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思鄕(사향)(고향 생각)
西行已過十三州(서행이과십삼주) 서쪽으로 열세 고을 지나 여기 오니
此地猶然惜去留(차지유연석거유) 이곳에선 떠나기 아쉬워 머뭇거려지네
雨雪家鄕人五夜(우운가향인오야) 눈비 내리는 고향집 그리워 오밤중에 생각하니
山河逆旅世千秋(산하역려세천추) 산하를 떠도는 천추의 나그네 되었구나
莫將悲慨談靑史(막장비개담청사) 지난 역사 이야기하며 슬퍼하고 개탄하지 말게나
須向英豪問白頭(수향영호문백두) 영웅호걸들도 다 백발 되어 돌아간다네
玉館孤燈應送歲(옥관고등응송세) 여관의 외로운 등불 아래서 또 한 해를 보내니
夢中能作故園遊(몽중능작고원유) 꿈속에 놀던 고향 동산 다시 떠오르는구나
*위 시는 “현대시의 감각으로 풀이한 김갓갓 시집(金笠詩選集)(정민호 역저)”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입니다. 역저자는 “고향 생각을 하는 작품이다. 두루 타지로 13 고을을 돌아다녔지만 그래도 아쉬워 머뭇거림은 왜일까?, 그것은 고향이 생각나서 그렇다. 비 내리고 눈 내리던 고향 집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니 시 한 수 없을쏘냐, 천추의 나그네가 되었어도 옛날 놀던 고향산천이 그리워진다. 여관 등불 아래서 한해를 보내니 더욱 고향이 그리워졌으리라”라고 감상평을 하였습니다.
*김삿갓[1807 ~ 1863, 본명 김병연(金炳淵),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성심(性深), 호는 난고(蘭皐), 속칭 김삿갓 혹은 김립(金笠)이라고 부름, 아버지는 김안근(金安根)으로 경기도 양주에서 출생]은 조선 후기의 시인으로 1811년(순조 11) 홍경래의 난 때 평안도 선천부사(宣川府使)로 있던 조부 김익순(金益淳)이 홍경래에게 항복하였기 때문에 연좌제의 의해 멸족되어 당시 6세였던 그는 하인 김성수(金聖洙)의 구원을 받아 형 병하(炳河)와 함께 황해도 곡산(谷山)으로 도망가서 살다 그 다음에 집안이 멸족에서 폐족으로 사면되면서 강원도 영월로 옮겨와 살게 되었다.
과거에 응시하여 김익순의 행위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답을 적어 장원급제하였는데, 김익순이 자신의 조부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조상에 대한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고 벼슬을 버리고 20세 무렵부터 머나먼 방랑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는 스스로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이라 생각하고 항상 큰 삿갓을 쓰고 다녀 김삿갓이라는 별명이 생겼고, 전국을 방랑하면서 각지에 즉흥시를 남겼는데 그 시 중에는 권력자와 부자를 풍자하고 조롱한 것이 많아 민중시인으로도 불린다. 아들 익균(翼均)이 여러 차례 귀가를 권유했으나 계속 방랑하다가 전라도 동복(同福:전남 화순)에서 57세로 객사하였다. 유해는 영월군 태백산 기슭에 있으며, 1978년 그의 후손들이 광주 무등산에 시비를 세우고, 1987년에는 영월에 시비가 세워졌다. 작품으로 “김립시집(金笠詩集)”이 있다.
*정민호(鄭旼浩, 1939~, 본관 迎日, 아호 丁巴,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조부 학강(鶴岡)으로부터 한문 수학, 1966년 ‘思想界’ 신인문학상 당선으로 문단 등단, 현역 문단인(시인)으로 활동, 경북문화상, 한국문학상, 한국pen문학상, 한국예총 예술대상 등, 포상으로는 녹조근정훈장(대통령), 예총경주지부장, 경북문인협회장 등 역임, 현재 경주향교 사회교육원 한문지도 강사, 경주문예대학 원장, 시집으로 “꿈의 耕作” 외 15권, 산문집 “시인과 잃어버린 팬티”등, 국역으로 “論語抄”, “鶴岡詩集”, “五言唐音”, “七言唐音”, “唐詩選集”, “교양 明心寶鑑”, “三國史記”, “三國遺事”, “唐詩의 이해와 감상”, “한국인의 한시(漢詩)” 등 다수.
*五夜(오야) : 오경(五更)으로 새벽 3시부터 5시까지
逆旅(역려) : 이 세상을 두루 돌아다님. 이 말은 이백의 춘야연, 도리원서(春夜宴, 桃李圓書)에 나오는 말로 夫, 天地者(부 천지자)는 萬物之逆旅(만물지역려)에서 인용했다 함
첫댓글 이번 마대산 산행에서 찾아본 난고의 주거지 모습...
방황하는 그의 삶처럼 언제 또 방랑하는 삶을 시작할지...
하지만 그에게도 그리운 고향이 있지만 머뭇거릴 수 밖에 없는 그의 삶
안타까운 그 심정... 술로써 달래보네.....
인생을 방황하다 어느새 백발이 되어 버렸네요,
인생이 일회적이라 재수, 삼수가 안 되니 참 안타깝습니다.
회장님의 멋진 댓글에 감사드리고,
현재를 즐기는 멋진 인생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