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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 중용> 독서 요약
-서울시립대 철학과 김미영 교수 옮김, 2022.12.27. 도서출판 홍익 발행, P.222. 15,000원
-유교 윤리의 입문서인 <대학과 중용>의 저술 시기는 <논어>와 <맹자> 사이로 본다. 저술자는 <대학>은 공자의 제자인 증자(曾子-공자보다 46세 어림)로 보고, <중용>은 공자의 손자 자사(子思)로 본다. <대학과 중용>은 성리학에서 인간이 수양하는 근거와 방법을 이론적으로 체계화한 중요한 저작이다.
-<논어와 맹자>가 주로 구체적인 대화나 이야기를 활용해 일상생활에서의 실천을 강조하는 내용을 다루었다면, <대학과 중용>은 유학의 도덕과 형이상학에 대한 이론서라고 한다.
<大學>
※공자의 말씀을 증자가 풀어서 설명하였다. <대학>의 기본 내용은 3강령과 8조목이다. 3강령은 명명덕(明明德), 신민(新民), 지어지선(止於至善)이고, 8조목은 격물(格物)→치지(致知)→성의(誠意)→정심(正心)→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이다.
-<小學>은 8세부터 일상생활에 필요한 예절이나 기예(음악, 활쏘기, 말타기, 글쓰기, 셈하기 등)를 연마하기 위해 제작된 것인데 반해, <大學=大人之學>은 15세 이후 뛰어난 사람들이 배우는 가르침이라고 보았다.
○제1장 明明德(밝은 덕을 밝힘) : <書經-周書>의 강고편(康誥篇)에서는 덕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고 했고, 태갑편(太甲篇)에서는 하늘이 부여한 밝은 명을 항상 돌아보고 살핀다고 했으며, 제전편(祭典篇)에서는 위대한 덕을 밝힐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모두 스스로 자신의 德을 밝히는 것이다. 정약용은 명덕을 孝(효성) 弟(공경) 慈(자애)로 보았다.
○제2장 新民(백성을 새롭게 함) : 夏나라의 桀을 정벌하고 殷나라를 세운 湯 임금은 진실로 어느 날에 새로워진다면, 이를 통해서 날마다 새로워질 것이며 더더욱 날로 새로워질 것이다(日新 又日新)라고 하여, 큰 대야에 새겨 좌우명으로 삼았다.
○제3장 止於至善(지극한 선에 머뭄) : <詩經>에 지저귀는 꾀꼬리는 수풀이 우거진 산모퉁이에 머무는구나! 훌륭하시다. 문왕이시여! 아, 조금도 쉼이 없이 성실함과 밝음을 드러내어 자신이 머물 곳에 머무는구나! 에 대해 공자는 임금은 어짊에, 신하는 공경함에, 자식은 효성스러움에, 아비는 자애로움에 머물러야 한다고 했다. 양명학(陽明學)의 창시자이며 심학(心學)의 대성자인 왕수인(1472-1528)은 止於至善을 양지(良知)로 보았다.
○제4장 사물에는 근본(本)과 말단(末)이 있고, 일에는 처음(始)과 끝(終)이 있다. 근본이 흐트러져 있는데 말단이 다스려지는 일은 없다. 무엇을 먼저하고 무엇을 나중에 할지 알게 된다면 道에 가깝게 될 것이다.
-공자는 소송을 공정하게 처리한다는 것은 백성을 두렵게 하여 지극한 선에 머물도록 하는 것이 아니고, 소송을 없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제5장 格物致知(사물을 탐구하여 앎을 지극히 함) : 정자(程子-명나라 정호‧정이 형제)는 천하의 사물에는 모두 이치가 존재한다. 그것을 탐구하여 지극한 곳에 도달할 것을 추구한다. 格物의 格은 사물의 이치를 파악하는 것을 의미하고, 致知란 사물의 이치를 완전히 탐구한 뒤 知識이 다 드러나지 않음이 없는 것을 말한다.
