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작용에 의한 호수, 칼데라호 천지와 화구호 백록담
대개의 화산활동은 화산이 폭발하는 정상부에 호수를 만드는 것이 공통된 특징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화산활동이 활발했던 지역인 백두산과 한라산의 경우를 살펴보면, 산정상부에 호수가 생성되어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호수는 성인에 따라 크게 칼데라호와 화구호로 구분된다. 그렇다면 칼데라호와 화구호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그 차이점이 무엇인가를 알아보고, 백두산의 천지못과 한라산의 백록담에 대하여 알아보자.
칼데라호는 화산체가 형성된 뒤 대폭발이나 화산의 중심부분이 함몰되어 2차적으로 더 큰 와지가 된 뒤에 물이 고여서 된 호수다. 형태는 원형, 타원형이 대부분이고, 때에 따라서는 중앙 화구구의 분출 때문에 구옥상으로 되는것과 화산도를 갖는 환상의 것도 있다. 호안이 급사면이고 호저가 평탄한 것은 화구호와 비슷하지만 일반적으로 수심이 더 깊다. 수심 100미터 이상의 화산성 호수는 칼데라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 화구호
화구호는 화산폭발 때 생긴 분출구에 물이 고여서 된 호수로 소형의 원형의 형태를 취하고 저절량도 1에 까깝다. 호안이 급경사이지만 중앙부는 평탄하다. 호심은 보통 50미터 이내이지만 그 이상 몇 백미터씩 되는 곳도 많다.
백두산(2,744m)은 배달민족의 성지이며 7천만 민족의 영산으로 우리 민족 혼이 발아되어 5천년 역사 속에서 우리의 조상들이 웅지의 꿈을 폈던 곳이다.
백두산은 중생대부터 신생대 초에 걸쳐 1,000 내지 1,500 미터의 융기 고원상에 형성되었다가 다시 신생대 제 3기 말부터 제4기 초에 다량의 현무암이 분출하여 반경30리에 걸쳐 최초 종상화산을 형성한 뒤 차차 냉각됨에 따라 균열이 생기고 산정 부분이 함몰하여 칼데라호인 천지를 형성하였다.
백두산 천지못. 칼데라호인 백두산 천지 못은 년중 물이 마르지 않는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천연 호수이다.(좌) 천지못은 북쪽 중국의 풍구지역으로 흘러 나가 장백폭포의 절경을 이룬다. 호수가 그렇다면, 2744m의 고도에 위치한 천지 못은 왜 마르지 않는 것일까?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백두산 천지 못을 두루고 있는 주변 산지(옥설봉:2593m, 마천우:2564, 청석봉:2662m, 백운봉:2737m, 백암봉:2741m, 비류봉:2527m, 쌍흥봉:2651m 등)는 수면으로부터 약 500m의 고도를 이루는 높은 봉우리들이다.(우) 따라서, 백두산 정상부의 고도를 감안한다면 이들 산지의 유역면적에서 공급되는 수량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백두산 정상부가 년중 기온이 매우 낮은 이유로 인해 1년중 여름철 2-3달을 제외한 나머지 달에는 눈과 함께 강수량이 매우 많은 편이다. 그리고, 증발량이 매우 낮기 때문에 호수의 물은 쉽게 마르지 않는 것이다.
천지는 천지 창조의 신비함을 간직한 천상의 호수라는 뜻으로 대택, 대지, 용왕담, 달문담, 신분, 용궁지, 천상수, 달문지 등으로 다양하게 불렀다. 북한의 '지리상식백과'(1986년)에 의하면 천지는 넓이 9,165 제곱킬로미터, 둘레 14,4 킬로미터, 최대수심 384미터, 최대 넓이 3.55 킬로미터, 평균너비 1.975킬로미터, 수체적 19만5,500만 세제곱미터, 수면표고 2190.15미터 (1981년 7월 관측)로 되어있다. 세계 최고로 알려져 있는 '티티카카호'(최고수심 304미터)와 2위인 소련의 레닌그라드 근처에있는 '라도가호'(225 미터) 보다도 더 깊어 세계 최심의 산상 호수로 밝혀졌다.
