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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안내산악회 남덕유산 산행 계획에 따라 '육십령 → 할미봉 → 서봉 → 남덕유산 → 영각사 → 영각탐방지원센터 → 영각사 주차장'의 12.4km 코스를 6시간 30분 동안 달릴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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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南德裕山]
[정의] 경상남도 거창군 북상면 월성리에 있는 산.
[개설] 경상남도 거창군 북상면,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전라북도 장수군 계북면 원촌리 사이에 있는 산이며, 높이는 1,507m이다.
[명칭 유래] 남덕유산 명칭은 조선 시대에는 봉황산(鳳凰山) 또는 황봉(黃峯)이라고 하였다. 『여지도서[보유]』[안의]에 "황봉은 덕유산에서 남쪽으로 달려 나와 이 산봉우리를 이룬다. 관아의 서북쪽 65리에 있다."라고 하였다. 또한 『대동지지(大東地志)』[안의]에는 "봉황봉(鳳凰峯), 즉 덕유산 동쪽 지맥은 서북쪽 70리에 있다."라고 하였다. 『1872년 지방 지도』[안의]에 현의 북쪽에 황봉이 묘사되어 있으며 산에 영각사가 함께 표기되어 있다. 이를 통해 고지도에서도 ‘황봉·봉황산·봉황봉’으로 지명을 혼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지리산 다음으로 넉넉하고 덕이 있다고 하여 덕유산이라고 하고, 덕유산의 연봉들이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다고 하여 남덕유산이라고 하였다.
[자연환경] 남덕유산은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북덕유산] 남쪽에 있는 덕유산 제2봉이다. 주봉우리인 향적봉을 중심으로 삼봉산에서 시작하여 대봉·덕유평전·중봉·무룡산·삿갓봉 등 해발 고도 1,300m 안팎의 봉우리들이 줄지어 솟아 있으며 동·서 비탈면에서는 황강과 남강 및 금강의 상류를 이루는 여러 하천이 시작되어 낙동강과 금강을 이루고 있다. 식생은 250여 종의 식물과 116종의 조류, 446종의 곤충류, 19종의 어류, 95종의 거미류가 서식하고 있다.
[현황] 남덕유산과 향적봉 사이의 약 20㎞ 구간에는 해발 고도 1,300~1,400m의 소백산맥 주맥이 북동~남서 방향으로 뻗으면서 경상남도와 전라북도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계곡은 총 8곳이 있으며, 특히 북동쪽 무주와 무풍 사이를 흐르면서 금강의 지류인 남대천으로 흘러드는 무주 구천동[약 30㎞]은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명소이다. 무이구곡을 비롯한 구천동 33경과 칠련 폭포·용추 폭포 등이 장관이고, 안성·송계사·산수리 계곡 등도 명소로 꼽힌다. 6월 초순에는 20㎞의 능선과 등산로를 타고 펼쳐지는 철쭉 군락이 유명하고 여름이면 시원한 구천동 계곡이 피서객들로 가득 찬다. 또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이, 겨울에는 눈 덮인 구상나무와 주목, 바람에 흩날리는 눈보라가 장관이다. 산중에는 신라 헌강왕 때 심광 대사가 창건한 영각사가 있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2024년 9월 세 번째 목요일이자, 추석 황금연휴가 끝나고 첫 출근 날인 19일은 대기업 안내산악회 '국립공원 스탬프' 인증팀을 따라, 국립공원 남덕유산에 오르기로 했다. 남덕유산은 2017년 12월 대학 동기들과 대중교통을 이용해 무박으로 영각사에서 설천봉까지 달린 후 곤돌라를 타고 리조트로 내려간 게 첫 산행이다[산행기]. 이후 2018년 12월, 2017년 산행 때 불가피하게 곤돌라를 타고 내려왔다는 게 걸려, 역시 대중교통을 이용해 무박으로 영각사에서 삼공리로 하산했다[산행기]. 그리고 앞선 두 번의 산행 모두 무박으로 진행하는 바람에 봉황봉(남덕유산)에 올랐을 때는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그저 랜턴에 의지해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기는 것에 만족한 산행이라는 게 마음에 안 들어, 대낮에 오르는 산행을 찾다가, 대기업 안내산악회 대간팀을 따라 육십령에서 삿갓재대피소까지 달린 백두대간 연결 산행이다[산행기]. 고로 이번이 네 번째 봉황봉 산행이다. 세 번째 백두대간 연결과 비슷하나, 삿갓재 대피소까지 달리는 게 아니라, 봉황봉에서 영각사로 하산하는 힐링 산행이다.
