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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fmkorea.com/7544190433
미국 의료비 구조와 의료보험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은 '엄청 비싸다'임
보통 병원을 가기만 해도 수백 수천이 깨지는 걸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고 좀 미국 관련해서 안다 하는 사람들도 제대로 된 보험이 없으면 수백 수천이 깨지는 것으로 아는 데 이것도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이다
1. 미국의 명목상 의료비 청구액은 '늘 있는 WWE'의 결과물이다
미국의 일반적인 의료비 청구서의 예시
보면 청구액(1. Billed Charges)은 75000달러(1달러=1300원 기준 9750만원)이지만 보험사 조정/할인(Insurance Adjustment/ discount)으로 53000달러가 할인되고 보험사에서 20000달러를 내주었으므로 실질적인 본인부담금은 2000달러이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말도 안되는 보험사 조정/할인 금액이다. 이건 보험사에서 실제로 지출하는 게 아니라 병원에서 할인해주는 금액인 데 75000달러에서 52000달러를 할인으로 깎아준다. 이로 인해 보험사가 실제 지출하는 건 20000달러 밖에 안되고 환자는 명목상 1억 짜리 의료서비스를 받았는데 본인부담금은 250만 원만 내게 된다
이 할인율은 경우마다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전체 의료비 청구액의 40~70% 정도는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말이 되나 싶은데 이는 보험사의 모객 전략 중 하나다. '우리가 협상을 하니까 이렇게 자동으로 의료비를 깎아주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 보험 가입해야겠지?'라는 것. 그래서 병원에게 명목 상 병원비를 높이고 그만큼 할인 해주길 원한다.
병원 입장에서도 환자가 보험 가입자라면 어차피 자동으로 할인해줄 거라 명목 상 금액이 높아서 손해볼 건 없기 때문에 명목상 의료비를 높게 책정하는 편이다
즉 보험사와 병원 간의 WWE로 인해 명목 상의 의료비가 높게 설정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WWE로 인해서 엄청 부풀린 금액이다 보니 보험사 뿐만 아니라 환자 개인도 병원 상대로 어느 정도 네고가 가능하다
유튜버 올리버쌤의 의료비 네고 사례
특히 미국의 경우 모든 치료가 끝난 뒤에 의료비가 청구되는 게 일반적이고 한국 같은 주민등록번호 같은 시스템도 없어서 진짜 무보험에 여력이 안되는 것 같으면, 그리고 현금 박치기 한다고 하면 할인을 많이 해주는 경우도 있다
여하튼 이런 이유로 미국의 명목상 의료비는 크게 과장된 면이 있다
2. 미국식 의료보험의 장점, 의료쇼핑이 적고 의료파산도 적다
미국식 의료보험은 민간보험이 기본이기 때문에 당연히 플랜 따라 내는 돈, 적용방식 등이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인 직장인의 의료보험은 크게 3단계를 거쳐서 적용이 된다.
1) 기초공제액(Deductible)
의료보험이 적용되기 전에 내가 100%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다
보통 1년에 1500달러 정도가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1년 내내 병치레 없다가 연말에 독감걸려서 병원에서 치료 받고 1000달러 나왔으면 이건 100%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무분별한 의료 쇼핑을 막기 위한 장치로 쉽게 말해서 '별 것도 아닌 걸로 병원 갈 거면 그 돈은 니가 다 지불해'라는 거
2) 공동부담금(Coinsurance)
내가 1년 기준 낸 의료비가 공제금을 초과하면 그때부터는 공동부담이 된다
보통은 80%는 보험사, 20%는 본인부담이되며 좋은 보험의 경우 90/10인 경우도 있다
이게 의료서비스 발생시 미국 국민들의 일반적인 부담율이다. 할인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의 1/5
그래서 적당한 보험이 있기만 하면 생각보다 의료비 부담이 큰 편은 아니다
3) 자기부담 최대금(Out-of-Pocket Maximum)
그리고 이 자기부담금도 한계가 있는데 이게 바로 자기부담 최대금이다.