천지는 물이 불어도 수위가 50센티미터 이상을 넘지 않으며, 그 이상이 될 때는 북쪽의 화구벽이 터져서 생긴 달문을 통해서 '승사하'라는 계곡을 통해서 흘러 넘친다. 달문은 천지의 유일한 유출구로 폭이 약 30미터가량 되는 협곡으로 만주인들은 '대궐문'이라고 부른다. 이곳을 통해서 유출된 물줄기는 약 900미터 하류로 흘러가 높이 64미터의 장백폭포(비룡폭포)로 떨어져 만주의 송화강 지류인 '이도백하'로 유입된다. 장백폭포를 뒤로 하고 500여미터 내려가면 섭씨82도 정도의 '조천' 유황 온천이 나온다.
천지 주변에는 16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7개는 북한에, 9개는 중국에 속해 있으며, 천지 수면은 5분의 3이 북한에, 5분의 2가 중국에 속한다. 천지의 수원은 빗물이 69.14퍼센트 천지 밑 호저에서 솟아오르는 온천수 및 광천수가 30.86퍼센트이다. 칼륨, 마그네슘 등 광물질이 1리터당 2,000밀리 그램 이상으로 풍부하고 투명도가 14미터나 되는 등 맑고 깨끗하여 식수로도 이상적이다.
천지의 7월의 평균수온은 섭씨 9.4도, 깊은 곳의 평균온도는 섭씨 4도로 웬만한 생물은 살지 못한다. 호수의 물은 10월 중순부터 다음해 6월중순까지 결빙된다. 얼음두께는 약 3미터이며 그 위에 다시 3미터의 눈이 쌓인다. 천지는 연중 270여일이 구름과 안개 바람에 휩싸이고 여름철에는 비가 자주 온다. 연 강수량은 1.500미터로 다우지에 속하며, 바람이 약 20미터 이상 심하게 불면 1내지 1.5미터 이상의 호파가 일어난다.
먼 옛날에 살던 압록 송화 도문의 세 처녀가 천지 경관에 반하여 하늘의 계율을 어기고 목욕하러 왔다가 도문 선녀의 옷이 물에 떠내려가는 바람에 승천하는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이를 안 천왕이 진노하여 천지의 물을 세 갈래로 갈라 놓아. 오늘날의 압록강, 송화강, 도문강이 되었다는 전설이 깃든 천지 호반에는 눈속에서 곱게 피어나는 만병초를 비롯하여 126종의 식물이 분포한다. 또한, 산천어를 비롯한 한두 가지 종류의 물고기와 몇 종의 식물성 플랑크톤과 이끼류가 살고 있다.
백두산이 명승지라고 불리는 것은 바로 천지가 있기 때문이다. 천지의 물은 담청색을 띨정도로 맑고 투명하여 천지 호면이 고요히 가라않을 때에는 화구벽의 미려한 조면암이 물 가장자리에 거꾸로 비치는데 그 양상이 안개, 구름,태양에 따라 천태만상으로 변하여 아주 신비스럽고 장엄하다.
한라산 백록담. 한라산 백록담은 백두산의 천지 못과 달리 년중 물이 고여 있지 않고 호수물이 자주 말라 바닥을 드러낸다. 이는 한라산이 저위도에 위치하기 때문에 기온이 높고 증발량이 높아서이기 때문이다.
