 속내를 드러내지 못했다. 어떤 사람은 그들에게 뇌물까지 바쳤다. 곽숭도가 그들을 강하게 견제했다.
배우들은 그를 원망했다. 게다가 곽숭도가 높은 자리를 차지하자 사람들의 원망과 질투의 대상이 됐다. 곽숭도도 위기를 감지했다. 그는 화를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친구의 자제가 말했다. “호랑이를 올라타면, 내려올 수 없습니다. 일단 세력을 잃으면, 그만 더 위험합니다. 아직 중궁이 책립되지 않았습니다. 황제가 총애하는 유(劉)씨를 황후로 책립하라고 요청하십시오. 이후 공은 물러나겠다고 요청하십시오. 천자께서는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권력에서 피한다는 명분과 중궁의 도움을 얻을 수 있으니, 누구도 폐하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앞부분은 적합하지만, 자신을 보전할 수 있는 묘책은 아니었다. 후반부는 권력에 연연하다가 더 위험한 곳으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처음 곽숭도의 계책이 실행되자, 많은 사람이 지지했다. 곽숭도는 재빨리 사직을 요청했다. 곽숭도가 필요했던 장종은 오히려 관작과 상을 더 높여줬다. 곽숭도는 장종의 심복이 됐다. 권세를 잃고 싶지 않았던 그는 더욱 최선을 다해 장종을 보필했다. 장종의 신임이 재확인되자, 정적들도 입을 다물었다.
동광(同光) 3년(925년) 여름은 유난히 장마와 더위가 심했다. 장종은 높은 누각을 세워 더위를 피하려고 했다. 토목공사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지금은 건국 초기이다. 아직도 할거 세력이 곳곳에 남아 있어서 재정을 투입해야 할 곳이 적지 않았다. 곽숭도가 충신으로 말렸다.
그러나 기회를 노리던 곽숭도의 정적이 장종에게 넌지시 말했다. “곽숭도의 저택은 황제가 거처하시는 곳과 다르지 않습니다. 어찌 폐하처럼 덥겠습니까?”
장종의 마음이 흔들렸다. 대범한 척했지만, 장종은 진작부터 곽숭도를 의심하고 있었다. 황제가 누각 하나도 마음대로 짓지 못하는가? 본인은 황제의 거처나 다름이 없는 곳에 살면서? 내가 저를 얼마나 믿었는데? 감히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한다고? 곽숭도는 다시 위험해졌다.
문제는 그가 부귀영화를 버리려고 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것이 다시 오판을 초래했다. 마침 장종이 유황후의 아들 이계급(李繼岌)을 총사령관으로 삼아 촉을 멸하기로 결정했다. 어린 아들이 미덥지 않아 곽숭도를 초토사로 삼아 군정을 주관하게 했다. 전쟁은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곽숭도는 촉의 군대와 재물의 목록과 수를 조정에 보고했다. 그러나 장종은 부국인 촉에서 얻은 것이 고작 이 정도이냐고 말했다. 기회를 노리던 곽숭도의 정적이 말했다. “대부분 곽숭도가 차지했습니다. 위왕도 위험하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장종이 환관 마언규(馬彦珪)를 촉으로 파견해 실상을 파악하라고 명했다. 마언규가 유황후에게 곽숭도가 위왕을 해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급해진 그녀가 마언규를 통해 곽숭도를 죽이라는 교지를 이계급에게 전달했다. 일대의 충신이자 명장은 그렇게 생명을 잃었다.
곽숭도는 두 차례 살길을 찾았다. 첫 번째는 성공했다. 그러나 부귀에 대한 미련 때문에 떠나야 할 때 떠나지 못했다. 두 번째는 실패했다. 역시 부귀영화 때문이었다.
그는 대공을 세워 안전을 추구했지만, 사실은 사지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화를 피하는 것은 어렵다. 시기를 놓치면 도망치더라도 벗어나기가 어렵다. 권력으로 가는 길에는 반드시 재난이 있다. 한 정치인이 검찰에 오가는 것을 보면서 울적한 마음이 든다.
