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꽃씨와 아이
조수옥
멜빵바지 입은 한 아이가 길섶에 쪼그리고 앉아 민들레 꽃씨를 붑니다. 입술을 쭈욱 내밀며 후~ 후~ 하고 불자, 요런 간지러운 봄바람은 처음인 걸 하며 민들레가 하늘에 꽃씨를 퍼뜨립니다. 꽃받침을 베고 잠든 잠꾸러기 꽃씨 하나 머뭇댑니다. 아이가 연거푸 후훗! 하고 불어대자 그제야 기지개를 켜며 쫓기듯 날아갑니다. 아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까까머리가 된 민들레가 내년 봄에 다시 보자며 꽃대궁을 흔들어댑니다.
출처: 2024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민들레 꽃씨와 아이’는 예쁜 그림엽서 같은 작품이었다. 민들레 꽃씨를 불어 날리는 동심의 마음이 참 곱고 아름답다. 예쁜 동심을 세련된 기법으로 깔끔하고 단정하게 그려낸 점이 돋보였다. 동심이 깃든 정감 어린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작품이었다. 흔한 소재를 산뜻한 감각과 청신한 비유로써 아름다운 동심의 공간으로 빚어내는 기량에 신뢰가 갔다. 동시는 동심을 바탕으로 간결하고 명쾌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_조선일보 동시부분 심사평, 이준관_아동문학가』
반대로 소재가 낡아서 참신성이 떨어진 작품, 많이 다룬 낯익은 주제와 설정, 너무 산문적인 점, 작품들의 기복이 심한 작품이 아닌 작품을 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현정)
첫댓글 참 친근한 시입니다~~~~~~~~
아이와 민들레를 이렇게 한편의 그림처럼 표현하다니.... 동시의 힘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