한라산은 제3기에 조면암이 해저에서 분출로 말미암아 그 연변을 덮어 지금과 같은 순상화산을 이루었다. 이 한라산 정상에는 마지막 화산 분출 뒤 화구에 물이 고여서 형성된 동서너비 600미터, 남북 500 미터, 둘레 약1,72킬로미터, 최심 150미터, 담수면적 10,000제곱미터, 총면적 0.33제곱킬로미터인 백록담이 있다. 태풍등 비가 많이올때는 백록담 분화구 33만 제곱미터에 물이 가득치 장관을 이루나 현재는 주의 자연경관이 크게 훼손되고 명물이 고사목과 희귀식물이 마구 채취되어 백록담 일대의 자연 휴식년제가 실시되고 있다. 백록담 바닥에 토사가 2, 3미터나 쌓여 우기를 제외하고는 연중 대부분이 바닥에 드러나고 누에고치 모양으로 둥근 두 개의 천호가 좁은 물길에 의해서 연결되어있다. 호수의 물은 유출되는 곳이 없어 자연수에 의하여 불어나고 증발에 의해서 줄어든다.
소백록담 산상호수의 고요한 모습. 고채목, 주목, 구상나무들이 호수를 둘러싸고 있다. 정확한 위치는 해발 1,600m. 분화구 외곽 둘레는 약 800m, 면적 약 500평, 호수의 동서 직경 40m, 남북 직경이 60m이고, 외륜 능선은 비교적 높게 현성된 남서쪽이 약 400m, 가장 낮은 곳은 북쪽으로 80m 정도이다. 한라산에 있는 산정호수 대부분이 정상부에 호수를 이루고 있으나 소백록담은 오름 형태로 볼 수 없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약 30도 경사를 이루다가 움푹 패인 분화구이다. 분화구 남쪽 숲 아래 바위틈에서는 시원한 샘물이 졸졸 흐르고 있다. 산정호수에 샘물이 흐르는 곳도 이 곳 뿐이다. 북녘의 영산 백두산에도 소천지가 있다. 한라산에도 이 산정호수가 바로 소백록담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주민들은 옛날 백록담에서 '산천제'를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산정의 날씨변화가 심하여 어려움이 많고 추위에 얼어죽는 사람이 많게 되자, 조선 성종1년 (1470) 목사 이 약동이 지금의 제 1횡단도로 남쪽 6킬로미터에 위치한 산천 단에 제단을 마련하였다. 지금은 산천제를 지내지 않는다고 한다. 백록담이 생긴 연유는 다양하다. 선인들이 이곳에서 백록으로 담근 백록주를 마시면서 놀았기에 명명되었다고도 한다. 또한 어느 사냥꾼이 사슴을 쏘았더니 그 화살이 빗나가 산신령의 엉덩이에 맞았다. 화가난 산신령은 흙을 한줌 집어서 던졌는데 그 자국이 백록담이고 그 한줌 흙이떨어져 쌓인곳이 산방산이라 한다.
종상 화산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산방산. 산방산에는 해발고도 180m 지점에 산방굴이라는 해식동굴이 있는데 이는 이지역 일대가 융기된 지역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백록담 주변에는 고산 식물인 눈향나무, 구상나무, 철쭉등이 자라고 있어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한겨울 동안 쌓인 눈은 이듬해 이른 여름철까지 남아 있어 등산객들에게 청량한 맛을 안겨주는데 이것이 이른바 영주 12경의 하나인 '녹남만설' 이다. 실제로 '동국여지승람'의 '제주목'에도 "한라산 산꼭대기에 큰못이 있는 데 사람이 떠돌면 구름과 안개가 일어나서 지척을 분간할 수없다. 5월에도 눈이 있고 털옷을 입어야 한다."고 씌여있다.
※ 참고문헌
- 김추윤, '한국의 호수', 대원사, 1994, pp..28~90.
- 서재철, '한라산에 숨은 소백록담이 있다.', 월간 산, 1997, 10월호, pp..88~90.
- 최영선, '자연사 기행; 한반도는 숨쉬고 있다.', 한겨레 신문사, 1995, pp..182~187.
- 출처: http://ssrr.new21.net/gilra/frame1.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