○제6장 誠意(의지를 성실히 함) : 자신의 의지를 성실하게 한다는 것은 자신을 속이지 않는 무자기(無自欺)를 말한다. 증자는 사방에 눈이 있어 자신을 지켜보며 사방에 손이 있어 자신을 가리키고 있으니, 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으면 마음이 넓고 너그러워지며 몸이 편안해진다. 이것은 의지를 성실히 한 결과라고 했다.
○제7장 正心修身(마음을 올바르게 하고 몸을 닦음) : 자신의 마음에 분노, 두려움, 좋아함, 즐거움, 우환 등이 있으면 올바름을 얻을 수 없음을 말한다. 몸을 닦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올바르게 하는데 있다고 한다.
○제8장 修身齊家(몸을 닦고 집안을 가지런히 함) : 자신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대상, 혹은 공경하거나 불쌍히 여기는 대상 등에 치우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좋아하는 대상에서 단점을 발견하고 싫어하는 대상에서 장점을 파악하며, 너무 공경하여 직언을 하지 못하고 너무 불쌍히 여겨 잘못을 고칠 수 없게 만들어 공정함을 잃을 폐단을 경계해야 한다. 속담에 사람들은 자기 자식의 나쁜 점을 알지 못하고, 자기 밭에서 자라는 곡식의 싹이 큰 줄을 모른다고 했다.
○제9장 齊家治國(집안을 가지런히 하여 나라를 다스림) : 자신의 집안사람들을 가르칠 수 없으면서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없다는 뜻이다. 한 집안이 인자하면 한 나라에 인자함이 형성될 것이다. 요순(堯舜) 임금이 인자함으로 천하를 이끌자 백성들은 인자함을 그대로 따랐고, 걸주(桀紂) 임금이 난폭함으로 천하를 이끌자 백성들은 난폭함을 그대로 따랐다.
○제10장 治國平天下(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태평하게 함) : 아랫사람의 위치에 있을 때, 윗사람에게서 본 싫어하는 모습으로 아랫사람을 부리지 말라. 또 아랫사람에게서 본 싫어하는 모습으로 윗사람을 섬기지 말라. 이것이 자신의 마음으로 미루어서 헤아려보는 ‘혈구지도(絜矩之道)’이다.
-<詩經>에 은(殷)나라가 백성의 마음을 잃기 전에는 상제와 짝할 수 있었다. 마땅히 은나라를 거울로 삼아라. 한 번 부여받은 천명은 보존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므로 군자는 먼저 자신의 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덕이 있으면 그를 따르는 사람, 영토, 재물, 쓰임이 있게 된다. 덕은 근본이고 재물은 말단이다. 혈구지도(絜矩之道)를 실현하면 사람들의 마음을 얻게 되어 天命을 얻게 된다고 했다.
-<강고(康誥)>에는 천명은 불변한 것이 아니다. 善하면 천명(天命)을 얻게 될 것이고, 善하지 않으면 天命을 잃을 것이라고 했다. <초서(楚書)>에는 초나라에는 국보로 삼을 만한 것이 없고 오직 선한 사람을 국보로 삼는다고 했다. 구범(咎犯-진문공의 외삼촌)은 진문공(晉文公)에게 오직 부모님을 사랑하는 것을 보배로 삼으십시오. 라고 했다. 오직 인자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고, 미워할 수 있다(唯仁人 能愛人能惡人).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싫어하고 싫어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이는 사람의 본성을 거스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재앙이 반드시 자신의 몸에 미칠 것이다.
-군자가 되기 위해서는 변함없는 철칙이 있다. 충실함과 믿음을 지니고 있으면 군자의 지위를 얻고, 교만 방자하면 군자의 지위를 잃게 된다. 농민에게 빼앗지 않는다면 생산은 늘고 수입을 헤아려 지출하면 소비는 천천히 하게 된다.