속임수로 위기에서 탈출하는 헤라클레스
'연세 한국어사전'에는 거짓말을 '남을 속이려고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며서 하는 말'로, 속임수는 '남을 속이는 수법이나 수단'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거짓말은 일정한 문장의 형태를 취하지만 속임수는 속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자 행동이다. 속임수도 거짓말처럼 검은 속임수와 하얀 속임수로 나눌 수 있다. 검은 속임수가 사기라면 하얀 속임수는 재치와 기지이다.
그리스 신화의 헤라클레스는 힘만 셌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한때 꾀를 발휘해서 아틀라스를 속이고 위기에서 탈출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헤라클레스가 썼던 방법이 바로 속임수였다. 헤라클레스의 열한 번째 과업은 헤스페리데스의 황금사과를 가져오는 것이었다.
이 황금사과 나무는 가이아가 헤라의 결혼식 날 선물로 주었던 것으로, 대지의 서쪽 끝자락에 있는 정원에서 자랐다. 사과나무는 요정 헤스페리데스가 돌봤고 100개의 머리를 지닌 뱀 라돈이 지켰다.
헤라클레스는 그 정원이 어디 있는지 몰랐다. 그곳에 가는 방법은 제우스와 테미스의 딸인 에리다노스 강의 요정들이 알고 있었다. 헤라클레스가 찾아오자 강의 요정들은 네레우스를 찾아가 보라고 충고했다. 네레우스는 바다의 노인으로 변신의 귀재이자 모르는 것이 없는 현인이었다. 요정들은 친절하게도 네레우스가 사는 곳도 알려주었다.
헤라클레스가 마침내 네레우스를 찾아 그를 두 손으로 꼭 붙잡고 황금사과 정원으로 가는 길을 물었다. 노인은 온갖 것으로 변신하며 답변을 회피하면서 그의 손에서 빠져나가려 했다. 그러나 헤라클레스는 요정들이 알려준 대로 끝까지 그를 놓아 주지 않고 붙잡고 늘어졌다. 지친 노인은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서는 헤라클레스에게 그곳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었다.
황금 사과 정원이 어딘지는 설이 다양하다. 오케아노스 저편이라고도 하고, 북풍이 부는 저편이라고도 한다. 리비아에서 가장 외진 곳이라고도 하며, 가장 유력한 설로는 아틀라스가 어깨에 하늘을 떠메고 있는 세상의 서쪽 끝자락이다.
헤라클레스는 계속 서쪽으로 가다가 마침내 아틀라스가 어깨에 하늘을 메고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는 아틀라스에게 자신이 잠깐 동안 하늘을 메고 있을 테니 근처에 있는 황금사과 정원에 가서 사과 좀 얻어 달라고 부탁했다. 헤스페리데스 세자매는 그의 딸이었기 때문이다. 아틀라스는 헤라클레스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었다.
사과를 가지고 돌아오던 아틀라스는 몸이 아주 가벼워진 것을 느끼고 깜짝 놀랐다. 어깨가 이렇게 가벼운 적이 없었다.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그는 더 이상 무거운 하늘을 메고 싶지 않았다. 그는 헤라클레스에게 자신이 직접 에우리스테우스에게 사과를 갖다 주겠다고 말했다.
헤라클레스는 아무리 힘이 세고 용감하더라도 하늘을 어깨에 떠메고서는 이런 난처한 상황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다. 위기의 순간 그는 기발한 꾀를 하나 생각해 냈다. 그는 아틀라스의 제안에 동조하는 척하면서 아틀라스에게 자신이 어깨에 쿠션을 올려놓을 때까지만 하늘을 한 번만 더 메고 있어 달라고 부탁했다. 하늘이 너무 무거워 어깨가 무척 아프다는 것이다.
우직한 아틀라스는 그 말을 듣고 얼른 황금사과를 땅에 내려놓더니 헤라클레스에게서 하늘을 덥석 넘겨받았다. 헤라클레스는 하늘을 아틀라스에게 넘겨준 뒤 얼른 황금사과를 집어 들고 유유히 그곳을 떠나왔다.
