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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갈해지(飢渴害之)
굶주림과 목마름이 마음을 해친다.
飢 : 주릴 기(食/2)
渴 : 목마를 갈(氵/9)
害 : 해할 해(宀/7)
之 : 갈 지(丿/3)
배고픈 것과 목마른 것을 아울러 말한 것이 기갈(飢渴)이다. 이렇게 되면 이것저것 가릴 여유가 없다. 굶주리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도 저지른다며 ‘기갈 든 놈은 돌담조차도 부순다’고 했다. 배가 고픈 사람에게는 반찬이 없어도 밥이 맛있다고 ‘시장이 팥죽’이라거나 ‘시장이 반찬’이란 속담을 쓴다.
그런데 이렇게 허겁지겁 밥을 먹은 사람이 맛을 알기나 하며 다음 기회가 와도 음미할 수 있을까. 무슨 일이든지 늘 하던 사람이 능숙하게 잘 한다는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란 말대로 굶주렸던 사람은 맛과는 거리가 멀다. 맹자(孟子)는 이것을 굶주림과 목마름(飢渴)이 입과 배를 해쳤기(害之) 때문이라 설명한다.
유교의 아성(亞聖)인 맹자가 사람의 본성과 천명의 관계를 밝힘으로써 성선설(性善說)의 근거를 제시하는 ‘맹자(孟子)’ 진심(盡心) 상편(上篇)에 이와 관련 문장이 나온다. 부분을 보자.
飢者甘食 渴者甘飮
(기자감식 갈자감음)
굶주린 사람은 무엇이든 맛있게 먹고, 목마른 사람은 무엇이든 달게 마신다.
是未得飮食之正也 飢渴害之也
(시미득음식지정야 기갈해지야)
이것은 음식의 제 맛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굶주림과 목마름이 그를 해쳤기 때문이다.
입과 배에만 그러한 해가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람의 마음도 해칠 수 있다면서 덧붙인다. 그러한 마음의 폐해를 이긴다면 부귀나 지위가 ‘남보다 못하더라도 근심하지 않는 경지가 된다(不及人不爲憂/ 불급인불위우)’고 했다.
당(唐)나라 승려 진각(眞覺)이 선종(禪宗)의 진리를 칠언시로 노래했다는 ‘증도가(證道歌)’에 이와 관련된 비유가 있다. ‘계속 굶어서는 임금님 수라상을 만나도 먹을 수가 없고(飢逢王膳不能飡/ 기봉왕선불능손), 병들어 죽어갈 땐 의왕을 만난들 나을 수 있으랴(病遇醫王爭得差/ 병우의왕쟁득차).’ 116구에 나오는 내용이다.
구도에만 몰입했던 성철(性徹) 스님이 이에 관해 강설한 것이 있는데 부분을 요약하여 인용하면 이렇다. 굶는다는 것은 중생이 진리에 배가 고파서 오랜 기간 미래겁(未來劫)이 다하도록 고생하는 것이다. 법을 믿고 불성을 깨쳐 해탈하지 못한다면 수라상 앞에서도 굶어 죽고, 의왕을 믿지 못하면 그 앞에서도 살 수 없다. 진리를 믿고 실천하라는 가르침이다.
‘사흘 굶으면 포도청의 담도 뛰어넘는다’고 하는데 굶주려 죽게 되는 생존의 문제에선 앞뒤 가릴 여유가 없다. 이럴 때는 눈앞에 닥친 고통부터 해결한다. 여기에는 좋고 나쁘고, 옳고 그름이 통하지 않는다. 극단 상황에 몰리면 우선 살고 봐야 하기 때문에 사람의 본성을 잃는다.
이처럼 마음까지 해치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의식주는 갖춰야 한다는 것이 맹자가 말하는 항산(恒産)이다. 백성들이 먹고 살 수 있게 재산과 생업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이 좋은 정치다. 굶주림을 방치하는데 항심(恒心)이 있을 수 없다.
기갈해지(飢渴害之)
굶주림과 목마름이 마음을 해친다
굶주려 배가 고프면 죽을까 걱정되고 목말라 갈증이 나면 속이 타서 살기 힘들다. 사람이면 누구나 추구하는 생존의 절실한 문제를 기갈(饑渴)로 표현하였다.
