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의 주저로서 『제1비판』이라고도 한다.
근대의 인식론을 확립한 고전적인 철학서이며, 이 책에 의해 철학사에서의 저자의 위치를 확고히 하였다. 칸트는 본서에서 인간의 인식능력 그 자체(인식능력 일반)를 비판하고, 그것을 통해서 수학과 자연과학의 성립 근거를 분명히 함과 동시에 학문으로서의 형이상학이란 어떻게 해서 가능한가라는 근본문제에 답하려 한다.
칸트 자신이 『순수이성비판』의 주요 문제를
① 순수수학은 어떻게 해서 가능한가.
② 순수자연과학은 어떻게 해서 가능한가.
③ 자연적 소질로서의 형이상학은 어떻게 해서 가능한가.
④ 학문으로서의 형이상학은 어떻게 해서 가능한가.
의 네 가지로 요약하고 있는데, 이 물음들은 칸트 이론철학의 과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제1의 문제에 답하는 것이 “선험적 감성론(공간 ․ 시간론)”이다. 여기서는 먼저 공간과 시간이 감성적 직관의 선천적 형식임이 밝혀지고(형이상학적 구명), 또한 이 둘이 각기 선험적 종합판단(수학적 인식)의 원리임이 제시된(선험적 구명).
제2의 문제에 답하는 것이 “선험적 분석론”이다. 이것은 다시 “개념의 분석론”과 “원칙의 분석론”으로 나뉜다. “개념의 분석론”에서는 처음에 판단의 논리적 형식을 입문으로서 12범주가 도출되고(형이상학적 연역), 이어서 오성에 유래하는 범주가 어떻게 해서 직관의 대상으로 적용되어 객관적 타당성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권리문제’가 해명된다(선험적 연역론). “원칙의 분석론”에서는 먼저 범주가 그것과 이질적인 직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가가 문제되어, ‘선험적 시간 한정(도식)’에 의해 범주가 직관화되는 것이 명백해진다(도식론).
덧붙여 도식을 매개로 하여 이루어지는 선천적 종합판단, 즉 “원칙의 체계”가 제시된다(원칙론). 이 원칙들 가운데서 관계의 범주에 의해 성립하는 “실체지 속의 원칙” ․ “인과율에 따른 연기의 원칙” ․ “상호작용에 따른 동시 존재의 원칙”이 특히 중요하다. 이 세 원칙이 말하자면 순수자연과학의 윤곽을 제시하는 것이다.
선험적 감성론과 선험적 분석론에 관한 고찰을 통해서 학적 인식이 감성(직관)과 오성(개념)과의 결합에 의해 성립되는 것, 또 공간과 시간에서 직관되는 모든 대상은 물자체가 아닌 현상이며, 이 현상은 전부 표상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것(선험적 관념론)이 확인되었다. 이제 이 진리 기준의 입장에서는 종래의 형이상학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생긴다. 이 문제, 즉 제3의 물음에 답하는 것이 “선험적 변증론”이다. 구체적으로는 종래의 특수한 형이상학의 세 부문 ― 합리적 심리학 ․ 합리적 우주론 ․ 합리적 신학 ― 에서 다루어져 온 ‘영혼’ ․ ‘세계’ ․ ‘신’의 이념에 관해서는 학문적 지식이 성립하지 않음을 명시하였다.
제4의 문제에 답하는 것이 “선험적 방법론”이고 학문으로서의 형이상학의 계획이 제시되고 있다. 선험적 변증론에서는 종래의 형이상학은 불가능하다고 하였으나, 형이상학을 추구하는 경향은 인간성에 뿌리를 둔 것이고, 이성의 올바른 사용은 도덕적 신앙의 확립에 있다고 한다. 요약하면 수학 및 자연과학으로 대표되는 이론적 인식은 현상계에 한정되고, 의무와 자유를 중심으로 하는 도덕의 형이상학은 초감성계에 성립하는 것이 명백해졌다. 그리고 『프롤레고메나』(1783)는 『순수이성비판』의 입문적 서술이고, 『자연과학의 형이상학적 원리』는 비판적 입장에 선 체계의 전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