일설에 의하면 헤라클레스는 아틀라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하늘을 멜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그러자 아틀라스가 얼른 하늘을 넘겨받아 시범을 보였고, 헤라클레스는 그 틈을 이용해 아둔한 그를 조롱하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 危(위태할 위)는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병부절(卩=; 무릎마디, 무릎을 꿇은 모양)部와 厃(우; 사람이 벼랑가에 선 모양, 깎은 듯이 선 벼랑, 쳐다보다, 위태롭다)로 이루어졌다. 또는 뜻을 나타내는 병부절(卩)部와 厃(우, 위)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危자는 '위태롭다'나 '불안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危자는 '재앙'을 뜻하는 厄(재앙 액)자와 人(사람 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또는 厃(우러러볼 첨)자와 㔾(병부 절)자가 결합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厄자는 기슭 아래에 사람이 굴러떨어진 모습을 그린 것으로 '재앙'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재앙'을 뜻하는 厄자 위로 사람을 그려 넣은 危자는 절벽 아래로 굴러떨어진 사람이 '위태롭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危(위)는 높고 험한 경사진 땅으로 위태롭다, 위성(危星)의 뜻으로 ①위태하다, 위태롭다 ②불안하다 ③두려워하다, 불안해하다 ④위태롭게 하다, 해치다 ⑤높다, 아슬아슬하게 높다 ⑥엄하다(매우 철저하고 바르다), 엄정하다(엄격하고 바르다), 엄하게 하다 ⑦발돋움하다 ⑧병이 무겁다, 위독하다 ⑨바르다, 똑바르다 ⑩빠르다 ⑪마룻대(용마루 밑에 서까래가 걸리게 된 도리), 용마루(지붕 가운데 부분에 있는 가장 높은 수평 마루) ⑫별의 이름 ⑬거의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편안 안(安)이다. 용례로는 위험한 고비를 위기(危機), 실패하거나 목숨을 다치게 할 만함을 위험(危險), 형세가 매우 어려움을 위태(危殆), 위태롭고 급함을 위급(危急), 병세가 무거움을 위중(危重), 매우 간절함을 위간(危懇), 두렵고 불안함을 위공(危恐), 아주 위독함을 위극(危劇), 위급하고 절박함을 위발(危悖), 매우 피로함을 위비(危憊), 병세가 매우 중하여 생명이 위태로움을 위독(危篤), 위태로워 망하려 함을 위망(危亡), 두려워함 또는 그런 느낌을 위구(危懼), 위험한 상황 또는 위험스런 지역을 위역(危域), 처신이나 행동이 매우 그릇됨을 위왕(危枉), 위험한 말을 적은 글장이란 뜻으로 직언의 상소문을 이르는 말을 위장(危章), 위험을 무릅쓰는 심정을 위종(危悰), 중형에 해당하는 죄를 위죄(危罪), 위태로운 목숨을 위천(危喘), 위독한 병세가 지속됨을 위철(危綴), 위험을 무릅쓰는 충정을 위충(危衷), 대단히 황망함을 위황(危惶), 편안함과 위태함을 안위(安危), 외롭고 위태함을 고위(孤危), 위급한 것을 구함을 구위(救危), 위험한 지경에서 벗어남을 탈위(脫危), 형세가 위태로움을 경위(傾危), 위태롭게 여김을 회위(懷危), 위태한 때를 탐을 승위(乘危), 위태로운 처지를 붙들어 줌을 지위(持危), 머리털 하나로 천균이나 되는 물건을 끌어당긴다는 뜻으로 당장에라도 끊어질 듯한 위험한 순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위기일발(危機一髮), 알을 쌓아 놓은 것같이 위태롭다는 뜻으로 몹시 위태로움을 이르는 말을 위여누란(危如累卵), 아슬아슬한 순간 또는 아주 급한 순간을 일컫는 말을 위여일발(危如一髮), 아침 이슬은 해가 뜨면 곧 사라지듯이 위기가 임박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위여조로(危如朝露), 몹시 위험함을 일컫는 말을 위험천만(危險千萬), 위험한 곳에 들어가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위방불입(危邦不入), 매우 위태함을 일컫는 말을 위태위태(危殆危殆), 시국이나 병세가 매우 위급하여 안심하기 어려움을 일컫는 말을 위다안소(危多安少), 위험이 조석에 달려 있다는 말을 위재조석(危在朝夕) 등에 쓰인다.
