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경의선 숲길을 거닐다
- 홍대입구역~가좌역 구간
2016년 04월 10일 일요일 오후 시간에
집에 박혀있던 나는 집을 나섰다.
무료하여 견딜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경의중앙선에 몸을 싣고
홍대입구역에서 내렸다.
오늘은 경의선숲길을 거닐어보고 싶었다.
홍대입구역 3번출구로 나서면
홍대입구역~가좌역 구간 1.3km의 경의선숲길이
조성되어 있는 것이다.
오후4시 반경에 홍대입구역 3번출구를 나서니
활력 넘치는 풍경이 바로 눈앞에 전개되었다!
눈을 확 잡아 끄는 풍경이었다.
날씨가 흐려 밝은 사진을 기대하기는 글렀다.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숲길 왼쪽으로 잇달아 몰려있는 가게들.
와우~! 바로 첫 가게가 주류가게였다.
[술퍼마켓]..
도발적인 이름이다.
다음은 바로 커피전문점 -[커피짱]
그러나 다음 번 눈이 가는 집은 카페[봉쥬르]였다.
해가 지지 않았는데 벌써 손님들로 테이블이 초만원이었다.
막걸리집 이름이 [아이엠 막걸리]이다.
'낮(N)엔 돈까스, 밤(N)엔 막걸리'라나~~
뭐니 뭐니해도 나에게 취향에 맞는 가게를 발견하였다.
반대편에 있는 [한탕]이라는 족발집이다.
어스름 해질 무렵 몇몇 동문들과 어울려
소주 한잔 기울이기 딱 좋은 곳이다.
흠~, 홍대스러운 노점상이다.
젊은이들을 상대로 젊은이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
최대 볼거리는 집에서 난 강아지들을 팔러나온
아주머니였다.
강아지들을 촬영해도 좋지만, 자기 얼굴은 사양이란다.
아주머니 무릎에 안긴 강아지가 어딘지 애처롭다.
[옥상달빛]이란 낭만적인 상호를 발견하고
가까이 가자 '통닭과 맥주' 집인데
Take Out 용으로 홀이 좁으니
바깥 풀밭에 둘러 앉아 들라는 것이었다.
[프랑스포차]~
프랑스식 포장마차라는건데,
백묵으로 쓴 메뉴판에
- 삼겹살, 목살, 족발, 쏘세지...라고 쓰여있어
실소를 금치못했다!
조금 가니 코너 지하실로 통하는 가게가
작(酌)이라~~
작이란 '따를 작' 이다.
상호를 [작업실]로 하였으니 어딘지 농염하고
비밀스런 분위기가 풍긴다.
숲길이 끊긴 대로변에는
찻길이 사통으로 통한다.
다시 아파트 사이에 조성된
경의선숲길에 들어왔다.
가좌역쪽으로 전개된 숲길을 따라 걸었다.
심어 논 나무들이 아직은 어렸다.
나는 이런 숲을 보면 10여 년후 울창해진 숲길을 꿈꾼다.
뭐니 뭐니해도 경의선숲길은 젊은이들의 거리이다.
홍대입구역에서 0.6km, 가좌역까지는 0.8km 이니 얼추 절반을 걸었다.
연남동이다.
이곳에서 옆으로 새면 동진시장 골목으로 통한다.
전혀 새로운 세계가 전개되는 곳이다.
내가 온 길을 되돌아 보았다.
폐철로 위에 두 모자가 걸으며 동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식재된 은행나무들이 아름답다.
바로 앞에 한 노인이 뒤뚱거리며 걸어가고 있다.
이제 경의선숲길 가좌역방향 마지막 지점이다.
홍대입구역에서 1.0km를 걸어 온것이다.
가좌역이 0.4km 남았다는 지점이다.
가좌역 지상역 모습이다.
가좌역에서 경의중앙선을 타고 귀갓길에 올랐다.
오늘 산보는 극히 피상적이었다.
첫째, 경의선숲길은 야간풍경을 구경해야만
이 거리를 제대로 보았다고 할 수있겠다.
낮보다도 더욱 활기찬 진면목을
쳬험할 수가 있다고 한다.
두째, 연남동 동진시장 골목을
누비고 다녀보아야만 한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는 것이다.
셋째, 경의선숲길은 2015년 6월에 개장하여
채 1년도 안된 어린 숲이다.
최소 5,6년이 지나야만 풍성한 숲의 모습을 기대할 수있으리라.
첫댓글 홍대입구역에서 가좌역까지 가지말고 연남동주민센터 들머리에서 돌아 동진시장을 둘러보는 것이 또 하나의 멋진 탐방코스가 될 듯...
홀로!라는 제목에서 어쩐지 쓸쓸했는데 사진을 보니 그 마음이 사라지고...
동행이 없을 때는 혼자서도 얼마든지 좋지요. 혼자 걷는 길이 오히려 사색과 안온함을 줄때도 있습니다.
서울은 알아 갈 수록 참 매력있고 광활한 도시임을 느낍니다.가는 곳마다 넓은 터전에 놀라기도 합니다.
활력넘치는 홍대입구는 문화의 거리답게 가게 상호들에서도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기발한 아이디어와 톡톡튀는 재미난 상호에 젊음과 위트가 넘쳐납니다.술퍼마켓, 아이 엠 막걸리등...다시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문동문, 언제 어스름 해질무렵 우리 친구들과 이 거리를 누비며 술 한잔 하고픈 그런 거리였습니다...
요즘 영화촬영기를 들고, 여러곳을 다니며 영상을 담아 보는데, 곽회장의 앵글, 도움을 받아았어요
계속 좋은 배경에, 보편적 가치 있는 영상을 만드는 작업은 우리의 숙원 사업이 아닐까요...鶴州
재종 동문, 동영상 촬영에 도전했다는 소식, 정말 멋지군요~~ 언젠가 독립영화제에서 동문이 만든 단편영화를 볼 날을 고대합니다.
격려 말씀 고맙습니다.
영화는 '인간의 아름다움, 고귀함을 영상으로 표출, 증명하는 것이지요.
모든 발상, 상상력을 재산처럼, 동원해 감독이 신선하고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상상화로 관객이
감상하게 해 주는 장점에 대한 연구와 생각을 많이 해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지도 조언 부탁합니다. 鶴州
영상으로 포착하는 인간과 사물, 그것은 그야말로 창의와 독창으로 이루어지는 세계라는 생각입니다.
표현예술의 가장 현대적이고 첨단을 달리는 세계라 믿습니다. 정진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