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運命)이야기
임병식 rbs1144@daum.net
새해를 맞으며 운세이야기가 심심찮게 나돌고 있다. 금년은 계묘년 검은 토끼해로 일부 역술인들은 올해가 명리 상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토끼는 영리한 동물이니만큼 운세가 안 좋아도 이를 극복하고 잘 풀릴 수도 있다고 한다.
명리학자들이 말하듯 토끼는 지혜로운 동물이다. ‘별주부전’에 보면 거북이는 용왕의 명을 받고 토끼에게 접근하여 용궁에 가자고 말한다. 그러자 토끼는 둘러대어 “내 간은 다른 곳에 두고 왔다”며 위기를 넘긴다. 실제로도 토끼는 꾀가 많아서 출입구를 세 곳 이상 마련한다고 한다. 만약에 대비해서다. 여기서 교토삼굴(狡免三窟)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옛 사람들은 세상에 태어난 순간 운명이 정해진 것으로 여겼다. 運命(운명)이라는 한자도 보면 運자는 하늘을 뚫지 못하고 그 아래 갇혀있는 형상이다. 이렇듯 사람은 타고난 운명에 이끌려 살다가 떠난다고 믿었다.
그렇지만 명(命)은 정해져도 운(運)은 다르다고 한다. 태어난 산천지지와 조상의 업보, 자기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변수가 작용한다고 한다.
주역(周易)은 64괘 384효(爻)가 조화를 부리는데 사주팔자(四柱八字) 또한 이미 정해진 것으로 믿어서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았다. 그것은 오늘날에도 다르지 않아서 금년 운세도 그러한 바탕 위에서 설왕설래한 것이다.
사주팔자라는 것은 년.월.일.시를 짚어서 판단을 한다. 여기에는 자(子),축(丑), 인(寅), 묘(卯),진(辰), 사(巳), 오(午),미(未),신(申), 유(酉), 술(戌), 해(亥)라고 하여, 열두 마리의 짐승이 등장한다. 즉, 쥐, 범, 토끼, 용, 뱀. 말, 염소, 짓나비, 닭, 개, 돼지이다. 이것들이 하루 24시간을 12등분하여 두 시간씩 차지한다.
이러한 동물의 배치와 관련해 우스갯말이 전해오는데 하루는 조물주가 동물을 모와 놓고 정월 초하루 아침에 세배를 오도록 했단다. 그러자 느림보 소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궁리 끝에 소는 전날 밤에 미리서 출발 했다. 그러자 눈치 빠른 쥐가 얼른 소의 등에 올라 탔다.
이튿날 동이 트자 소는 일찍 도착하여 궁전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문이 열리자 쥐가 한발 앞서 잽싸게 뛰어내려 1등을 해버렸다. 그 바람에 소는 2등을 했다.
나머지 짐승들은 당일 새벽에 출발하는 바람에 발이 빠른 호랑이가 가장 먼저 도착했고, 토끼는 도중에 낮잠을 자는 바람에 4등, 그 뒤를 용과 뱀, 양들이 도착했다. 여기서 고양이가 빠진 것은 쥐가 고양이에게 날짜를 잘못 알려준 바람에 등외로 밀려났고, 그 때문에 고양이는 지금도 쥐를 원수로 여긴 다나 어쩐다나 하는 말이 있다.
옛 사람들이 사주로 대변되는 운명을 믿었듯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의학계에서서 DNA가 불변한 것으로 믿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이 후생유전학이 나오면서 인식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단다.
전에는 DNA 즉,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보아 모든 질병의 원인을 유전자 탓으로 돌렸으나 유전자가 결코 질병의 원인이나 질병을 유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그 보다는 질병을 가져오는 것은 따로 있는데, 그것은 유전자에 영향을 미쳐서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거나 끄게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환경문제로 마음가짐, 생활환경, 먹는 음식물이 좌우한다는 것이다.
그 실례가 있단다. 코끼리는 상아 때문에 죽임을 당하는데 아프리카 코끼리는 언제부터인가 상아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유전자가 상아가 나지 않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란다. 그것은 몸속의 유전자가 똑똑해져서 자손이 상아 때문에 목숨을 잃으니 죽임을 당하지 않도록 유전자를 바꿔버렸다는 것이다. 환경이 바뀌어 변화한 것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본래 집돼지와 멧돼지는 유전자가 동일한데 이 두 개체는 외형이 판이하다. 즉, 집돼지는 뿔이 없으며 다리가 짧은데 멧돼지는 그렇지 않고 뿔이 있으며 다리가 길고, 털이 빳빳하다.
그런데 집돼지도 야생상태에서 2代에 걸쳐 지나게 되면 뿔이 나오고 털을 빳빳해진다고 한다. 환경에 따라 바뀌는 놀라운 현상이다.
사주팔자도 불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명리학자의 말에 따르면 대체로 정해진 운명은 있지만 환경과 의지에 따라서 체질이 바뀌듯 바뀐다고 한다. '나는 한번 그렇게 태어났으니 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고 살면 그대로 타고난 운명대로 살아야하겠지만 비록 나쁜 운명을 타고나도 굳은 의지를 가지고 조심하면서 노력하여 살면 바뀌어간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기존에 가졌던 고정관념에서도 탈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사주팔자에 마냥 내맡길 것이 아니라 생각을 바꾸고 반드시 이겨 내겼다는 의지와 실천력이 중요하지 않는가 한다.
결국 질병이라는 것도 고치지 못하고 어쩔 수 없다며 운명이라고 여길 것이 아니라 부단히 먹는 음식을 바꾸고 생활환경을 바꾸어서 대처함이 필요하지 않는가한다.
신년 들어 한 해의 운이 별로 좋지 않다는 무거운 소식을 접하면서 이러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안 좋다는 것은 조심하라는 경고나 경계로 받아들이고 오히려 분발하면서 살아가라는 말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싶다. 그러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한해가 되지 않을까. (2023)
첫댓글 여러 가지 상념이 교차합니다
운명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우선 運命이라는 글자에서 命은 타고난 팔자 곧 하드웨어이고 運은 환경변화 즉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명이 어떤 운로를 맞이하느냐에 의해 인생행로의 길흉화복이 펼쳐진다 하겠습니다 가령 경차로 태어나도 고속도로를 달릴 수도 있고 그랜저로 태어나서 험한 비포장도로를 갈 수도 있으니 섣불리 판단할 것이 아니지요 가령 추위에 얼어죽을 채소라도 온실에서 자란다면 얘기가 달라질 터이니 어쩌면 본바탕보다 환경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주가 같아도 전생의 업보가 다르고 태어난 곳의 산천지기가 다르고 조상의 음덕이 다른즉 어찌 똑같은 운명일 수 있겠어요 기상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 상태에서 일기예보를 한다면 그 결과가 뻔할 겁니다 그러나 현대과학으로도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데 하물며 도통하지 못한 얼치기들의 운명감정이야 말해 무엇하겠는지요 고해의 바다를 헤쳐나가는 인생길에 긍정 에너지야말로 자신의 운명을 대로로 인도하는 보물이라 믿습니다
해박한 이선생님의 견해에 공감하는바가 많습니다.
타고난 운명도 중요하지만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는가 합니다.
우주는 에너지로 가득차 있고, 사람도 그에따라 반응하므로 될수록 긍정에너지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액운을 막고,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여러 좋은상들이 많지만 상중에 가장 좋은 상은
심상이라하지요.
그말을 새겨 늘 좋은 마음을 지키도록 노력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재밌는글 잘봤습니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글을 열심히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살아가면서 마음이 가장 중요한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