▶️ 機(틀 기)는 ❶형성문자로 机(궤)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幾(기)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機자는 '기계'나 '베틀', '기회'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機자는 木(나무 목)자와 幾(몇 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幾자는 날실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베틀을 그린 것이다. 幾자를 자세히 보면 幺(작을 요)자와 人(사람 인)자, 戈(창 과)자가 결합되어 있는데, 이것은 베틀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이전에는 幾자가 '베틀'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베틀로 옷감을 짜기 위해서는 날실을 수없이 올렸다 내려야 한다는 뜻이 파생되면서 '몇'이나 '얼마', '자주'라는 뜻으로 바뀌어 버렸다. 그래서 여기에 木자를 더한 機자가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참고로 잉아 질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베가 잘 짜이던지 실패를 하게 된다. 그래서 機자에는 '기미'나 '낌새', '기회'라는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機(기)는 (1)어떤 명사(名詞) 다음에 붙어 기계(機械)나 일정한 기술적(技術的) 설비(設備)를 갖춘 장치(裝置)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어떤 명사 다음에 붙어 항공기(航空機)를 나타냄 (3)항공기 따위의 수를 세는 단위 (4)교법(敎法)에 의하여 격발(激發)되어서 활동하는 심기(心機), 또는 교법(敎法)을 위하여 격발되는 심기 등의 뜻으로 ①틀, 기계 ②베틀 ③기틀, 고동(기계 장치) ④재치 ⑤기교(技巧) ⑥거짓 ⑦허위 ⑧기회(機會) ⑨때, 시기(時期) ⑩계기(契機) ⑪권세(權勢) ⑫갈림길, 분기점(分岐點) ⑬찌(글을 써서 붙이는 좁은 종이쪽) ⑭비롯하다 ⑮위태롭다, 위험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계 계(械)이다. 용례로는 물건을 활동시키는 장치를 하여 놓은 기계를 기관(機關), 기대하던 그때나 일을 하기에 적당한 시기를 기회(機會), 어느 기관이 그 기관으로써 작용할 수 있는 능력 또는 작용을 기능(機能), 얽어 잡은 구조나 기계 내부의 구조를 기구(機構), 함부로 드러내지 못할 대단히 중요한 비밀을 기밀(機密), 기회와 운수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기운(機運), 기구와 기계를 아울러 일컫는 말을 기기(機器), 눈치가 빠르고 행동이 민첩함을 기민(機敏), 그때그때의 경우에 따라 재빠르게 작용하는 날카로운 재치를 기지(機智), 비행기의 안을 기내(機內), 민간 항공기 승무원 가운데 으뜸 책임자를 기장(機長), 비행기의 동체를 기체(機體), 교사한 마음을 기심(機心), 근본이 되는 중요한 사건을 기무(機務), 가장 기밀한 일을 기사(機事), 어떤 일이 일어나려고 하는 직전이나 적이 행동하려고 하는 직전을 기선(機先), 일이 일어나거나 결정되는 근거를 계기(契機), 위험한 고비나 경우를 위기(危機), 기회를 엿보아 큰 이익을 보려는 것 곧 불확실한 이익을 예상하여 행하는 사행적 행위를 투기(投機), 일을 발동시키는 계기를 동기(動機), 기회가 오기를 기다림을 대기(待機), 좋은 기회를 놓침 실기(失機), 알맞은 때를 시기(時機), 좋은 기회를 호기(好機), 모든 조화를 꾸미는 하늘의 기밀을 천기(天機), 책략을 꾸미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기계지심(機械之心), 때에 따르고 변에 응하여 온갖 재간을 나타냄을 이르는 말을 기변백출(機變百出), 그때 그때에 따라 교묘한 수단을 씀을 일컫는 말을 기변지교(機變之巧), 베를 끊는 훈계란 뜻으로 학업을 중도에 폐함은 짜던 피륙의 날을 끊는 것과 같아 아무런 이익이 없다는 훈계를 이르는 말을 단기지계(斷機之戒), 머리털 하나로 천균이나 되는 물건을 끌어당긴다는 뜻으로 당장에라도 끊어질 듯한 위험한 순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위기일발(危機一髮), 그때그때 처한 뜻밖의 일을 재빨리 그 자리에서 알맞게 대처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임기응변(臨機應變), 오히려 때가 이르다는 뜻으로 아직 때가 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시기상조(時機尙早), 하늘의 비밀이 새어 나간다는 뜻으로 중대한 기밀이 외부로 새어나감을 일컫는 말을 천기누설(天機漏洩) 등에 쓰인다.