매주 목요일은 대기업 안내산악회의 목요방 산행에 참석하는 게 정기산행처럼 된 게 1년이 넘었으나, 19일은 지난 2021년 12월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와 다녀온[산행기] 하동 형제봉(성제봉) 산행이 잡혀, 대안을 찾다가 발견한 게 같은 안내산악회의 남덕유산행이다. 2012년부터 매주, 몇 년 전부터는 주 2회 산행을 다니다 보니, 목요방 산행 횟수가 늘어날수록 이미 다녀온 산행이 공지되는 일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 사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할 상황으로, 그건 나뿐만 아니라, 목요방원의 공통된 고민이자, 인솔 대장의 가장 큰 고민이다. 해서 대장이 방원들의 신청을 받아 진행하는 산행이 최근 늘었는데, 오히려 그 때문에 중복되는 산행이 더 많아졌다. 당장 19일 형제봉 산행 신청자만 봐도, 핵심 방원 몇이 안 보인다. 물론 헝제봉은 21년 한 번 다녀온 산이고, 남덕유는 이번이 네 번째니, 어차피 올랐던 산 다시 가는 거 한 번밖에 안 오른 형제봉 가는 게 낫지 않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까만 소도 외면하는 형제봉과 국립공원 덕유산을 같은 선상에 놓고 보는 건 어불성설이다!
어쨌든 14일부터 18일까지 추석 황금연휴라 굳이 목요일이 아니어도, 연휴 중 어느 날이든 마음에 드는 산행이 있으면 따라나설 수 있으나, 일요일인 15일 오래전 홍천 오음산을 다녀오기로 한 상태라 날짜 선택의 폭이 좁다. 와중에 22일 일요일은 마누라와 함께 해파랑길 35코스를 달리기로 해, 주어진 날짜는 수, 목에 불과했다. 그리고 수, 목 출발하는 산행 중 둘레길을 빼면 이미 다 다녀온 산이다. 다른 안내산악회는 아예 출발 숫자가 많아야 두셋에 불과해 고려 대상도 아니다. 고로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산 또는 갔던 산을 다시 가는 거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하지만, 추석 연휴 다음날이라, 대중교통은 지옥을 맛볼 수 있어, 버리고 나면, 남는 건 중복 산행이다. 그럼, 국립공원 중 올해 다녀왔거나, 오를 예정이 없는 산은 남덕유산이 유일했다. 말인즉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나마 다행은 6시간 반 동안, 들머리 육십령에서, 날머리 영각사까지 달리는 거라, 시간에 쫓기지 않고 유유자적할 수 있어, 지난 일요일 한강기맥 5구간을 달리느라 지친 몸을 회복하는 힐링 산행이라는 거. 와중에 봉황봉에서 영각사로 하산은 초행이다. 그것도 낮에!
나와 같은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19일 남덕유산행에, 몇 명의 목요방원이 신청했고, 인솔 대장 또한 목요방원이다. 믿지는 않지만, 기상청 덕유산 산악날씨에 의하면, 19일은 맑은 후 차츰 흐려지고, 기온은 영상 25℃~26℃, 바람은 2㎧~3㎧, 15시에는 5㎜의 소나기가 내린다는 예보다. 말인즉 올여름 산행 중 그나마 시원한 날씨다. 해서 만약에 대비해 지난 산행에서 놓고 내린 우산을 대체한 우산을 마련해 가져가는 거 외에는 평소와 다름없는 산행 준비다. 다만, 영각사로 하산하는 코스에 씻을 수 있는 계곡이 있는지 확실하지 않아, 주차장 화장실 신세를 져야 할지도 모른다. 당연히 날머리 주변에 식당은 없으나, 지도에 매점은 있는 거로 나오니, 거기서 간편식으로 하산주를 마실 예정이다. 물론 영업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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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역 1번 출구 기준, 다른 산행지보다 20분 이른 6시 40분 출발하는 산행이라, 역시 20분 이른 4시 40분에 알람을 맞췄으나, 그보다 10분 이른 4시 30분 기상해 아지트에서 볼일을 보며, 밤사이 변한 게 있는지 확인했다. 먼저 신청자는 하루 전 확인했을 때는 28인승 버스에 대장 포함 20명이었으나, 4명이 더 신청해 24명이다. 그리고 당일 일기예보는 전일 예보보다 기온이 1℃ 오른 거 외에는 차이가 없다. 비록 1분짜리 레이더 영상에 불과하지만, 남한 주변에 비구름이 사라지는 게, 역시 3시경 내린다던 소나기는 오보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 초미세먼지, 미세먼지가 '좋음'이라, 다른 건 몰라도 일단 조망은 기대할 만할 듯하다. 그렇게 변동 사항을 확인한 후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준비한 배낭을 둘러메고, 5시 36분 봉화산행 열차를 타기 위해 5시 25분 집을 나서 구산역으로 갔다. 이후 삼각지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 6시 19분 사당역에 도착해, 즉석 빵집에서 김밥을 사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고, 1번 출구로 나갔다.