-윗사람이 인자함을 좋아하는데 아랫사람이 의로움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백성을 착취하는 신하가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도둑질하는 신하가 있는 것이 더 낫다. 국가는 이익보다는 의로움으로써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혈구지도(絜矩之道)는 군자를 등용하고 소인을 내치는 데서 완성된다. 따라서 유학은 君子와 小人을 엄격하게 구별하고 이기적인 욕심을 변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中庸>
○제1장 공자가 전해준 요체를 그의 손자 자사(子思)가 기술하였다. <중용>은 심성론과 우주론의 관계 속에서 인간의 행위원리를 밝히는 측면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요(堯)와 순(舜)은 임금 자리를 물려주면서 그 가르침의 내용이 “中”을 잘 간직하라고 했다. 中(가운데 중)은 지나치거나 부족함이 없는 것을 말하고, 庸(떳떳 용)은 中의 작용을 말하는데, 작용이란 하늘의 이치가 개개의 사물에 내재된 상태를 의미한다.
-하늘이 만물에게 부여해준 것을 본성(本性)이라 하고, 본성에 따르는 것을 도(道)라 하며, 도를 닦는 것을 가르침(敎)이라고 한다. 은밀한 곳보다 눈에 잘 띄는 곳은 없고, 미미한 일보다 분명하게 드러나는 일은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홀로 있을 때에 신중하게 행동한다(君子愼獨).
-희로애락(喜怒哀樂)의 감정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태를 ‘中’이라 하고, 이러한 감정이 일어나 절도에 잘 맞는 상태에 이른 것을 ‘和’라고 한다. 中이란 천하 모든 것의 가장 큰 근본이며, 和란 천하 모든 것에 두루 통하는 道이다. 중화(中和)를 끝까지 이루어나가게 되면 천지가 제자리에 서고 만물이 자라나게 될 것이다.
○제2장 군자의 중용이란 군자의 덕을 갖추고 있으면서 적절한 때에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고, 소인은 소인의 마음을 가지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행동한다는 것이다.
○제3장 중용의 덕은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얻은 것이어서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닌데, 단지 세상의 가르침이 쇠퇴하여 행할 수 없게 되어 드물게 된 지 오래되었을 뿐이다.
○제4장 중용이 행해지지 못하는 이유는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은 지나치고, 어리석고 못난 사람은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5장 공자가 道가 정녕 행해지지 않는구나! 라고 말한데 대해, 子思는 道는 잠시라도 우리 곁을 떠날 수 없는데, 스스로 잘 살피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6장 공자는 순임금은 큰 지혜를 가졌구나! 다른 사람에게 묻기를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상적인 말도 잘 생각해본다. 다른 사람들의 나쁜 점은 묻어주고 좋은 점은 드러내 주었다. 그리고 양극단을 파악하여 그 가운데를 백성들을 다스리는 데 사용했다. 순임금은 임금이 되기 전 농사와 도자기를 구웠는데, 칭찬과 함께 좋은 일을 하려는 마음을 지닐 수 있도록 하여 흠이 없고 모양이 거칠지 않도록 했다.
○제7장 일반 사람들은 모두 ”안다“고 말하지만, 그물이나 덫, 함정에 빠지면 이를 피할 줄 모른다.
○제8장 공자는 안회(顔回)의 사람됨이여! 중용을 택하여 하나의 善을 얻게 되면 마음속에 잘 간직하여 잃지 않았다고 했다. 공자는 그런 안회가 일찍 죽어 안타깝게 생각했다.
○제9장 중용은 비록 쉽게 행할 수 있는듯하나 의리에 정밀하고 仁에 무르익어 조금의 사욕도 없어야 가능하다. 智仁勇은 어려워 보이나 쉽고, 中庸은 쉬워 보이나 어렵다. 그래서 백성 중 행하는 사람이 드물다고 한 것이다.