본인이 자기부담 최대금 만큼의 본인부담금을 지출했다면 더 이상 지불하지 않아도 되며 나머지는 100% 보험사가 지불한다. 플랜마다 다르지만 직장인 플랜 기준으로는 4000달러가 평균 정도
쉽게 예를 들어보자면, 암에 걸려서 치료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수술 및 치료비, 약값, 병실비가 1년에 20000달러가 나왔어도 내가 1년에 지불하는 건 위에 말한 공제금 1500달러, 공동부담금 본인 몫 2500달러, 합 4000달러까지이며 남은 16000달러는 전부 보험사가 지출한다
전체 그래프를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즉, 본인이 건실하게 직장 다니고 직장 의료보험 가입된 미국 직장인이라면 의료파산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드물다는 것
그래서 OECD 기준(2015년 기준)으로도 우리나라보다 미국의 의료파산 비율이 더 낮았었다
참고로 예전에는 이 보험비 최대 지출액에도 한도가 있었는데 지금은 Affordable Care Act로 인해서 필수 의료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 보험비 지출에 한계를 두는 게 불법이 되었다. 즉, 본인이 병에 걸렸다면 그 병을 병을 치료할 때까지 1년에 4000달러만 내면 되는 시스템이다.
2. 미국식 의료보험의 단점, 의료의 계층화/자격화, 높은 약값
이렇게 보면 생각보다 잘 굴러가는 제도로 보이는데 당연히 단점도 있다
우선 의료보험에 가입이 되어있어야 한다. 네고를 하니 어쩌니 해도 위의 올리버쌤 케이스 같은 단순 검사가 아니라 본격적인 치료, 수술, 입원이면 보험이 있어야 감당이 가능하다. 아니면 진짜로 한국에서는 수십 만원이면 되는 치료도 수백, 수천 만원을 내야 할 수도 있다.
'의료보험이 없을 수도 있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미국은 전 국민 대상 국가보험이 없고 해봐야 저소득층/고령, 장애인을 위한 건강보험(Medicare, Medicaid)만 있다. 나머지는 다 민간보험이라 당연히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일시적으로 많은 실직=직장보험을 잃음+높은 의료수요가 겹친 코로나 팬데믹 시기로 이 때 상당히 많은 미국 가정이 코로나 의료비 덤터기를 많이 당했다. 물론 실직자 대상 Bridge 보험이 있긴 한데 이 시기에는 그것까지 생각을 못한 사람들이나 진작 구직해서 붙었는데 새직장 보험 적용일 이전에 코로나에 걸리거나 한 경우도 많아서 피해가 컸다
그리고 미국이나 한국이나 경제활동을 하는 상당 수는 직장인일 수 밖에 없는 데 본인 직장에 따라서 의료보험의 적용 범위, 보험비, 위에 말한 공제액, 부담비율, 한계에 명백히 격차가 나는 것도 단점이다.
당연히 소위 대기업, 좋은 기업일 수록 회사가 보험비를 상당 수 부담하면서도 직원들에게 양질의 보험서비스를 제공하며 반대로 중소기업은 어지간하면 대기업에 비해 보험비, 적용범위, 부담비율에 있어서 불리하게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애초에 대기업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게 대기업은 직원들 수 자체가 많기 때문에 한꺼번에 계약할 수 있어 협상력이 더 높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유독 약값이 더럽게 비싼데 이게 민간보험 위주 시스템이라 그렇다
왜냐하면 제약회사에서 받아오는 거라 병원에서 싸게 주기도 힘들고 민간보험사가 일일이 약값을 네고하기도 어렵기 때문. 우리나라처럼 국가보험이 있는 국가들은 국가보험에 포함하는 대신 약값을 협상해서 들여올 수 있기 때문에(국가보험에 포함이 되어야 대량의 수요를 창출할 수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약값이 싼 반면 미국은 민간보험, 병원은 다 흩어져 있기 때문에 가격협상력에서 상대가 안되는 시스템이라서 그렇다
중증환자용 진통제(옥시콘틴) 국가별 가격
3줄로 정리하면
1) 미국 의료비 중 상당 부분은 보험사/병원 간 WWE 때문에 부풀려진 면이 크고 이게 우리나라 언론, 커뮤를 통해 대대적으로 알려져서 그렇지 실제 의료비 특히 본인부담금은 생각보다 낮다
2) 상대적으로 의료 쇼핑은 자제되고 필수 의료에 대해서는 의료 파산을 막는 제도라 생각보다 잘 돌아가는 면도 있다
3) 다만 직장에 따라 받는 의료보험의 급수가 명확히 나뉘고 가격협상력이 약해 약값이 더럽게 비싸다
로 정리할 수 있다
TMI
위 내용을 봤으면 알겠지만 당연히 직장에서 어떤 의료보험을 주는 가는 미국에서 매우 중요한 회사 선택 기준이 된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져서 기아 조지아 공장 의료보험은 어떤지 살펴봤는데
평점도 높고 개별 코멘트도 호평 일색이다.