1번 출구로 나와 입구에서 패드로 몇 가지 궁금한 걸 확인하고 있는데, 인솔 대장과 친숙한 산꾼이 나오면서 인사 후 누굴 기다리는지 묻는다. 당연히 아니라고 답하고, 궁금증을 해결한 후, 공영주차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산악회 버스 구역인 사각지대로 가자, 다섯 대의 버스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그 다섯 대 중 다른 색깔의 버스가 남덕유산으로 가는 차다. 그 옆에는 하동 성제봉으로 가는 목요방 버스도 보인다. 그리고 버스에 타려는 데, 성제봉으로 가는 목요방 터줏대감이 와, 인사하자, 남덕유산이 초행인지 묻는다. 해서 둘 다 초행은 아니니, 그럼, 남덕유산이라고 하자. 바로 이해한다. 그가 성제봉행 버스에 타는 걸 보고, 배낭을 둘러멘 채 버스에 타, 배낭에서 슬링백과 물가방, 슬리퍼를 꺼낸 다음 배낭을 앞 좌석 밑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충전기를 연결하는 등 모든 세팅이 끝나고, 출발을 기다리는데, 인솔 대장이 오더니, 좌석 번호가 하나 뒤라고 알려준다. 그나마 그 자리 승객이 죽전 탑승이라 망정이지, 큰 실수할 뻔했다.
예정대로 6시 40분 버스가 출발해, 양재에서 나머지 승객을 태우고 고속도로로 들어서는 걸 보고, 잠이 들어 8시 40분경 깼다. 그리고 현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창밖을 내다봤다. 지난주 목요일 본 경치다. 당연히 그게 정상이다. 육십령은 지난주 목요방 산행인 산청과 진주의 집현산에 가기 전이다. 그리고 집현산의 일부를 이루는 진양기맥은 오늘 오를 백두대간 남덕유산에서 분기한다. 그런데, 지난주 버스는 옥산휴게소에서 정차했는데, 더 가까운 곳이 목적지인 이 버스는 옥산을 지나쳐, 금산인삼랜드로 들어갔다. 버스가 주차하기를 기다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손을 씻으러 수도로 가자, 친숙한 산꾼이 5ℓ 물통에 물을 받고 있어, 영각사 주차장에 화장실이 있던데, 라고 말을 꺼내자, 관리를 안 해, 사용하기 불편할 거 같아 물을 준비한다고 했다. 하긴 영각사 주차장은 들머리로, 아직 캄캄한 새벽 서너 시에 출발만 해, 상태를 모른다. 그런 얘기를 나눈 후, 휴게소 뒤에 있는 연못의 잉어는 잘 있는지 확인하고 버스로 갔다.