○제10장 공자는 자로에게, 갑옷을 입고 무장하여 전쟁터에 나아가 죽음도 불사하는 것은 북방의 강인함이고, 관용을 가르쳐 잘못된 행위를 해도 보복하지 않는 것은 남방의 강인함이다. 군자는 남방의 입장을 취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여러 사람과 잘 어울리지만 사악한 방향으로 빠지지 않으니, 이 얼마나 강인함인가! 나라가 잘 다스려질 경우에도 자신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에 지녔던 마음가짐을 바꾸지 않으니, 이 얼마나 강인함인가! 나라가 어지러운 지경에 있어서 죽어도 지조가 변하지 않으니, 이 얼마나 강인함인가! 꿋꿋한 기상이여!
○제11장 지혜로움(智)‧인자함(仁)‧용맹함(勇)의 삼달덕(三達德)은 오로지 중용에 따라 하는 행동을 말한다. 공자는 군자는 숨겨져 있는 이치를 추구하는데 몰두하고, 중용에 의거하여 세상을 피해 살면서 아무도 이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제12장 君子의 道는 광대하면서도 드러나지 않는다. 즉 광대함과 은미함을 말한 것이다. 그 지극한 경지는 성인일지라도 알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시경>에 소리개는 하늘로 날아오르고 물고기는 못에서 뛰어 오르네. 라고 했는데, 이것은 그 道가 위, 아래 모두에서 밝게 드러남을 말한 것이라고 했다.
○제13장 공자는 道는 사람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道는 자신이 부여받은 본성을 그대로 따르는 것일 따름이므로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고 행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다하는 태도(忠)와 자기 자신을 미루어서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恕)는 道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자신에게 베풀어지기를 바라지 않는 것을 또한 다른 사람에게 베풀지 말라. 군자는 말할 때는 실천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행동할 때는 자신이 한 말을 생각하면서 행하니, 어찌 독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제14장 군자는 부귀, 빈천, 전쟁 등 어디서든 그의 지위와 처지에 맞게 행동한다. 윗자리에 있으면서 아랫사람을 능멸하지 않고,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윗사람에게 아부하지 않는다. 위로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아래로는 다른 사람을 책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순리대로 생활하면서 그 결과를 기다리고, 소인은 위태롭게 행동하면서 요행을 바란다.
○제15장 군자의 道란 멀리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부터 걸어가야 하는 것과 같고, 높이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곳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과 같다.
○제16장 중용의 道가 은미함과 광대함을 겸비함에 대해 공자는 귀신(鬼神)의 德은 성대하도다! 라고 했다. 귀신은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지만, 만물 중에 두루 있는 사물의 체(體)가 되니, 어떠한 사물도 이에서 빠뜨릴 수 없다. 천하 사람들이 제사를 받들면, 도처에 가득하구나! 귀신이 머리에 있는 듯, 자신의 주변에 있는듯하다. 양(陽)은 神, 음(陰)은 鬼라 하여 제사에 향을 피워 神을 달래주고, 술을 뿌려 鬼를 달래준다. <시경>에는 神이 다가오심을 헤아릴 수 없거늘, 하물며 몸가짐을 나태하게 해서 되겠는가? 라고 했다.
○제17장 道작용은 광대하다. : 순임금은 위대한 효자이다. 德은 성인의 경지이며, 존귀하기로는 천자의 지위에 오르셨고, 부유하기로는 사해의 모든 영토를 소유하였으며, 종묘를 세워 흠향(歆饗)케 하였으며, 자손을 보전하셨다. 그러므로 위대한 덕을 지닌 사람은 天命에 의해 반드시 그에 맞는 지위를 얻고, 녹을 받으며, 명성을 획득하고, 수명을 누릴 것이다.
