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停雲 머문 구름 / 도연명陶淵明(365-427)
‘정운停雲’ 사친우야思親友也 준담담신료罇湛湛新醪 원열초영園列初榮 원언부종願言不從 탄식미금歎息彌襟 ‘머문구름’은 벗을 그리워 한 것이다. 술두루미에 새로 담근 술을 즐기고 정원에는 새로 핀 꽃들이 늘어섰건만 생각하는 바를 이루지 못해 가슴 가득 탄식한다
애애정운靄靄停雲 뭉게뭉게 머문 구름
몽몽시우濛濛時雨 주룩주룩 때맞춘 비
팔표동혼八表同昏 세상이 온통 어둡더니
평로이조平路伊阻 평탄하던 길 막혀버렸네
정기동헌靜寄東軒 고요히 동쪽 추녀 밑에 앉아
춘료독무春醪獨撫 홀로 봄 술을 든다네
량붕유막良朋悠邈 좋은 벗 아득히 멀리 있어
소수연저搔首延佇 머리 긁적이며 한동안 서성이네
정운애애停雲靄靄 머문 구름 뭉게뭉게
시우몽몽時雨濛濛 때맞춘 비 주룩주룩
팔표동혼八表同昏 세상이 온통 어둡더니
평육성강平陸成江 평탄하던 땅 강이 되었네
유주유주有酒有酒 술이 있어 술이 있어
한음동창閑飮東窓 한가히 동쪽 창가에서 마신다네
원언회인願言懷人 그리운 이 떠 올려 보아도
주거미종舟車靡從 배와 수레로 따를 수 없다네
동원지수東園之樹 동쪽 정원의 나무들
지조재영枝條再榮 가지에 다시 꽃이 피었네
경용신호競用新好 새로이 아름다움을 뽐내어
이이여정以怡余情 내 마음을 기쁘게 하네
인역유언人亦有言 사람들은 모두 말하길
일월우정日月于征 세월은 쉼 없이 흘러간다고
안득촉석安得促席 어찌해야 자리 가까이하여
설피평생說彼平生 평소의 회포를 나누어 볼까
편편비조翩翩飛鳥 훨훨 날으던 새
식아정가息我庭柯 우리 뜰 나뭇가지에 쉬네
렴핵한지斂翮閒止 날개를 거둔 채 한가히 앉아
호성상화好聲相和 좋은 소리로 서로 화답을 하네
개무타인豈無他人 어찌 다른 사람 없으련만
염자실다念子實多 그대 생각 실로 많이 하였다오
원언불획願言不獲 그리워도 만날 수 없으니
포한여하抱恨如何 그 한인들 오죽하겠소?
첫댓글 * 팔표八表 - 팔방의 바깥. 온 세상.
* 평로이조平路伊阻에서 이伊는 어조사
* 연저延佇 - 오래도록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
* 원언회인願言懷人에서 언言은 어조사
* 일월우정日月于征에서 우于 역시 어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