휴식이 끝나고 버스가 출발했으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육십령 도착 20여 분 전 인솔 대장이 이번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이 대장은 들머리 도착 직전 산행에 관해 설명했었나? 남덕유산은 국립공원 덕유산뿐만 아니라, 백두대간의 주요 구간 중 하나에, 진양기맥의 분기점이라, 산꾼, 맥꾼뿐만 아니라, 등산객도 많이 찾아, 특별히 설명할 것도 없다. 다만, 육십령이 700고지로 꽤 높은 곳에서 시작하나, 남덕유산이 1,500m가 넘어, 올려야 할 높이가 만만치 않아, 생각보다 힘들고, 와중에 폭염 특보 발효 중이라, 더위에 조심하고, 물을 많이 준비하라는 게 주요 얘기다. 내게 정말 중요한 얘기는, 날머리 매점도 영업을 안 해 먹거리가 전혀 없다는 언급이다. 그리고 10시경 육십령에 도착 예정이라, 4시 30분 서울로 출발할 수 있게 그 전에 버스에 탑승해 달라는 말로 설명을 끝냈다. 그런데, 육십령이 700고지? 그렇게 높았나? 내 의문에 답하듯이 실제 버스는 육십령으로 너무 쉽게 올라, 9시 55분경 도착했다.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인가? 물론 도착 전 바람막이와 넥워머를 벗어 슬링백에 넣고, 슬리퍼를 벗고, 등산화로 갈아 신은 후 끈을 조이고, 슬링백과 물가방을 크로스로 메는 거로 산행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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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령에 도착해 버스가 정차하자마자, 대장이 얘기한 고도가 맞는지 궁금해 서둘러 차에서 내려, 등산 앱을 기동하고, GPS를 확인했다. 556m~701m 두 앱의 고도 차이가 심하다. 첫 번째 앱인 산길샘 동기화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고로 e-산경표의 고도가 실제에 가깝다. 거의 근접했다.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봉황봉의 높이가 1,507m니, 고도차는 806m에 달해 절대 쉽지 않은 산행이라는 걸 알려준다. 산길샘 오류가 맞는지 궁금해 2021년 10월 산행 때 확인한 트랭글 기록을 찾아봤다[산행기]. 없다! 당시는 들머리의 높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해서 백두대간 연결 산행으로 영취산에서 육십령까지 달린 산행의 기록도 봤다[산행기]. 날머리의 고도가 711m다! 그걸 확인한 후 육십령 표지석을 기록으로 남기고, 일행의 뒤를 따라 계단으로, 백두대간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좌회전해 봉황봉으로 향하는데, 등산로 왼쪽에 떨어진 지 얼마 안 된 밤송이다. 하산주는 없고, 시간은 남아돌아, 가던 길을 멈추고 약간 벌어진 밤송이의 입을 더 크게 벌린 후 밤을 꺼냈다. 당연히 그러는 동안 일행 대부분은 나를 추월해 봉황봉으로 갔다.
그러다 손으로 밤송이 입을 벌리는 것에 한계를 느껴, 밤송이 까던 일을 멈추고, 정규 등산로로 돌아와 봉황봉을 향해 10여 미터를 가자, 바닥에 멀쩡한 등산지팡이가 떨어져 있다. 일행 중 누군가가 떨어트린 거라, 주워다 주려고 줍고 보니, 밤송이 까기에는 적격이라, 그걸 들고 다시 밤송이 밭으로 돌아가 하던 일을 재개했다. 그렇게 등산지팡이를 이용해 다시 밤송이를 까고 있는데, 왼손에만 등산지팡이를 든 노년의 등산객이, 봉황봉 쪽에서 바닥을 살피며 온다. 해서 그를 불러, 지팡이를 보여 주고 이걸 찾는지 묻고 그에게 돌려줬다. 그리고 뒷정리를 한 후 수확한 알밤을 슬링백에 넣고, 산행을 재개했다. 유유자적 정상으로 향했으나, 그렇다고 페이스를 떨어트린 건 아니라, 먼저, 지팡이를 주워준 노년의 등산객을 추월한 후 다시 서너 명의 일행을 추월하며 가다, 지난밤 숙취의 효과로 아랫배가 슬슬 아파져 와 등산로에서 벗어난 왼쪽 언덕을 넘어, 인적이 없는 숲에서 땅을 파고 일을 보고, 파낸 흙으로 덮었다. 그리고 백두대간으로 돌아와 북진했다. 물론 볼일을 보는 동안 다시 제일 후미다.
그나마 꺼림칙하게 북진을 방해했던, 아랫배의 고통이 사라지자, 몸은 더 가뿐해지고 기분도 좋아져 페이스에는 변함이 없으나, 속도가 더 빨라져, 다시 일행을 하나둘 추월하며 가다 보니, 앞에 밧줄이 설치된 바위 지대다. 당연히 밧줄은 무시하고 그 위로 올라가자, 능선은 암릉으로 이어지고, 등산로는 그걸 우회한다. 그걸 그냥 지나칠 인간이 아니라, 등산로에서 벗어나 희미한 인적이 있는 암릉으로 갔다. 그런데, 오르는 게 쉽지 않다. 물론 네발로 기면 되나, 벌써 기고 싶지는 않아 서서 올라가다가 미끄러져, 다시 암릉 끝으로 떨어졌다. 해서 암릉 오르는 건 포기하고, 왼쪽 숲사이로 보이는 조망을 기록으로 남긴 후 등산로로 돌아와 정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작은 언덕에 올라서자, 할미봉이 앞을 가로막고, 그 뒤로는 남덕유산과 월봉산의 전경을 볼 수 있어 그걸 파노라마로 남겼다. 백두대간과 거기서 분기한 진양기맥이다. 진양기맥은 지난주 다녀온 산청과 진주의 집현산과도 관련 있다[산행기]. 이후 계속되는 할미봉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라, 비록 같은 봉우리의 모습이나, 보이는 게 약간씩 달라, 계속 찍으며 갔다.