○제18장 道작용은 광대하다. : 근심이 없는 사람은 오직 문왕(周-文王)이구나! 아버지 왕계는 일을 일으키고, 아들 무왕은 잘 발전시켰고, 주공이 문왕과 무왕의 덕을 완수하였다. 천자의 예로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낸 것은 제후와 대부 및 선비(士)와 일반 백성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제19장 道작용은 광대하다. : 무릇 효(孝)란 선조의 뜻을 잘 계승하여 선조가 행한 일을 잘 발전시키는 것이다. 봄과 가을에 조상의 사당을 수리하고, 제기를 벌여놓고, 옷을 갖추어 입고서 그 계절에 나는 음식을 올린다. 참여한 사람들에게 술잔을 돌려 마시는 예는 미천한 사람들에게도 공경을 표현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이다. 연회석에서는 나이의 순서를 구분한다.
-하늘에 제사지내는 교(郊)제사와 땅에 제사지내는 사(社)제사의 예는 상제(上帝)를 섬기는 방법이다. 종묘에 제사지내는 체(締)제사와 사시사철 제사지내는 상(嘗)제사의 의미를 분명히 알면, 나라를 다스림이 손바닥을 들여다보듯이 쉬울 것이다.
○제20장 노(魯)나라의 마지막 왕 애공(哀公)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는 사람의 도(성실함)는 정치를 통해서 드러나고, 땅의 도는 자라는 나무를 통해서 금방 드러난다. 그러므로 정치의 성패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인자함은 친족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의로움은 현명한 이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등급의 차이(부모→조부모→증조부모→고조부모, 제후→공경→대부→선비)에서 예가 나온다.
-천하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道는 군신, 부자, 부부, 형제, 친구간의 사귐 등 5가지이고, 그것을 행하는 방법은 智仁勇 3가지이다. 지혜로움으로 道을 알고, 인자함으로 道를 체득하며, 용맹함으로 道를 힘쓰게 된다. 어떤 사람은 나면서부터 알아 편안하게 행하고, 어떤 사람은 배워서 알아 행하고, 또 어떤 사람은 고심해서 힘써 행한다. 그러나 안다는 점과 成果를 이룬다는 점에서는 같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것은 지혜로움에 가깝고, 힘써 행하는 것은 인자함에 가까우며,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은 용맹함에 가깝다. 이 3가지를 알면 몸을 닦는 방법과 사람을 다스리는 방법, 그리고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무릇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 데에는 9가지 변치 않는 道理가 있다. ①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고, ②친족이 친애하도록 하며, ③아첨하는 자를 물리치고 현명한 사람을 존경하고, ④훌륭한 신하와 대신들을 격려하며, ⑤여러 신하를 자신의 몸과 같이 여기고, ⑥일반 백성을 자식과 같이 여겨 때맞게 부리고 세금을 적게 거두며, ⑦기술자를 장려하여 국고를 풍족하게 하고, ⑧어진 사람을 후하게 대접하여 멀리 있는 사람을 귀의하게 하며, ⑨황폐한 나라를 일으키고 반란을 다스려 적절한 때에 제후들을 조회 초빙하여 포용하도록 한다. 이 모든 일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5道와 3德과 9가지 道理를 의미한다. 이를 행하는 방법은 오직 ‘성실함’ 하나로 포괄할 수 있다.
-성실함은 하늘의 道이며, 성실해지려고 함은 사람의 道이다(誠者天之道 誠之者人之道). 성실한 사람은 힘쓰지 않아도 딱 들어맞고 생각하지 않고도 파악할 수 있어 차분하게 맞으니 성인(聖人)이다. 성실해지려고 하는 사람은 善을 택해서 굳게 지켜나가는 사람으로, 폭넓게 배우고, 자세하게 묻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분명하게 분별하여 독실하게 될 때까지 그치지 않는다. 그러면 어리석은 사람도 반드시 명철해지고 유약한 사람도 반드시 강인해질 것이다.
○제21장 하늘의 道와 사람의 道 : 자사(子思)는 성실하면 명철해질 것이고, 명철하면 성실해진다고 했다.
