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전 끝나고 주세종의 클래스가 한 단계 올라간 것 같다는 게시글을 남겼었는데 보스니아전에서도 교체로 들어와 경기운영능력 면에서 노련해 진 모습이 충분히 확인된 거 같아 볼터치 겸 플레이 분석 살짝 곁들여 글 올립니다.
1
중앙으로 패스를 넣었다 빼고, 오른쪽 사이드로도 패스를 넣어보면서 상대 수비진영의 틈이 벌어지는지 탐색하다가 여의치 않자 반대편에 넓게 벌려 서있던 김민우에게 정확하고 낮은 궤도의 롱패스를 시도해 반대편 전환하면서 상대 수비진영을 크게 움직여 봅니다.
2
팀이 왼쪽 사이드로 공격을 전개하는 중에 정우영 대각 뒷편에 위치하면서 전형의 밸런스를 유지해 줍니다.
사이드에서의 패스가 정우영을 지나 주세종에게 향했고, 이승우의 움직임에 맞춰 넓게 펼쳐진 공간쪽으로 빠르게 원터치패스를 넣어줍니다.
이승우가 내려와서 볼을 받아주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본래 이승우의 포지션인 왼쪽 사이드 공간이 비어있습니다. 이승우에게 패슬 하자마자 멈춰서 있지 않고 그 공간으로 이동해 역시 공격전형의 밸런스를 유지시켜 줍니다. 이런 사전 포지셔닝은 이후 전방쪽으로 깊게 파고들 수 있는 가능성도 남길 수 있습니다.
이승우가 팀이 공격을 반대로 이동시키려는 의도였기 때문에 깊숙히 침투하지 않고 간격을 유지하며 같이 이동해 갑니다.
3
정우영이 볼을 잡았고, 주세종이 패스를 받아주기 위해 좁혀 이동합니다. 이는 보스니아 미드필더를 유인하는 움직임이기도 합니다.
정우영이 주세종에게 패스를 전달했고 주세종은 여기서 볼을 끌지 않고 다시 정우영에게 리턴합니다. 보시다시피 이제 보스니아의 중원에 공간이 생겼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우영에게 패스를 주고 멈춰서지 않고 중원으로의 패스길을 열기 위해 한 칸 앞으로 전진합니다. 유인했던 보스니아 미드필더를 한번 더 유인하려는 움직임이었지만 그 보스니아 선수가 이번에는 주세종을 따라가지 않고 멈춰섭니다. 손흥민이 주세종이 만든 공간으로 이동했지만 아쉽게도 패스길이 완벽히 열리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중원의 공간은 유효하고 기성용이 그 공간을 계속 활용해 나갈 수 있음을 인식하고 팔을 들어 반대편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우영이 기성용쪽으로 전환패스를 했고, 기성용이 강하고 빠르게 그 공간으로 직접 볼을 몰고 치고 들어갑니다.
기성용이 치고들어오자 손흥민이 공간을 비워주고 전방으로 수비라인을 끌고 올라가 주려고 하고 덕분에 기성용이 조금 더 치고 들어오면서 상대 수비의 시선과 움직임을 본인에게 집중시킬 수 있습니다. 주세종이 만들어 낸 공간이 결과적으로 이렇게 활용되었습니다.
4
주세종이 중원에서 서두르지 않고 손흥민의 움직임을 끝까지 주시하고 전진패스를 넣어줍니다. 그리고 멈춰서 있지 않고 곧바로 오른쪽 사이드를 향해 한 칸 앞으로 서포팅하러 나갑니다. 상대 수비진영이 한쪽으로 몰렸고, 주세종이 백패스를 다시 받아 원터치 패스로 중앙의 정우영에게 연결하면서 이후 이승우가 볼소유를 잃긴 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팀의 공격리듬이 순간적으로 만들어 진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5
볼이 반대전환되는 과정에서 주세종이 중원에서 빠르게 측면쪽으로 이동해서 볼을 받아줍니다. 그리고 이승우가 내려와서 볼을 받아주려는 움직임에 맞춰 패스를 넣어주는 척 하면서 보스니아 중앙미드필더의 위치를 한 발 움직이게 하고 그렇게 순간적으로 중원의 패스길을 열어 전진패스를 성공시킵니다.
6
2대1의 수적 불리함에 놓여있던 문선민이 주세종에게 백패스를 했고, 주세종은 이 볼을 받아 반대편으로 볼을 이동시킬 것처럼 하다가 빠르게 다시 방향을 바꿔 순간적으로 패스 속도를 높혀 문선민에게 전진패스를 연결합니다. 이런 주세종의 경기운영능력 덕분에 문선민은 최초 2대1의 수적 불리함에서 1대1로 밀고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스피드를 앞세운 문선민의 크로스가 박스 안까지 시도됩니다.
7
이번에도 오른쪽으로 볼을 진행시킬 것 같은 몸의 방향이지만 왼쪽을 힐끗 보고 그 왼쪽 공간으로 파고드는 동료선수의 침투 타이밍을 충분히 기다린 후 대각패스를 시도합니다. 비록 패스가 짧아 중간에 차단됐지만 좋은 시도였습니다.
최근 아산에서 볼란치 포지션으로 출장하기 때문에 눈에 잘 안 보일 순 있지만 주세종의 경기운영능력이 노련해졌고 팀의 밸런스를 유지하고 공간을 만들어 나감에 있어 효율적이어 졌습니다. 축구에 눈을 뜨기 시작한 걸로 보이고 축구선수로서 한 클래스 윗 단계로 진입하기 시작한 걸로 보입니다.
첫댓글 ㅜㅜㅜ글 감사합니다
진짜 주세종 잘해서 주전써야할것같은데 진짜 잘했음
주세종선수 잘 모르던 선수인데 박문성씨가 주세종선수는 다 능력이 고만고만 좋은데 한방이 없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이게 맞나요.????
이전까지는 그렇게 평가할 수도 있었다고 보기는 한데 아마 올시즌부터는 그 평가가 달라져야 할 거라고 보네요. 이전까지 기복이 좀 있는 다재다능한 미드필더였다면 이제는 게임메이커라고 불려도 무방할 거란 생각입니다.
미드 조합이 어떻게 되려나
많이 뛰는것도 있지만 저런 움직임이 좋아서 정우영하고 상호보완이 되고 케미가 잘맞는거죠
오히려 정우영이 기성용보다 주세종과 뛸 때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것처럼도 보이더라구요. 아무래도 기성용 옆에서 뛴다는 게 역할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심리적으로도 위축되는 그런 게 있지 않을까 합니다.
분석글 짱이네요 ㄷㄷ
오오, 진짜 그러네용
잘봤습니다 주세종 흥하깅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퍼가셔도 되세요
믿고 보는 신객님 글..ㄷㄷ
올시즌 아산에이스인듯
킹세종빨리돌아와ㅠㅠ 정말좋은글 감사합니다 확실히요즘 물올랐어요
확실히 요즘 많이 늘었어요 서울시절 괜찮은선수다 정도였는데 쭉 올라오더니 대표급이 되어버림ㅎㅎ
역시 왕은 킹ㅡㅡ세종
새로운 주멘
클월에서 봤던 베론의 플레이가 보이네요
주세종은 원래 잘하긴 했음...
역시 신객님글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