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열리지 않는 문

[황종원]

그대여 쾅쾅 나를 심하게 다루지말라
그대의 탓대로 나는 꽁꽁 잠긴 문이다
고장난 문을 다루듯 판단말라
열쇠가 없는 그대의 무소유를 탓할 뿐
나의 무거운 무게를 탓하지말라
나는 내가 지켜야 할 체중을 가졌으니까
어리석은 자여 그대
나는 문을 닫거나 열리거나 다 그대의 탓이었지
내가 스스로 열리고 닫힌 적은 없었다
나는 누구의 손에서든 열리고 싶다
다만 그대가 든 망치에는 나도 참 화가 나서
망가질망정 열리고 싶지가 않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