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 이후 처음으로 고기를 먹었습니다(동북인도 마니푸르에서 온 열일곱 번째 편지)
사랑하는 선생님!
귀한 헌금이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우리를 위한 돈이 왔다니 꿈만 같습니다.
우리는 이 많은 구호금을 어떻게 사용해야 좋을지 몰라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우리 난민들의 건강을 위하여 잘 사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선생님!
오늘 드디어 우리는 보내주신 헌금을 인출하였습니다.
우리 지역 교회 장로님들과 몇 몇 지도자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우리들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어디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하였습니다.
우리는 미르푸르 난민 캠프와 랄파니 난민 캠프 그리고
흐말콜리엔에서 결혼식 잔치처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즐거운 잔치를 열고
나머지 후원금으로는 쌀과 기름, 설탕 등을 사서 우리 난민들에게 구호하기로 하였습니다.
선생님!
미르푸르는 제가 머물고 있는 지역에서 이십오 리 떨어져 있는 아삼주에 있는 깊은 산골입니다.
숲이 우거진 작은 산 정상에 마을이 있는데 마을의 원주민들은 70세대입니다.
아주 작은 마을이므로 저희 난민들 59명이 마을 입구에 대나무로 커다란 집 한 채를 지어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우리 교단 소속의 교우들입니다.
어제 우리는 미르푸르 난민 캠프에서 공동식사를 하였습니다.
쌀, 식용유, 소금, 고추, 등 요리에 필요한 모든 양념을 준비해가 가지고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난민들과 함께 음식을 마련하였습니다. 식사 준비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비가 내려서 대소동을 피웠습니다. 자리를 마을에 있는 교회 안으로 옮기다 보니 어두워져서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난민들은 4개월 만에 처음 먹어보는 돼지고기 카레, 생선카레와 야채로 포식하였습니다. 우리 59명 전원이 거의 다 서너 차례 이상 밥을 먹었습니다.
장로님 중 한 분이 난민 캠프에 들어온 이래 처음 먹어보는 고기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선생님!
오늘은 랄파니 난민 캠프에서 공동식사를 하였습니다.
랄파니는 저희 숙소로부터 이십 여리 떨어진 산골 마을입니다. 미르푸르보다는 높지 않지만
이곳도 숲이 우거진 곳이어서 피난처로 좋습니다. 그러나 우기에는 지내기가 어렵습니다.
이 마을 또한 아삼에 속해 있습니다.
이곳은 피난 여건이 좋아서 무려 138명의 난민들이 크고 작은 난민 캠프 오두막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우리는 공동 식사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준비를 하였습니다.
랄파니 캠프에는 어린이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삼십 여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음식이 다 만들어지기도 전에 개인 접시를 가지고 올라와서 기다리는 모습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아이들도 모두 다 이곳으로 피난을 나온 이후로 한번도 고기를 먹지 못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배불리 먹게 해주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고기를 달라고 하였을 때 하나님께서 메추라기를 주셔서 그들에게 공급하신 것처럼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한국 교회를 통해서 고기를 공급해주셨습니다.
우리 난민 교우님들을 대신하여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선생님!
난민캠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잔치를 열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저를 선택해주셨다는 사실이
참으로 큰 축복이고 제 삶에서 큰 영광입니다. 선생님과 한국 교회 덕분에, 비전아시아 덕분에
어제와 오늘 내내 수많은 사람들의 미소와 감사 인사를 차고 넘치도록 받았습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이 축복은 선생님을 알았기 때문에 받은 것 같습니다.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종을 불러서 교우들을 위로하게 하시고
기쁠 일이 없는 난민 생활 속에서 우리 교우들과 함께 잔치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신 하나님께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난민 캠프의 모든 분들이 선생님과 한국교회에 감사 인사를 전해달라고 합니다.
선생님!
다음 주에는 흐말콜리엔에서 공동식사를 준비하여 우리 난민들과 함께 잔치를 열 것입니다.
이곳에는 난민이 무려 230명이나 있어서 어떻게 음식을 마련하고
어떻게 한 자리에서 식사를 해야 할지 많은 연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준비하는 저희들에게 지혜와 명철을 주시고 돕는 자들을 많이 붙여주셔서
잔치가 처음부터 즐겁고 신명나길 기도합니다.
피난 중에 있는 우리 난민들에게 꿈같은 시간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이곳의 폭동이 속히 끝나고 우리들 모두가 집으로, 교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우리가 난민 캠프에서 성탄절을 맞이하지 않도록 기도해주십시오. 무엇보다 우리가 믿음을 잃지 않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주님! 우리 기도를 들으시고 속히 우리를 폭동에서 구원해주십시오.
속히 집으로 돌려 보내주십시오.
사무엘님이 며칠에 걸쳐 보낸 카톡 글을
2023년 10월 8일 주일 묘시에
우담초라하니 정리해서 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