▶️ 脫(벗을 탈, 기뻐할 태)은 ❶형성문자로 脱(탈)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月=肉; 살, 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제거한다는 뜻을 나타내는 兌(태, 탈)로 이루어졌다. 살에서 뼈를 제거하다의 뜻이 전(轉)하여 빠지다, 벗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脫자는 ‘풀다’나 ‘벗어나다’, ‘나오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脫자는 ⺼(육달 월)자와 兌(빛날 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兌자는 兄(맏 형)자 위로 八(여덟 팔)자를 그린 것으로 환하게 웃는 모습을 표현한 글자다. 이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을 그린 兌자에 ⺼자가 결합한 脫자는 육체적인 속박에서 벗어나 크게 기뻐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脫(탈, 태)은 ①벗다 ②벗어나다 ③벗기다 ④사면하다 ⑤풀다 ⑥나오다 ⑦빠지다 ⑧떨어지다 ⑨거칠다 ⑩소홀하다 ⑪잃다 ⑫혹시(그러할 리는 없지만 만일에) ⑬만일 ⑭전부 ⑮매우 그리고 ⓐ기뻐하다(태) ⓑ허물을 벗다(태) ⓒ느리다(태)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몸을 빼쳐 도망함을 탈출(脫出), 당원이 당적을 떠남을 탈당(脫黨), 밖으로 빠져서 새는 것을 탈루(脫漏), 빠져 버림을 탈락(脫落), 관계를 끊고 물러남을 탈퇴(脫退), 파충류나 곤충류 등이 성장함에 따라 낡은 허물을 벗는 일을 탈피(脫皮), 북한을 탈출함을 탈북(脫北), 법망을 교묘히 뚫거나 벗어남을 탈법(脫法), 납세자가 납세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포탈하는 일을 탈세(脫稅), 기차나 전차가 선로에서 벗어남을 탈선(脫線), 옷을 벗음을 탈의(脫衣), 들인 물색을 뺌을 탈색(脫色), 벗겨 버림을 탈거(脫去), 물질 속에 들어 있는 수분을 제거함을 탈수(脫水), 우리를 빠져 도망하는 토끼의 기세라는 뜻으로 매우 신속하고 민첩함을 이르는 말을 탈토지세(脫兔之勢), 모자를 벗어서 정수리를 드러낸다는 뜻으로 예의에 구애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탈모노정(脫帽露頂), 물고기가 그물에서 벗어나 연못 속으로 들어간다는 뜻으로 다행히 재난을 면하고 기뻐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탈망취연(脫網就淵), 몸을 빼쳐서 달아남을 일컫는 말을 탈신도주(脫身逃走), 뾰족한 송곳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온다는 뜻으로 뛰어나고 훌륭한 재능이 밖으로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영탈이출(穎脫而出), 맨발로 뛰어도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능력이나 재질이나 역량 따위가 뚜렷한 차이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족탈불급(足脫不及), 매미가 허물을 벗는다는 뜻으로 껍질은 그대로 있고 몸만 빠져나가는 것처럼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허세를 꾸며 벗어남을 이르는 말을 금선탈각(金蟬脫殼) 등에 쓰인다.
