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나절 시간을 빼고는 운신하기 어려운 폭염이군요. 거의 에어컨이나 선풍기에 매달려 있는 것이 딱한 노릇이지만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산막은 그래도 동쪽 계곡 밤나무 그늘에 평상을 옮겨 놓고 앉아 있으면 견딜만하답니다. 단 오전 11시까지 만입니다. 오후부터는 작열하는 태양이 슬며 시 침입자처럼 찾아들기 때문에 더위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산막 서쪽 방향으로 산맥이 흐르고 있어 해가 일찍 숨는 덕분에 오후시간은 선선 해지는 특혜가 있습니다. 요즈음 새벽의 끝자락인 5시 30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혈압측정기 찾아 혈압체크리스트를 작성하는 일입니다. 더불어 체온도 생활특기 기록란에 적어 놓고 이어서 일상적인 생활에 혈압을 끌어올리는 원인을 제공하는 생활에 대하여도 적어 놓습니다. 이렇게 두 달지를 적어 놓은 체크리스트를 주치의를 방문할 때 전하여 참고자료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진료에 상당한 효과가 있답니다.
오늘도 반려견과 함께 걷고 왔습니다. 산막에서 내려 가 전과 답을 중심으로 원형을 이루며 뚫려 있는 길을 한 바퀴 돌면 2,500보입니다. 왕복이면 5,000 보이지요, 원형 길만 걸으면 1,500보입니다. 이 길을 4바퀴만 걸으면 6,000보, 두 개의 걸음수를 합하면 11,000입니다. 슬쩍 시계에 달려 있는 온도계를 살펴보면 27도 수준입니다. 걷다 보면 폭염의 영향으로 언덕길에서는 주춤거리게 됩니다. 그래서 호흡 중심을 잡기 위하여 약 20초가량 쉬었다가 다시 걷기를 반복합니다. 과거의 자신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운신이겠지만 급격한 변화를 주게 되면 중심이 흐트러져버리지요. 천천히 꾸준히는 마음의 교훈이 되기 시작한 것은 금년 여름부터인 것 같습니다. 참 무서운 속도로 근육이 사라지는 것을 아침과 오후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허다한 것 같습니다. 자신의 신체를 갖고 시험하지 마라 하는 것이 저에 마음준비 철칙입니다. 노년의 의학서적을 자주 들여다보며 적응의 진로를 광산에서 금을 캐듯 차곡차곡 나의 것으로 만드는 중이지요. 모르면 대처할 수 없지만 알면 미연의 방지를 어느 수준까지는 할 수 있기 때문에 일종의 방어 개념 같습니다. 함께 걷고 온 반려견도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요즈음은 물 한 병과 핸드폰 보관 파우치가 달린 허리벨트를 차고 걷습니다. 많은 양의 땀이 배출하게 되어 탈수 현상을 막고 적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방책입니다. 반려견 음용수도 함께 준비하고 나간답니다. 산막으로 돌아온 후 미진한 작업도 약 3시간 정도 해둡니다. 그리고 다른 시간은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때로는 피서방책으로 읍내 영화관으로 가 안락의자에 앉아 영화를 시청하다 돌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제저녁에도 심야 영화 직전 것을 예약한 후 달빛이 근사한 호수 길을 돌아다녀왔습니다.
아침햇살, 참 좋아하는 빛입니다. 에너지가 충만 한 빛 가까이 서게 되면 저절로 생동감에 젖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측에 매달린 능소화, 능소화 철이 지날 무렵 나무 밑에 고운 모래를 구해 객토하는 것처럼 뿌려 둡니다. 그렇게 해 놓으면 다음 해에 능소화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합니다. 싹 주변에 돌울타리를 만들어 주면 성목으로 자라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가 시작합니다. 몇 해 전 1m 크기로 자란 몇 나무를 주변 분들에게 나누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 사진 능소화와 형제 목입니다. 분양해 드린 나무들도 지금껏 살아 있다면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 피었을 덴데. 소식이 참 궁금하군요. 올해에도 그러한 절차를 만들어 내년 후반에 또 나눔 해 보려고 합니다.
방학중인 손주가 찾아왔습니다. 미리 할머니와 소통이 있었는지 산막으로 내려오는 날 커다란 누런 봉지를 건네주며 주혁이가 직접 개봉하게 하라 더군요. 땀을 식히도록 한 후 봉투를 주자 할머니 손 편지를 한 참 읽더니 할머니에게 감사인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주혁이가 좋아하는 기호식과 여러 가지 물건들이 들어 있더군요. 그리고 딸은 식재료를 바리바리 싸들고 왔습니다. 닭갈비, 곱창전골, 월남 쌈, 추어탕 등등을 갖고 왔습니다. 그리고 2번의 외식계획도 들고 왔군요. 그리고 천안 상록수 리조트를 안에 있는 물놀이 이용계획도 갖고 왔습니다. 산막에서 25분 정도 소요되고 시설이 괜찮아 주혁이가 소일하기에는 딱인 것 같습니다. 실외 활동은 자제할 계획입니다. 주혁이 나름대로 방학 동안 스케줄이 있어 화요일 오전에 올라갈 계획이고 산막지 기는 태풍이 북상한다는 예보가 있어 태풍이 지나간 후에 상경할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아무리 극성스러운 여름이라도 가을을 이기는 여름은 없습니다. 말복이 지나면 선선한 바람이 스치며 가을을 재촉한다는 것을 알기에 견디는 중입니다. 그래도 여름은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이 상책입니다. 여름, 건강하게 보내시기를 소원합니다.
여름을 대표하는 노래입니다. 함께 듣는 시간을 갖고 싶어 올려 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