○제22장 오직 천하의 지극한 성실함(天道)이야말로 자신의 본성을 드러낼 수 있고, 그러면 만물의 본성을 다 드러낼 수 있으며, 그러면 천지가 만물을 만들어 자라게 함을 도울 수 있고, 그러면 천지와 함께 세계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제23장 성실하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본성이 드러나고, 뚜렷해지고, 밝아지고, 움직이고, 변하고, 교화된다.
○제24장 지극한 성실함의 道(天道)는 앞일을 미리 알 수 있다. 국가가 흥하려고 하면 반드시 좋은 조짐이 있고, 망하려고 하면 반드시 불길한 조짐이 있다. 善과 不善도 먼저 알게 된다. 그러므로 지극한 성실함은 신(神)과 같이 작용한다.
○제25장 성실함은 스스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하고, 道는 사람에 의하여 스스로 이끌어간다. 성실함은 사물의 처음이자 끝이니, 성실하지 않으면 어떠한 사물도 없게 된다(誠者物之終始 不誠無物). 천하의 사물은 모두 진실한 이치로 인해 생성된 것이므로 이 이치가 사라지면 사물 역시 사라진다. 성실함은 스스로 자신을 완성시킬 뿐 아니라 만물을 완성시킨다. 이는 자신의 본성에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德이며 내외를 합하는 道이다. 그러므로 어느 때에 행하든 상황에 맞게 된다.
○제26장 지극히 성실하게 되면 그침이 없게 되고, 오래가며, 효과가 있다. 땅에 짝하여 넓고 두터워지며 하늘에 짝하여 높고 밝아진다. 만물을 실어 덮어줄 수 있으며, 멀리까지 미치고 오래가게 되어 만물을 이루어질 수 있게 한다.
-하늘의 命은 심원하여 춘하추동의 운행이 한시도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니 그침이 없구나! 오호라, 어찌 뚜렷이 드러나지 않겠는가! 사람 역시 꾸준히 쉬지 않고 성실하게 행하면 하늘의 德을 본받아 어떠한 잘못도 없게 될 것이다. 지금의 저 하늘에는 해와 달과 별이 매달려 있으며 만물이 그것에 덮여 있다. 지금의 저 땅은 큰 산을 싣고 있어도 무거워하지 않고, 지금의 저 산에는 초목이 자라고 금수가 거처하며 보물이 나온다. 지금의 저 물에는 악어, 용, 물고기, 거북이가 생활하며 재원이 풍부하다. 그러므로 天地山川은 천지의 道와 만물이 나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을 통해서 성대함을 이루어 나아가 만물을 낳을 수 있다.
○제27장 위대하도다. 周나라 성인의 道여! 성인의 德이 도처에 충만하여 성대하게 만물을 발육시킨다. 그 높고 위대함이 하늘을 찌를 듯하구나! 그러므로 군자는 덕성을 높이고 묻고 배우는 것을 계기로 삼으니, 광대함을 지극하게 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알며, 후덕함을 돈독하게 하여 예를 숭상한다. 윗자리에서 교만하지 않고 아랫자리에서 배반하지 않아 나라가 잘 다스려질 때에는 등용될 수 있고,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는 자신의 몸을 보존하는구나!
○제28장 공자는 어리석으면서도 등용되는 것을 좋아하고, 지위가 낮으면서도 마음대로 하며, 현재를 살아가면서도 예전의 도로 되돌아가려고 한다. 이와 같은 사람은 재앙이 자신의 몸에 미칠 것이다. 나는 夏→殷→周나라의 예를 모두 배워 말할 수는 있으나, 오늘날 周나라의 예가 행해진다. 그러므로 나는 周나라의 예를 따르겠다.
-지위와 함께 그에 합당한 德이 있어야 예악을 제정할 수 있다. 오늘날 천하에는 모든 수레가 동일한 바퀴(8척-도로통일)를 공유하며, 글은 동일한 글자를 사용하며, 행동할 때는 동일한 윤리원칙에 따른다.
