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해가 만든 동그란 것은 뭐야?”, “이거요? 이건 우리 엄마가 끓여주시는 청국장 만든 건데요.” 아이들 사이에 ‘까르르’ 웃음이 터진다. 오물락 조물락, 부드러운 진흙덩어리가 아이들의 손이 가는 대로 피규어 로봇으로, 통통한 돼지인형으로, 귀여운 미키마우스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 내수읍 묵방리에 자리한 토요도예 공방(대표 김지혁·이하 토요공방)에는 대성지역아동센터의 초등학생들이 참여해 도예체험수업이 한창이었다.
강사로 수업을 진행하는 김 대표는 “자신의 손으로 찰흙작품을 만들면서 아이들은 창의력이 쑥쑥 자라게 됩니다. 처음 할 때는 정형화된 것을 만들던 아이들도 흙과 익숙해지면 상상력을 발휘해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어내고는 하지요.”
토요공방, 흙이 작품으로 변신하는 체험교실
토요공방은 도예 수업을 진행하면서 도예가 김지혁 대표의 개인 작업실이기도 하다. 평일에는 일반인들을 위한 도예 수업이 진행되지만 주말에는 학생들을 위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도예체험교실에 참여하면 흙반죽을 가지고 손으로 작품을 만들 수도 있고, 물레로 작품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물레 체험의 경우 초보자들이 혼자 하기는 어렵지만 흙이 빠르게 형태를 바꾸는 시각적인 변화를 통해 흙과 금세 친해질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고. 물레 앞에 와서 당황하는 학생들에게, 김강사는 아직 아무것도 만들어지지 않은 부드러운 흙덩어리 상태를 그대로 보고 손으로 느끼게 한다. 물레를 점점 돌릴수록 흙덩이는 그릇이 됐다가 접시로 변하고 접시인가 싶더니 다시 컵으로 변한다. 마치 마술사가 마술을 부리듯이 작품으로 완성되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김대표는 “학생들과 도예수업을 여러 차례 진행하다보니 처음에는 진흙반죽을 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 한다. 대화로 긴장을 풀어주고 충분히 흙의 감촉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레를 이용해 진흙이 그릇이나 화병, 연필꽂이 등 여러 가지 작품이 되는 과정을 보면서 흥미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만든 작품은 가마에 구워 2주 정도 지나면 받아볼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자기수업, 손 근육운동&조형감각 필요한 통합적 사고 과정
촉촉하고 찰진 찰흙을 두 손으로 주물럭주물럭 만지다 보면 아이들의 모든 감각이 자연스럽게 자극을 받게 된다. 특히, 세밀한 부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손가락을 정교하게 사용해야하므로 소근육이 발달하면서 두뇌활동도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즉, 찰흙으로 무엇인가 만들 때는 사물 자체에 대한 단순한 표현에서부터 복잡한 형태의 표현까지 다양한 사고가 필요하다.
아이들은 찰흙을 주무르면서 무엇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머릿속으로 생각을 하게 되고 손의 근육운동과 조형감각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져 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도예수업에 참가한 권태우(주중초· 5)군은 “평소에는 흙을 만져볼 생각을 못했었는데 오늘 만져보니 되게 부드럽다. 흙덩이를 내 마음대로 모양을 바꾸기는 쉬운데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생각이 잘 안 난다”며, “선생님과 함께 만든 컵은 다른 애들과 헛갈리지 않도록 내 이름을 크게 썼다. 집에 가져가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능동적이면서 자율적인 체험학습, 사회적응력 길러
학생들의 체험학습은 능동적이면서 자율적이며 스스로 경험해 지식을 얻어 가는 학습을 의미한다. 어떤 물체를 직접 만들어 본다든가, 일을 한다든가, 요리 또는 가사 실습 등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익혀 나가는 학습이다. 전문가들은 체험학습은 오감을 동원한 신체적 활동이면서 생활 주변에 있는 공통적 관심이 되는 것을 주제로 삼아야 학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양한 체험학습은 사회적응력을 길러주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도 도움을 준다고. 단, 체험학습을 지식이나 이론을 주입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고 수준에 맞는 주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전한다. 도자기수업을 신청한 대성지역아동센터의 배수진 씨는 “가끔 토요일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을 시켜주고 있는데 주변에서 토요공방의 도예수업이 아이들에게 좋다고 추천받고 오게 됐다.”며 “아이들 모두 신이 나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드는 것을 보니 오늘 수업에 참여하기를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토요공방은 예약제(☎010-8786-8209)로 운영하며, 인원이나 요일에 상관없이 도예수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