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박연경(가명·61) 씨는 자그만 몸에 커다란 눈을 가진 아름다운 여성이었습니다. 집안 형편 때문에 조금 늦은 나이에 아이 둘이 있는 재혼남과 결혼했습니다. 박 씨는 남편과 전처 사이에 난 자식을 자신의 친자식처럼 키웠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감사는커녕 외도와 폭력으로 박 씨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기도를 하며 자신과 어린 전처 자식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20년 돌봐 준 여동생과도 연락두절
거동 못하는 데다 음식물도 못 씹어
남편은 갈수록 외도와 폭력의 수위를 더해 갔습니다. 급기야 집에 다른 여자를 데리고 들어오기까지 했습니다. 자식을 낳지 못하는 박 씨는 결국 이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혼 당시 박 씨는 만성 B형 간염 감염자로 증상이 더욱 악화돼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박 씨는 어릴 적 부모님을 여의었습니다. 피붙이라고는 여동생 하나가 전부입니다. 동생은 만성질환을 앓으며 혼자 살고 있는 언니를 20년 넘게 돌봐주었습니다.
그러나 동생도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언니의 부양 부담을 견디지 못하며, 현재는 연락두절 상태입니다. 이혼 후 유일한 후견인이었던 동생마저 연락이 끊기자 상심한 박 씨는 자살 시도까지 했으나 다행히 이웃에 발견돼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
목숨은 이었지만, 박 씨는 산송장과 같은 상태입니다. 병든 몸으로 겨우 숨만 쉴 뿐 아무런 희망이 없는 날들이 반복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씨가 의지하는 것은 기도 밖에 없습니다. 열심히 기도하면서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만성 B형 간염으로 날이 갈수록 식욕부진, 구토 등으로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해 살도 많이 빠졌습니다. 현재는 키 148㎝, 몸무게는 33㎏에 불과합니다.
자살 시도 이후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으로 정신과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고 있습니다. 척추 골다공증이 심해 거동도 거의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또 턱 관절의 물렁뼈 탈골로 음식물을 씹는 기능이 거의 없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몸은 점점 더 야위어 가고만 있습니다.
박 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비와 의료비 지원을 받고 있지만, 질병 검사나 치료에 따른 개인부담금 때문에 더 이상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다시 캄캄한 어둠 속에 혼자 서 있는 무력감과 고독감에 눈물만 하염없이 쏟고 있습니다.
박 씨는 살고 싶습니다. 밥 한 공기 뚝딱 비우고 건강한 몸으로 열심히 일도 하고 싶습니다. 비록 아픈 몸이지만, 열심히 일해서 스스로 번 돈으로 생활하고 싶습니다.
그러자면 우선 병든 몸을 고쳐야 하겠기에, 부끄럽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도움을 요청합니다. 돌아보면 후회 투성이의 삶이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았는데, 지금의 절박한 상황이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건강한 몸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봉사하며 자신을 도와 준 많은 사람들의 바람에 벗어나지 않게 최선을 다해 살 다짐을 해봅니다.
△부산사회복지연구회 북구 금곡동 조경나 (051-309-6275)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441-9423∼4.
△지난달 27일 보라 씨 이야기 76명의 후원자 372만 4천180원.
※'사랑의 징검다리'는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 30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지난달 20일자 김순정 할머니 사연
지난달 20일자 '삶을 포기할 수 없는 김순정 할머니' 사연에는 91명의 후원자들이 총 480만 180원의 정성을 모아 주셨습니다. 사연을 통해 소개됐듯이 체납된 공과금과 화장실 수리가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우선 후원금으로 지난 1년간 체납된 수도료, 전기료, 월세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누수로 인해 수도료가 계속 많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공사가 필요했는데, 수도 공사와 화장실 수리에 보탤 수 있어 정말 큰 힘이 됐다고 합니다. 순정 할머니와 자녀들은 많은 이웃들이 보내준 따뜻한 사랑과 배려에 감동해 몇 번이나 고맙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직 집도 다 수리되지 못하고 이겨내야 할 어려움도 많이 있지만, 도와준 후원자들의 고마운 마음을 품고 행복하게 잘 살겠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