보험료는 가족 기준 월 76달러, 싱글 기준 30달러이며 90/10 커버리지에 치과보험, 시력보험도 포함된다고 한다.
위 가격은 95%가 회사에서 지급하는 것이라는 댓글이 있길래 검색해 봤는데
4인 가족 기준 연간 의료보험료는 24000달러 정도 된다고 하고
https://edition.cnn.com/cnn-underscored/money/how-much-is-health-insurance
실제 일반적인 직장인은 대략 24000달러 가량의 총 보험비 중 6000달러는 본인들이 낸다고 하며(회사 75%, 본인 25%)
워싱턴포스트 기준 상당 수의 중견기업, 대기업이 대략 80%는 기업이, 20%는 본인부담인게 일반적이라고 하니
https://www.washingtonpost.com/wellness/2023/01/30/health-insurance-tips-layoffs/
기아 조지아 공장 노동자들은 일반적인 미국 직장인에 비해 상당한 수준의 의료보험 혜택을 누리는 것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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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생각보다 저렴하고 커버가 되긴하는데.. 일일이 병원이랑 컨택해서 조율해야되는게 넘 비효율적이야..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2 마쟈…몸이 안좋아서 산부인과 의사를 보고싶어도 pcp에게 먼저 가서 소견서를 받아야하는데 pcp예약도 큰병원은 최소 한달뒤 이러고 또 산부인과 의사는 또 몇달뒤임… 그안에 불안해하며 구글을 엄청 검색을 하다보면 모든 결론은 암일지도 모른다고… 개걱정하다가 의사한테 가면 날 개비웃어…
그리고 너무 걱정되가지고 예약 당기려고 전화하면 증상심해지면 응급실 가라는 말을해… 그래서 그냥 집에서 의사 예약을 한두달 기다리다보면 내가 걱정헸던 증상이 그냥 없어짐. 그러면 별거 아니었던거임.
건보료 많이내는입장에서 미국식이 훨낫네 실비까지하면 얼마야..
그래도 우리나라 의료보험이 훨씬 낫지 뭐. 저렇게 할 수 있는 건 지극히 제한적이잖아. 일이 없거나 저소득층이면 인간다운 치료도 못받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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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없거나 저소득층이면 저소득층이라 나라보홈을 대주던데… 그래서 오히려 아예 돈 없으면 돈을 안냄. 그리고 병원에서 돈없으면 charity에서 할인을 엄청해줘서 계속 서류를 가져와서 서명을 하면 good to go 하고 가라고 하는 경우도봄
그래도 서비스면에서는 한국이 넘사야
미국 저소득층은 병원 공짜임. 아프면 그냥 ER가. 미국 법때문에 병원측에서는 오는 환자 거부할수없고 치료 무조건 해줘야하고 저소득층은 병원비 다 할인받아서 0원냄.
나 미국병원에서 일하는데 자기나라에서 수술할돈 없어서 미국에 여행비자로 와서 병원 입원에서 공짜로 수술한 사람들 꽤 있음. 물론 당장 안하면 생명에 지장갈수있는 수술 말하는거임. 심장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