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에 논문 표절시비가 꽤나 많은데 사실 잘 생각해보면 도둑질이나 다를것이 없다고 보는데, 다른 사람의 은행구좌에서 돈을 빼서 자기 이름으로 구좌를 만드는것이나 뭐가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에 논문을 쓴사람은 그 논문에 대한 value가 표절한사람들때문에 가치가 절하되는것이니 돈을 잃는것이나 같겠죠.
뭐, 표절까지는 아니더라도 저자이름에 대해서 말해볼려고 합니다. 저는 비영리단체 리서치회사에서 잠깐 일해봤는데 임원진부터 거의 모든 직원들의 목표가 너무나 제생각과 달라서 참 고생을 했습니다. 아직 그리 경험이 많지 않았던때라서 더운밥찬밥 가릴만한 시기가 아니었는데 Manager 자리를 준다고 해서 기존에 없는 부서를 연봉기준이나 reporting structure등등을 setup하고 부서답게 만들었었는데 그당시는 programmer로서는 manager이상의 지위가 거의 없었던때라서 자부심도 크고 그랬죠.
어쨋던 하고 싶은말은 이렇습니다. 이 회사에서는 논문 쓰는것이 회사 수입보다 훨씬 중요하다는것을 처음에는 몰랐는데 임원진들이 미팅할때 다투는것을 듣고는 저자이름이 그리 중요한지 몰랐습니다. 매번 회사에서 논문을 쓰면 1저자까지는 어떻게 할수없을지 몰라도 2저자냐 3저자냐 가지고 참 많이 다투는것을 봤죠. 그리고는 논문 쓰는것에 관여했던 제 부하직원들의 이름까지 저자로 올리겠다고 하는적이 많았죠. 그런데 우슨운것이 제 부하직원들은 보통 6저자, 7저자까지 가더군요, 세상에. ㅎㅎㅎ
아무리 부서를 제대로 만들고 좋은 직원들을 채용을 해도 회사가 원하는것이 너무나도 다른다는것에 회의를 느끼고 1년반만에 관두었습니다. 그때 느낀 논문과 저자에 대한것들이 그 이후로 다른회사에서 새직원을 채용할때 Resume의 publication section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biostat들은 박사후에 영주권을 받을때까지 논문을 꽤 많이 써야 하는지 알아서 biostat resume에 수없이 많은 publication이 있어도 그리 이상하지는 않았지만, SP resume에 publication section이 꽉찬것을 봤을때는 impressive하다는 생각보다 "어? 이거뭐지?" 하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publication에 쓰여진것에 대해서 인터뷰때 물어보기 시작했는데 참 재밌는것을 느꼈습니다. 언급한 논문에 제대로 설명하는 사람이 간혹 있기는 했지만, 아에 솔직하게 잠깐 데이타 process해줘서 고맙다고 6저자, 7저자로 올려놔서 전혀 논문에 대해서 모른다는 경우도 많았던겁니다. 물론 1저자나 공동저자가 5+ 저자로 써준것이라 표절과 같이 도둑질에는 전혀 해당되지 않지만,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가슴에 어떤 보기좋은 뱃지를 달고 다니면서 그 뱃지의 의미를 전혀 모르는것과 같은 경우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누가 뭐냐고 물어봐도 그냥 보기 좋아서 달고 다닌다???
초보자분들은 resume content자체가 많이 없어서 publication도 꽤나 중요할수있는데 제가 추천하는것은 이런것들입니다.
1. 논문은 날짜순서대로 쓰는것보다는 1저자나 공동저자 논문이 있으면 제일 먼저 쓰는것이 좋습니다. 그러니까 중요한 논문 순서대로요. 누가 물어보더라도 충분히 제대로 설명할수있는것을 제일 위에 쓰는것을 조언합니다.
2. 혹시라도 다른 사람의 논문을 도와주고 5, 6, 7 저자가 되었을때는 논문에 대해서 간단하게라도 설명할수없으면 과연 도움이 될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처음에 도와줄때부터 귀찮게 굴더라도 무슨 논문인지 관심을 가지던가요.
3. 모든 논문에 대해서는 따로 간단한 설명들을 다른 파일에 입력해 놓았다가 인터뷰하기전에 다시 한번 읽어보는것을 추천합니다. 세월이 가면 모든것이 가물가물해집니다. ㅎㅎ
4. 설명할수없는 논문은 resume에 쓸것들이 많을경우에는 과감히 지우는것도 좋습니다. 괜히 멀쩡한 resume를 긁어서 부스럼을 만드는격이 될수있습니다. 요즘 뉴스에 등장하는 어떤 고등학생의 논문이 박사과정 학생논문수준이라는 경우도 있지만, 회사에서는 수재/천재를 뽑는것이 목적이 아니고 일할 지위에 적당한 사람들을 채용한다는것을 잊으면 안되겠죠.
가끔 저같은 까다로운(?) 인터뷰어들이 꽤 있으니까 resume에 쓴것은 100% 충분히 설명할수있도록 인터뷰전에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논문 저자 순서... 우리나라에서도 무척 민감한 주제입니다. 아마 의학통계 관련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논문통계 분석을 했다면 잘 봐주면 2저자까지도 되고 보통 3,4저자 정도 합니다. 그런데 실질적인 업적으로 따지는 건 1저자 아니면 교신저자(corresponding author)라서 저자들 간에 이견이 생기기라도 하면 참 고달파집니다.
전 그런 문제를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꽤나 심각한것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