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호크레인에서 40일동안 단식을 벌여왔던 한진중공업 신동순 조합원이 23일 저녁 8시 40분께 건강악화로 119구급대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 붉은 원안의 모습이 현장의 상황이다. ⓒ트위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5명의 노동자가 85호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이곳에서 40일째 단식을 벌여왔던 신동순(51) 조합원이 건강악화로 끝내 응급실로 이송됐다.
23일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한진중공업 정리해 철회 투쟁위원회(이하 정투위)에 따르면 이날 저녁 8시 40분께 119 구급대원 3명이 신동순 조합원을 구조하기 위해 85호크레인 중간지점으로 투입됐다. 신 조합원의 단식농성이 40일째에 달하면서 탈수증세는 물론 몸까지 가누지 못하는 상황이 온 것.
지난 22일 신 조합원의 단식농성이 장기화 되면서 무기한 동조 단식농성에 들어갔던 정투위 해고자와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등 80여명은 신 조합원의 단식농성 해제를 눈물로 호소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저녁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정투위는 119구급대로 구조요청을 했고, 정리해고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단식을 풀지 않겠다며 완강한 입장을 보인 신 조합원도 치료를 받아들였다.
현장에 있던 민주노총 부산본부 관계자는 “(신 조합원이)몸을 가누지 못해 119 산악구조대가 투입됐다”며 “사다리차로 내리는 것이 여의치않아 로프를 이용해 수직으로 내려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고 긴급한 상황을 전했다. 이날 현장에는 1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민주노총 부산본부의 금요 집중 문화제가 열리고 있던 상황이다.
신동순 조합원은 구조대 투입 30여분 만에 로프로 85호크레인 바닥에 내려졌고, 부산 사하구 OK오병원 응급실로 곧바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김상욱 한진 정투위 총무는 “신동순 조합원의 상태가 정말 안좋다”며 “이렇게라도 병원 치료를 받게되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상욱 총무는 “처음에 동료에게 단식을 하고 있다는 말조차 하지 않으셨을 정도로 심지가 굵으신 분”이라며 “정리해고를 철회하려는 신동순 조합원의 뜻을 우리 정투위 동지들이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투위는 신 조합원이 치료를 받기로 한 만큼 해고자 전원 단식농성을 풀고 다음 주부터 곧바로 ‘정리해고 철회’, ‘국정조사 촉구’ 행동전에 돌입할 방침이다.
26일부터 24명의 해고자가 전국을 돌며 한진중공업 국정조사 촉구 서명운동에 들어가는 순회투쟁에 돌입하고, 나머지 60여 명의 해고자들은 부산지역 전역을 나눠 곳곳에서 지역선전전과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앞서 12명의 해고자들은 서울로 상경해 홍준표 한나라당 자택 등지에서 국정조사 촉구 농성을 벌이고 있다.
85호크레인에서 40일동안 단식을 벌여왔던 한진중공업 신동순 조합원이 23일 건강악화로 119구급대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 119구급차량이 영도조선소 문을 나서는 모습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