그러다, 할미봉 정상 오른쪽 바위 군락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됐다. 시간상으로는 문제없으나, 불볕더위를 견디기 힘들어 서다. 해서, 일단 할미봉 부근에서 결정하기로 하고 계속 전진했다. 그리고 11시 7분경 할미봉 정상이 멀지 않아 보여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대략 100m가량 되는 듯해,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갔다. 거기서 실수한 게 그러다가, 오른쪽 바위 군락으로 가는 길을 지나쳤다. 그렇게 가던 중 오른쪽 아래로 문제의 바위 군락이 보여 동영상 촬영을 중단하고 그걸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정상으로 오르는 암릉에 도착하자, 여성 등산객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길을 물어, 손가락으로 방향을 알려주고 계속 가, 11시 11분 할미봉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은 바위 전망대라, 진행 방향 조금 아래 흙이 있는 곳에 정상석이 있다. 당연히 전망대에 섰으니, 동영상 촬영을 마치고 보이는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지난 백두대간 연결 산행 때는 지나쳤던 정상석을 배경으로 삼각대를 이용해 인증을 남기고, 할미봉을 떠났다.
할미봉 정상 도착이 11시 11분이니, 산행 시작 후 대략 1시가 16분 만이다. 그런데, 내리라는 비는 안 오고 땀이 폭우가 되어 떨어지는 중이다. 중간에 아픈 배를 치료한 후라, 허기도 지고 목도 말라, 시원한 냉장고에 있던 오이를 꺼내 그중 한 쪽을 먹으며 전진해, 11시 17분 할미봉에서 70m 거리의 반송마을 갈림길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 끝이 바위 전망대라, 그곳으로 갔다. 남덕유산 쌍봉이 더 가까워진 거 외에는 앞의 전망대와 다를 바가 없으나, 그래도 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거기를 떠나 조금 전에 본 할미봉과 남덕유산 쌍봉 사이의 바위 전망대로 갔다. 이후 그 바로 밑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주변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남겼다. 물론 촬영을 마치고, 사진으로도 담고! 이후 할미봉 정상 가는 길을 알려달라고 했던 여성이 도착해, 할미봉을 배경으로 인증을 부탁해 찍어주고, 전망대를 떠나 서봉으로 향해, 11시 11분 삼자봉 갈림길에 도착했다. 정상 중앙 나무에는 못으로 고정된 이정표가 있고, 오른쪽은 영각사 방향으로 공사 중이고, 서봉/장수 덕유산은 왼쪽이다. 물론 좌회전한다는 게 아니라, 직진은 급경사라 우회하는 거다.
폭우가 되어 쏟아는 땀을 흘리며, 가쁜 숨까지 몰아쉬며, 깔딱을 올라가는데, 문자가 도착했다고 핸드폰이 알려줘 혹시 급한 건지 몰라 귀찮지만,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헐벗은 여성이 친하게 지내자고 보낸 문자다. 내가 강한 남자라는 걸 세상의 헐벗은 여자들이 어떻게 알고 문자를 보내는 건지 잠깐 추측한 후, 바로 헐벗은 여성 명단에 등록했다. 그리고 계속 전진해 12시 10분 지리산을 지키는 반달가슴곰이 덕유산도 지키는 영역이라 통제하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그런데, 언제 얘가 지리산을 떠나 여기까지 왔을까? 대간꾼처럼 백두대간을 따라? 어쨌든 남덕유산까지는 3.6km 남았다. 시간으로는 1시간 반 정도. 이 페이스를 유지하면 1시 40분 전 도착이다. 이정표를 비롯해 헬기장 주변을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깔딱을 오르자, 나무를 땅에 박은 계단이다. 그 계단을 오르자, 완만한 경사의 평지가 나오고, 부부로 보이는 한 쌍이 휴식 후 막 출발했다. 해서 거기에 멈춰 이번 산행 처음으로 물가방에서 얼린 보리차를 꺼내서 마시고 나무에 기대 잠깐 휴식했다. 현 위치의 고도가 1,090m, 수직으로 460m가량 올라가야 봉황봉으로 쉽지 않다! 다른 것보다 불볕더위가 발목을 잡는다.
