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칠백쉰두 번째
과유불급過猶不及과 라곰 Lagom
“행복은 자격이 아니라 자각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무언가를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누가 건네주는 것도 아니고, 언젠가 도착하는 것도 아니며, 이미 지나가 버린 것만도 아니다. 행복은 이미 내 안에 있는 것을 알아차리는 일, 지금, 이 순간을 깨어있는 마음으로 만나는 일에 가깝다. 행복은 내 안에서 꺼내는 것이지, 누가 주는 것도 아니고 언젠가 오는 것도, 이미 지나간 것도 아니다. 그저 자각하는 것이다.” 누가 쓴 글인지 모르지만, 좋아서 빌려 왔습니다. 사실 돌이켜보면 행복을 찾는다고 하면서 정작 행복을 외면하고 살아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나이 들어서야 행복에 꼭 필요한 말이 과유불급過猶不及임을 알았습니다. 독일의 인류학자이며 로마 가톨릭의 사제 빌헬름 슈미트 Wilhelm Schmidt는 흔들리는 ‘그네’와 같은 삶의 곡예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이야기한 <삶으로 다시 날아오르기>에서 그럽니다. “올바른 정도란 ‘충분하다 sufficient’는 뜻이다. 이 단어는 ‘충분하다’, ‘충족하다’라는 라틴어 수피키오 suffcio에서 유래했는데, ‘그 이상은 필요하지 않다’라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을 압도하는 최대치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 가장 잘 맞는 ‘최적치’이다.” 내게 가장 알맞은, 분수를 지킬 수 있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행복지수가 항상 높은 스웨덴 사람들의 언어 가운데 스웨덴식 삶의 철학이 담긴 ‘라곰 Lagom’이라는 말은 ‘딱 맞은, 적당한’이라는 뜻을 지녔다는데, 일과 휴식의 균형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욕심사나운 ‘풍요롭다’ 못해 ‘넘쳐나는’ 것을 방지해주는 단어랍니다. 덴마크 사람들이 내면의 행복을 찾는 비결이라는 여유롭고 소박한 삶의 방식 휘게 hygge도 그러합니다. 우리는 왜 과유불급過猶不及을 향유享有하지 못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