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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돌선교회 대표 이삭 목사. 오른쪽은 산속에서 기도하는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
모퉁이돌선교회 제공
“나는 북한을 포기한 적이 없다. 그 땅에 내 백성이 살아있다. 내가 남한 성도들의 기도를 듣고 있다.”
모퉁이돌선교회 대표 이삭 목사에게 들린 하나님의 음성이다.
이 목사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 1985년 모퉁이돌선교회를 시작했다. 38년 동안 복음이 제한된 북한 지역에 성경을 배달하는 사역을 감당했다. 슬로건은 ‘평양에서 예루살렘까지’였다.
“사역 초기에 성경을 배달하고 나오는데 할머니 한 분이 따라 나오셨어요. 그 할머니는 제 손을 꼭 잡고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게 뭔데요’라고 물으니 할머니는 손바닥을 내보이며 ‘선생님, 신약과 시편이 있는 요만한 가죽 성경 있지요? 그 성경책 100권만 더…’
‘뭘 하시게요’ 물었더니 ‘선생님, 그 성경책이 오면 저희가 북한에 보낼 수가 있습니다’라고 하더군요.
순간 눈물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공산화된 북한에서 믿음을 지켜온 성도들을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으셨음을 확신하고 성경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1953년부터 종교 말살 정책에 돌입했다. 해방 전부터 기독교 신앙을 지켜온 일명 ‘그루터기’ 성도들은 공산정권의 핍박을 피해 지하로 숨어들었고 대부분 성경을 빼앗겼다. 겨우 성경을 숨겨 빼앗기지 않은 성도들은 성경 한 권을 여럿이 돌려보거나 손으로 베껴 쓴 성경을 본다.
실제로 선교회가 배달한 성경을 받은 성도들이 고맙다며 보관하고 있던 낡은 성경을 보내오기도 했다.
북한어 성경 및 남북병행성경. 모퉁이돌선교회 제공
북한 성도의 요청에 따라 2006년 북한어 신약성경을 발간했다. 이 성경을 받아본 북한 성도들은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왔다. 2015년 북한어 성경 신구약 합본을 발간했다. 성경 말씀이 담긴 ‘만화 메시아’도 북한어로 번역해 ‘구세주’라는 제목으로 북한에 배달한다.
지난 2021년 북한어와 남한어를 한 페이지에서 비교하며 읽을 수 있는 ‘남북한 병행 성경’도 출간했다. 다음은 ‘남북한 병행 성경’ 북한어 교정에 참여한 북한 지하교회 지도자가 보내온 편지 일부이다.
북한 지하교회 지도자가 모퉁이돌선교회에 보낸 편지. 지하교회 성도 수를 표기하고 있다.
아래는 북한 지하교회 지도자가 A국에서 나오는 성도의 옷깃 안에 숨겨 보낸 쓴 편지 일부분으로
성경공부를 시켜 달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우리 조선 사람들을 위한 성경 초판이 나온 것을 보았습니다. 문구들이 우리말식으로 쓰여 있어 낯설지 않고 꼭 우리나라 책을 보는 것 같아 가슴에 와 닿았고 쉽게 리해 되었습니다.…눈물겹도록 감사할 뿐입니다.”
‘복음 풍선’을 만들었다. 바람의 방향이 북으로 부는 4월~7월 밤에 휴전선 부근에서 헬륨가스를 넣어 북한으로 보낸다. 북한 땅에서 많이 수거했다는 이야기를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이 목사는 “다양한 형태로 성경이 배달되면서 북한 성도들이 말씀을 가르쳐 달라는 요청이 잇달아 신앙훈련을 시작했다. 특히 중국 등에서 신앙훈련과 성경공부를 하고 돌아간 북한 주민들을 통해 북한에 지하교회가 계속 세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역에 많은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기도와 헌금으로 참여했다. 북한으로 5342명이 훈련을 받고 돌아갔으며 이들을 통해 북한 282개 지역에서 지하교회 1845개가 개척됐다.
매주 목요일 정오에는 탈북민 성도들과 함께 예배실황을 녹음해 주일에 북한으로 송출한다.
“아버지, 오늘 여기는 교회가 다 무너졌습니다. 여기는 살얼음 땅입니다. 아버지, 북한 교회를 복원하시고…” 북한으로 송출되는 ‘광야의 소리’ 방송 예배의 오프닝 멘트다.
해방 전부터 믿음을 지켜온 북한 할머니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숨죽여 기도하는 실제 음성이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 탈북민 목회자들이 월 1회 광야의 소리 방송 예배설교를 담당하고 있다.
‘2023 북녘 성도와 함께 드리는 성탄 예배’를 오는 19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충현교회에서 드린다. 성탄예배는 녹음해 북한으로 송출한다.
2014년 10월 각국 선교단체 대표 27명이 모여 현 체제 유지, 국가 개방, 붕괴라는 3개 상황을 가정하고 북한선교 전략을 수립했다. 이후 복음 통일을 위한 네트워크 KRIN(Korea Reconciliation Initiative and Network)을 조직했다. 한국과 미국, 캐나다 일본 등 17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사역을 함께 나누고 기도할 수 있도록 매달 ‘카타콤 소식’과 기도편지를 발행한다. 북한 선교를 위해 기도하기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든 무료로 받아 볼 수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출처 : 더미션(https://www.themiss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