▶️ 出(날 출, 단락 척)은 ❶상형문자로 岀(출)은 통자(통자), 齣(척)의 간자(簡字)이다. 식물의 싹이 땅위로 돋아나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나다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出자는 '나가다'나 '떠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出자는 사람의 발이 입구를 벗어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出자의 갑골문을 보면 움푹 들어간 것 위로 발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발이 입구를 나왔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出자는 이렇게 출구를 나오는 모습으로 그려져 '나가다'나 '떠나다'라는 뜻을 표현했다. 후에 형태가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본래는 입구에서 발이 나오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그래서 出(출, 척)은 ①나다, 태어나다, 낳다 ②나가다 ③떠나다, 헤어지다 ④드러내다, 나타내다 ⑤내놓다 ⑥내쫓다, 추방하다 ⑦돌려보내다 ⑧내어주다, 셈을 치르다 ⑨버리다 ⑩게우다 ⑪샘솟다, 뛰어나다 ⑫이루다 ⑬시집가다 ⑭자손(子孫) ⑮처남 ⑯꽃잎 그리고 ⓐ희곡(戱曲)의 한 단락(段落)(척) ⓑ연극의 한 장면(척)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낳을 산(产), 살 활(活), 날 생(生), 낳을 산(産),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들 입(入), 빠질 몰(沒), 떨어질 락(落), 들일 납(納), 이지러질 결(缺)이다. 용례로는 배가 돛을 달고 떠남으로 단체가 새로 조직되어 일을 시작하는 것을 출범(出帆), 길을 떠남 또는 일을 시작하여 나감을 출발(出發), 무슨 지방이나 학교나 직업 등으로부터 나온 신분을 출신(出身), 자금을 냄이나 밑천을 냄을 출자(出資), 사회적으로 높이 되거나 유명해짐을 출세(出世), 어떤 자리에 참석함을 출석(出席), 근무처로 일하러 나가거나 나옴을 출근(出勤), 나가고 들어감을 출입(出入), 선거에 입후보함을 출마(出馬), 책이나 그림 따위를 인쇄하여 세상에 내보냄을 출판(出版), 집을 떠나 감이나 속세를 떠나서 승려가 됨을 출가(出家), 시험 문제를 내는 것을 출제(出題), 사물이 나온 근거를 출처(出處), 뭇 사람 속에서 뛰어남을 출중(出衆), 같은 사물이 거듭 나오거나 생김을 중출(重出), 국내에서 외국으로 재화를 팔기 위하여 실어 냄을 수출(輸出), 문안이나 의견이나 법안 등을 내어놓음을 제출(提出), 용매를 써서 고체나 액체에서 어떤 물질을 뽑아 내는 일을 추출(抽出), 대부하기 위하여 지출함을 대출(貸出), 어떤 목적을 위하여 금전을 지불하는 일을 지출(支出), 새로 이루어서 생겨 남을 창출(創出), 뿜어 나옴이나 내뿜음을 분출(噴出), 한 목적에 대하여 여러 사람이 각기 금품을 냄을 각출(醵出), 감춰지거나 가려져 있는 대상이나 사실을 보이거나 알 수 있도록 드러내는 것을 노출(露出), 불필요한 물질을 밀어서 밖으로 내보냄을 배출(排出), 위험한 상태에서 구하여 냄을 구출(救出), 자신에게서 나온 것은 자신에게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출이반이(出爾反爾), 부모님께 나갈 때는 갈 곳을 아뢰고 들어와서는 얼굴을 보여 드림을 일컫는 말을 출곡반면(出告反面), 제자가 스승보다 낫다는 평판이나 명성을 일컫는 말을 출람지예(出藍之譽), 봄이면 새가 깊은 산골짜기에서 나와 높은 나무 위에 올라앉는다는 뜻으로 사람의 출세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출곡천교(出谷遷喬), 하늘이 낸 열녀란 뜻으로 절개가 굳은 여인을 이르는 말을 출천열녀(出天烈女), 평범한 부류에서 훨씬 뛰어남을 일컫는 말을 출류발췌(出類拔萃), 들고 나는 것이 비할 데 없이 잦음을 일컫는 말을 출몰무쌍(出沒無雙), 어떤 일이 뜻밖에 일어남을 일컫는 말을 출기불의(出其不意), 출가한 딸은 남이나 마찬가지임을 일컫는 말을 출가외인(出嫁外人), 하늘이 낸 효자라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이르는 말을 출천지효(出天之孝)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