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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뒤흔든 앨런 긴즈버그, 잭 케루악 등 동시대의 사회와 문화구조에 저항한 비트 세대 대표 작가들의 실화를 담은 영화 <킬 유어 달링> 을 보았다. 사실 미리 본 사람들의 평이 너무 좋아 기대를 많이 한 영화중에 하나였다. 영화를 보고 난 후의 저의 느낌을 얘기하자면 치정극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평범한 이야기 였다. 그 대상이 이성이 아닌 동성으로 바뀌었을 뿐이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듭니다. 우선 4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데인 드한, 다니엘 래드클리프,잭 휴스턴 배우들의 케미스트리와 함께 배경으로 사용되는 재즈 음악과 브람스의 교향곡이 세련된 맛을 느끼게 해 주어 더욱 마음에 드는 영화였다. 재즈 선율 울리는 강물에 한 남자가 떠 라ㅛ다. '한번 사랑하면 영원히 남게된다. 아무리 놓으려고 노력해도 다시 돌아올 뿐이다. 자신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라는 나레이션과 함께 '데이빗'(마이클 C.홀)이 피를 흘리며 '루시엔 카'(데인 드한)의 품에 안겨 있다. 뭔지 모를 슬픔에 쌓여 있는 듯한 '카'의 모습이 곧 바로 철창에 갇혀있는 '카'의 모습으로 바뀌며 '아님 자신을 망치던가'라는 대사를 읊조리는 것을 보아 이 영화가 사랑에 관한 영화이지만 그 사랑으로 인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된다는 것을 어느 정도 유추해 볼 수 있는 오프닝을 보였다. 신경 쇄약 증세를 앓고 있는 엄마를 두고 컬럼비아 대학 신입생이 된 '앨런 긴즈버그'(대니얼 래드클리프)는 학교에서 만난 '루시엔 카'와 '잭 캐루악'(잭 휴스턴), '윌리엄 버로우즈'(벤 포스터)와 함께 그 시대에 음란물로 지정되어 금지된 헨리뮐러의 <북회귀선>과 같은 작품들을 도서관에 보이게 배치를 한다거나 그들만의 방법으로 독특한 방법을 통해 '뉴 비전'이라는 새로운 문학 운동을 시작한다. 이런 활동을 하는 동안 '앨런'은 점점 '루시엔'에게 빠져들어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루시엔'은 계속해서 치근덕 거리는 '데이빗'을 피해 컬럼비아 대학 생활을 떠나 달아나려 배를 타려고 하는데 이 때문에 '앨런'역시 상처를 받는다. '카'가 떠나려던 그날 밤 그들 모두의 삶을 바꿔버리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퀴어 영화라는 사전 정보를 접했기 때문에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짐작이 되긴 하였다. 단지 그 대상이 이성이 아닌 동성일 뿐 사랑과 치정극을 좀 더 세련되게 보여주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되었다. 물론 영화는 보수적인 시대를 살았던 비트세대들에 대한 사랑을 미소년 같은 멋진 배우들을 통해서 잘 표현해 주었다.
촌스럽지 않고 세련되어 보이는 복고풍 영상과 시대가 흘러도 언제나 감미롭게 들리는 재즈음악들을 사용해서 이들 비트세대 작가들이 느끼고 행동했던 부분을 잘 표현한 부분도 참 좋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데인 드한의 매혹적인 뮤즈 연기를 주목하겠지만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해리포터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하는 노력이 좀 더 느껴지는 영화였
다. 제가 느끼기엔 그만큼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앨런 긴즈버그'가 되기위해 엄청난 연기 변신의 모습을 잘 보여 주었다. <킬 유어 달링>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과 음악을 듣는 맛. 그리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주는 묘한 스릴감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흥행에는 성공하긴 힘들겠지만 배우들의 팬이라면 꼭 한번 볼만하다. 덧.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난 후 브람스의 교향속 제3번 F장조 Op.90 3악장 Poco allegretto가 계속 생각나는게 이 영화의 모든 음악중에 최고가 아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