누구든 생존의 문제에 닥치면 타당함의 문제를 따질 여유를 잃기 쉽다. 현실적으로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면 옳고 그름의 문제는 소홀해지거나 지워지기 쉽다. 이런 문제를 일단 앞에 보이는 대로 먹고 마시는데 급급하였기 때문에 그 음식의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없는 것으로 비유하였다.
맹자는 이를 두고 굶주림과 목마름이 입맛과 뱃속을 해쳤다고 표현하였다. 음식의 맛과 건강에 미치는 영양 상태를 고려하여 가릴 겨를 없이 그냥 삼키고 마셨기 때문에 굶주림과 목마름이 구복(口腹)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입의 맛보는 기능이 바르게 작동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맹자는 기갈(饑渴)의 문제가 이 선에서 그치지 않는다고 보았다. 사람의 마음까지도 해친다고 보았다. 빈천한 상황에서 생존의 문제에 닥치면 일단 보이는 대로 부귀를 추구하게 되는데 일단 앞에 닥친 부귀의 적절성을 고려하여 가릴 겨를이 없이 그냥 받아들여 누렸기 때문에 마음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의 선택하는 기능이 바르게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비껴갈 수 있는 사람은 범상한 사람이 아니라 흔치 않다고 보았다. 그래서 맹자는 늘 정치적 과제로 백성의 항산(恒産)을 중요시한다. 항산(恒産)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항심(恒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이다.
▶️ 飢(주릴 기)는 형성문자로 饑(기)와 동자(同字), 饥(기)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밥식변(飠=食; 먹다, 음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결핍하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几(궤, 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먹을 것이 결핍되다, 굶주림을 뜻한다. 그래서 飢(기)는 ①주리다, 굶주리다 ②굶기다 ③모자라다, 결핍(缺乏)되다 ④흉년(凶年) 들다 ⑤굶주림 ⑥기근(飢饉), 흉작(凶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주릴 아(餓), 주릴 근(饉),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배부를 포(飽)이다. 용례로는 굶주림을 기아(飢餓), 농사가 잘 안 되어 식량이 모자라 굶주리는 상태를 기근(飢饉), 굶어 죽는 것을 기사(飢死), 배가 고프고 목이 마름을 기갈(飢渴), 굶주린 얼굴빛을 기색(飢色), 배고픔과 배부름을 기포(飢飽), 흉년과 풍년을 기양(飢穰), 배고픔과 추위를 기한(飢寒), 기근이 들어 식물이 결핍함을 기핍(飢乏), 굶주리어 고달픔을 기곤(飢困), 굶주린 백성을 기민(飢民), 굶주려서 죽음을 기고(飢故), 굶주려서 얻은 병을 기병(飢病), 굶주려서 몸이 상함을 기상(飢傷), 굶주려서 몸이 부음을 기종(飢腫), 굶주려서 쓰러져 죽음을 기폐(飢斃), 양식이 떨어져서 굶주리는 집을 기호(飢戶), 아주 심한 시장기를 기화(飢火), 기아에 허덕이는 가구를 기구(飢口), 몹시 배고픈 느낌을 허기(虛飢), 굶주림을 견딤을 내기(耐飢), 양식 구하기를 힘쓰지 않고 앉아서 굶음을 좌기(坐飢), 조금 먹어서 시장기를 면함을 요기(療飢), 굶주리게 되면 오고 배가 부르게 되면 떠나 감을 기래포거(飢來飽去), 굶주린 사람은 먹을 것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빈곤한 사람은 대수롭지 않은 은혜에도 감격한다는 기불택식(飢不擇食), 굶주리는 상태에 이른 지경을 기아지경(飢餓之境), 배가 고픈데도 먹는 일을 잊어 버리고 있다는 뜻으로 걱정이 많음을 기이망식(飢而忘食), 굶주려 배고픈 사람은 음식을 가리지 않고 달게 먹는다는 기자감식(飢者甘食) 등에 쓰인다.
