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랑의 노래는 11세기 작품으로 구전으로 내려오던 무훈시였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던 아니던
나는 미학적인 감동만을 추구하기로 한다.
활자들이 일어서 검과 사슬갑옷을 뚫고, 살을 찢는소리
막힘없이 시간속으로, 사건속으로, 비극속으로
종횡무진달리는 경기를 내려다보고 말하는
아나운서같은 말들의 경연을 듣는다.
'롤랑의 뿔피리' 라는 명언을 남기고 있는데,
나는 여기서 나폴레옹의 마지막전투 워털루전투가 떠올랐다. 전언이 가기까지는 움직이지 말라는 나폴레옹의 명령에 복종하려는 구루시,
주위에서 가야 한다는 조언을 완벽히 무시하고 지원병을 보내지 않은 구루시, 지원사격이 먼저
도착한 연합군에게 나폴레옹은 패한다.
계락에 빠진 롤랑과 남겨진 2만의 군대를 구하고자 뿔피리를 불어 샤를 대제가 회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롤랑, 10만의 이교도들과 대결할 수밖에 없는 롤랑, 뿔피리를 불자는 충신이자 둘도 없는 동료인 올리비에의 말을 여러 번 거절하는 롤랑이 나폴레옹의 구루시와 인연의 옷을 입고 생각의 교차로에 서 있다
결국 롤랑이 관자머리가 터지도록 뿔피리를 불고 대제의 군대가 도착했을 시에는 이미 늦은 시각이었다. 롤랑이 마지막 전투에서 숨을 거두어가는 표현 앞에서 혈관이 팽창, 주먹만 한 눈물이 수도 없이 떨어졌다.
프랑스 중세를 대표하는 무훈시이며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 기사들의 용맹함, 애국심, 충절, 처절한 혈투, 죽음, 그리고 롤랑 (샤를과 누이와의 근친으로 태어난 조카이자 아들)과 올리비에의 복수가 샤를의 옷을 입고, 사파이어처럼 깔려있는 롤랑의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