○제29장 군자가 움직이면 대대로 천하의 道가 되고, 그가 행하면 대대로 천하의 法이 되며, 그가 말하면 대대로 천하의 준칙이 된다. <시경>에 저기에 있어도 미워하는 사람이 없고, 여기에 있어도 싫어하는 사람이 없으니 길이 칭송받으리로다. 라고 노래했다. 이와 같이 하지 않고 천하에 명성을 떨친 사람은 없다.
○제30장 만물은 동시에 자라면서도 서로 방해되지 않고, 道는 동시에 행하여져도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 德은 이루어짐이 도타워서 그 변화함이 무궁무진하다. 이것이 천지가 위대한 까닭이다.
○제31장 오직 천하의 지극한 성인만이 총명예지(聰明叡智)로 백성을 다스릴 수 있고, 너그럽고 부드러움으로 포용할 수 있으며, 힘차고 굳세어 확고하게 지켜나갈 수 있고, 단정하고 위엄 있게 중정(中正)을 유지하여 공경을 받을 수 있으며, 이치에 밝고 세밀하게 관찰하기 때문에 분별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덕을 지닌 군자가 나타나면 백성들은 공경하고 신뢰하고 기뻐한다.
○제32장 오직 천하의 지극한 성실함(天道)만이 천하의 위대한 법도로 다스릴 수 있고, 천하의 위대한 근본을 세울 수 있으며, 천지의 온갖 변화와 생성(生成)을 알 수 있다. 이 얼마나 간절하고 지극한가, 그 인자함이여! 이 얼마나 깊고 깊은가, 그 심오함이여! 이 얼마나 넓디넓은가, 그 하늘이여!
○제33장 <中庸>의 요체 : <시경>에 비단옷을 입고 얇은 홑옷을 덧입었도다. 그 이유는 비단옷의 문채가 드러남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군자의 道는 은근하지만 날로 드러나고, 소인의 道는 첫눈에 확 드러나지만 날로 사그라진다. 군자의 道는 담담하지만 물리지 않고, 간소하지만 무늬를 띠고 있으며, 온유하면서도 조리가 있다. 그러므로 아득하게 먼 것은 가까운 데서 비롯한 것임을 알고, 바람이 어디에서 불어오는지를 안다.
-<시경>에 은밀히 잠겨 있어 보이진 않으나 오히려 밝게 드러나 있네. 그러므로 군자는 자신을 성찰해서 잘못됨이 없게 하여 자신의 마음속에 부끄러움이 없게 하고, 잘 보이지 않는 방구석에서도 부끄러움이 없도록 하라고 했다. 그러므로 군자는 움직이지 않아도 공경을 받고, 말하지 않아도 믿음을 주어 힘써 따르게 하며, 화내지 않아도 그 어떤 무기보다 더 두려워한다. 나아가 신명(神命)에 감격하니 말이 필요 없구나!
-<시경>에 그윽히 드러나지 않는 德이여! 모든 제후가 본받는구나! 내 밝은 德이 소리와 색을 크게 하지 않음을 생각하노라고 노래했다. 이에 공자는 명성과 드러남으로 백성을 교화함은 말단이다. 드높은 하늘이 하는 일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나니, 지극하구나! 라고 했다. (끝)
첫댓글 조우제 교장 아재님 고맙습니다. 정약용이 명덕을 孝(효성) 弟(공경) 慈(자애)로 본 것은 동의하기 어려운 견해라고 봅니다. 대학은 그런 것보다는 마음을 맑혀가는 공부의 최종 목표와 그 절차를 말해 놓은 것으로 보이는데, 정약용은 그렇게 해석했네요.
왕수인(1472-1528)은 止於至善을 양지(良知)로 보았다는데, 이것이 대학에 맞는 해석이라고 봅니다.
격물치지 : 格物의 格은 대상을 관찰, 연구해간다는 뜻이고, 치지(致知)는 완전히 알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