▶️ 者(놈 자)는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者(자), 者(자)는 동자(同字)이다. 원래의 자형(字形)은 耂(로)와 白(백)의 합자(合字)이다. 나이 드신 어른(老)이 아랫 사람에게 낮추어 말한다(白)는 뜻을 합(合)하여 말하는 대상을 가리켜 사람, 놈을 뜻한다. 또는 불 위에 장작을 잔뜩 쌓고 태우는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❷회의문자로 者자는 ‘놈’이나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者자는 耂(늙을 노)자와 白(흰 백)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者자는 耂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노인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者자의 갑골문을 보면 이파리가 뻗은 나무줄기 아래로 口(입 구)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탕수수에서 떨어지는 달콤한 즙을 받아먹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사탕수수’를 뜻했었다. 후에 者자는 ‘놈’과 같은 추상적인 대상을 지칭하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는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者(자)는 (1)어떤 명사(名詞) 아래에 붙여, 어느 방면의 일이나 지식에 능통하여 무엇을 전문적으로 하거나 또는 무엇을 하는 사람임을 뜻하는 말 (2)사람을 가리켜 말할 때, 좀 얕잡아 이르는 말로서, 사람 또는 놈 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놈, 사람 ②것 ③곳, 장소(場所) ④허락하는 소리 ⑤여러, 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⑥이 ⑦~면(접속사) ⑧~와 같다 ⑨기재하다, 적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병을 앓는 사람을 환자(患者), 신문이나 잡지 따위에 글을 쓰거나 엮어 짜냄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기자(記者), 학문에 능통한 사람이나 연구하는 사람을 학자(學者), 책을 지은 사람을 저자(著者), 살림이 넉넉하고 재산이 많은 사람을 부자(富者), 힘이나 기능이 약한 사람이나 생물 또는 집단을 약자(弱者), 그 사업을 직접 경영하는 사람을 업자(業者), 달리는 사람을 주자(走者), 어떤 종교를 신앙하는 사람을 신자(信者), 어떤 일에 관계되는 사람을 관계자(關係者), 물자를 소비하는 사람을 소비자(消費者), 근로에 의한 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을 근로자(勤勞者), 해를 입은 사람을 피해자(被害者), 노동력을 제공하고 얻은 임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을 노동자(勞動者), 희생을 당한 사람을 희생자(犧牲者), 부부의 한 쪽에서 본 다른 쪽을 배우자(配偶者), 그 일에 직접 관계가 있는 사람을 당사자(當事者), 권리를 가진 자 특히 선거권을 가진 자를 유권자(有權者),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 있다는 회자정리(會者定離),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결자해지(結者解之), 먹을 가까이 하면 검어진다는 근묵자흑(近墨者黑), 붉은빛에 가까이 하면 반드시 붉게 된다는 근주자적(近朱者赤) 등에 쓰인다.
▶️ 渴(목마를 갈, 물 잦을 걸, 물 거슬러 흐를 할)은 ❶형성문자로 渇(갈)은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曷(갈)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渴자는 ‘목마르다’나 ‘갈증이 나다’, ‘갈구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渴자는 水(물 수)자와 曷(어찌 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曷자는 ‘어찌’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런데 금문에 나온 渴자를 보면 갈라진 혓바닥을 내밀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목이 마르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소전에서는 갈라진 혓바닥 모양을 曷자로 표현하게 되면서 지금의 渴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渴(갈, 걸, 할)은 ①목마르다 ②갈증이 나다 ③서두르다 ④급하다 ⑤갈증(渴症) 그리고 ⓐ물이 잦다(액체가 속으로 스며들거나 점점 졸아들어 없어지다)(걸) ⓑ물이 마르다(걸) 그리고 ㉠물이 거슬러 흐르다(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를 고(枯)이다. 용례로는 몹시 바쁘게 골몰함을 갈골(渴汨), 몹시 애타게 구하는 것을 갈구(渴求), 목이 마를 듯이 몹시 급함을 갈급(渴急),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듯이 간절히 바람을 갈망(渴望), 굶주려 위태로운 목숨을 갈명(渴命), 몹시 열심히 들음을 갈문(渴聞), 오랫동안 가물어서 물이 마름을 갈수(渴水), 목마르게 동경 또는 사모함을 갈앙(渴仰), 매우 사랑함 또는 몹시 좋아함을 갈애(渴愛), 젖먹이에게 일과성으로 나타나는 수분 결핍에 의한 발열을 갈열(渴熱), 장례 기일을 기다리지 않고 급히 하는 장례를 갈장(渴葬), 목이 말라 물이 먹고 싶은 느낌을 갈증(渴症), 붓에 먹물을 많이 묻히지 않고 글씨를 쓰는 일을 갈필(渴筆), 흐르거나 괴어 있던 물이 말라서 없어짐을 고갈(枯渴), 목이 마름을 조갈(燥渴), 배가 고프고 목이 마름을 기갈(飢渴), 목이 말라 고생함을 고갈(苦渴), 가뭄에 비가 와서 마르는 상태를 겨우 면함을 해갈(解渴), 목이 마름이나 조갈이 남을 구갈(口渴), 목마름을 면하기 위하여 물이나 술을 조금 마심을 요갈(療渴), 가뭄 때 농민들이 비를 몹시 기다림을 갈민대우(渴民待雨), 목이 말라도 도천의 물은 마시지 않는다는 갈불음도천수(渴不飮盜泉水), 목이 말라야 비로소 샘을 판다는 갈이천정(渴而穿井), 목이 마른 자는 무엇이든 잘 마신다는 갈자이음(渴者易飮) 등에 쓰인다.
▶️ 害(해할 해, 어느 할, 어찌 아니할 갈)는 ❶회의문자로 갓머리(宀; 집, 집 안)部 집에 들어앉아 사람을 헐뜯고 어지럽히는(丯) 말을(口) 한다 하는 뜻이 합(合)하여 남을 해치다, 방해하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害자는 '해치다'나 '해롭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害자는 宀(집 면)자와 丰(예쁠 봉)자,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丰자는 풀이 무성하게 올라오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흉기를 그린 모양자로 응용되었다. 害자는 집안에 어지러운 말다툼이 일어나고 있음을 뜻하는 글자로 본래의 의미는 '상해를 입히다'이다. 그래서 害자는 누군가를 해치거나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害(해, 할, 갈)는 (1)이롭지 못함 (2)손상(損傷)시킴 등의 뜻으로 ①해하다 ②거리끼다 ③해롭다 ④시기하다 ⑤훼방하다 ⑥방해하다 ⑦해 ⑧재앙(災殃) ⑨요새 ⑩손해(損害) 그리고 어느 할의 경우는 ⓐ어느(할) ⓑ어찌(할) ⓒ막다(할) ⓓ저지하다(할) 그리고 어찌 아니할 갈의 경우는 ㉠어찌 ~ 아니하다(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방해할 방(妨), 폐단 폐(弊),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이로울 리(利)이다. 용례로는 당을 해롭게 함을 해당(害黨), 해로움과 악함을 해악(害惡), 좋고 바른 것을 망치거나 언짢게 하여 손해를 끼치는 것을 해독(害毒), 사람을 해침 또는 그렇게 하는 사람을 해인(害人), 힘써 일하는 데 방해함을 해공(害工), 백성을 해롭게 함을 해민(害民), 해치고자 하는 마음을 해심(害心), 해치고자 하는 뜻을 해의(害意), 적을 해침을 해적(害敵), 어떤 사람이 재물을 잃거나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 해를 입은 상태를 피해(被害), 불법적으로 남을 해침을 침해(侵害), 폐가 되는 나쁜 일 또는 나쁘고 해로운 일을 폐해(弊害), 남의 일에 헤살을 놓아 해를 끼침을 방해(妨害), 가지고 있거나 누릴 수 있는 물질이나 행복 등을 잃거나 빼앗겨 좋지 않게 된 상태를 손해(損害), 막아서 못 하게 해침을 저해(沮害), 이익과 손해를 이해(利害), 남의 생명을 해침을 살해(殺害), 재앙으로부터 받은 피해를 재해(災害), 남에게 해를 줌이나 남을 다치게 하거나 죽임을 가해(加害), 해가 있음 또는 해로움을 유해(有害), 못견디게 굴어서 해롭게 함을 박해(迫害), 남의 몸에 상처를 내어 해를 입힘을 상해(傷害), 거리껴서 해가 됨을 장해(障害), 홍수로 인한 해를 수해(水害), 추위로 얼어 붙어서 생기는 손해를 동해(凍害), 넌지시 남을 해롭게 함을 음해(陰害), 스스로 자기 몸을 해침을 자해(自害), 추위로 말미암아 받은 손해를 한해(寒害), 물건을 해치려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해물지심(害物之心), 이해 관계를 이모저모 따져 헤아리는 일을 일컫는 말을 이해타산(利害打算), 해롭기만 하고 하나도 이로울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백해무익(百害無益), 이로움과 해로움과 얻음과 잃음을 일컫는 말을 이해득실(利害得失), 겉으로는 유순하나 속은 검어서 남을 해치려는 간사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음유해물(陰柔害物), 이익과 손해가 반반으로 맞섬을 일컫는 말을 이해상반(利害相半)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