잠깐 휴식 후 다시 길을 재촉하는데, 고도가 높아질수록 햇살을 정면으로 받는 거리와 시간이 길어져 진행이 더 어렵다. 그리고 이미 12시가 넘어, 12시 36분이라, 가던 길을 멈추고 울창한 숲 사이로 그나마 조망이 좀 트인, 등산로에서 약간 벗어난, 낭떠러지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물통과 김밥을 꺼냈다. 앉아서 김밥을 먹는 건 꽤 오랜만이다. 어쨌든 그렇게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있는데, 가쁜 숨을 몰아쉬면 올라온 산꾼이 산악회인지 물어, 그렇다고 하자, 옆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그리고 본인은 삼자봉 삼거리에서 1시간가량 알바를 했다며, 혹시 물이 얼마나 있는지 물어, 1ℓ 정도 있다고 하자, 조금만 나눠줄 수 있는지 물어, 슬링백에서 500㎖ 생수를 꺼내, 그의 물병에 반 정도 따라줬다. 병째 출지도 생각해 봤지만, 남은 거리와 햇살을 고려했을 때, 그건 자살행위라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등산로 옆에 둘이 앉아 간단하게 점심을 먹는 동안, 몇의 일행이 추월해 갔다. 그리고 대화를 나누다가 실수로 이 더위에 10월 1일 지리산 성중종주를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을 꺼내자, 그 산꾼이 신이 나서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종주에 관해 여러 가지 팁을 알려줘 조용히 듣고 있었다.
대략 15분가량 간단히 점심을 먹으며, 충분한 휴식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다시 서봉으로 향하다, 울창했던 숲이 끝나는 조짐이 보이는 지점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시 5분 산경표 지도에 '전망'이라 표기된 바위 전망대에 도착했다. 당연히 낭떠러지 끝에 서서 보이는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겼다. 참고로 남쪽 끝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게 지리산이다. 이후 다시 길을 재촉해 1시 25분 1,350봉을 넘어, 1시 35분 다시 서봉 적전 바위 전망대에 도착해 주변을 섭렵한 후 계속 위로 향하자, 갑판 계단이고, 그 계단 난간에는 실종자를 찾는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육십령에서도 본 거로, 아마 백두대간 중주 육십령에서 빼재 구간 무박 산행 중 길을 잃은 듯하다. 실종 일이 5월 15일이니, 이후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구글링해 봤다. 같은 사건인지는 모르나, 실종 보름이 지나, 함양 경찰서에서 수색했다는 의용소방대 홍보 글이 있다[기사]. 결과는 없는 걸 보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한 듯하다. 그리고 뽐뿌에 5월 22일[기사], 6월 14일 아들이 올린 거로 보이는 도움 요청 글[기사] 이후로는 기사를 찾지 못했으니, 그렇게 잊힌듯하다.
갑판 계단을 올라, 계속 위로 향하다가 오른쪽으로 봉황봉, 즉 남덕유산의 전경이 보이는 곳에서 숨을 고르며, 암봉인 서봉과 오른쪽 봉황봉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이후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시 40분 남덕유산 1.5km 이정표에 도착했다. 정황상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갈림길로 보이는데, 이정표에는 어떠한 정보도 없다. 어쨌든 그걸 기록으로 남긴 후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시 51분 덕유산 서봉 정상에 도착했다. 일단 정상석을 찍은 후, 슬링백에서 삼각대를 꺼내 거기에 핸드폰을 거치하고 인증을 남겼다. 이후 널따란 평지인 헬기장으로 가, 주변에 보이는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겼다. 거기에는 남진하는 백두대간과 설천봉부터 봉황봉에 이르는 덕유산 능선, 물론 그 중간 백암봉에서 우회전하는 백두대간의 모습도 있다. 이후 급경사 철계단으로 바로 앞에 보이는 봉황봉으로 가기 위해 고개로 내려갔다. 그리고 2시 18분 서봉과 봉황봉 사이의 작은 봉우리에 올라, 가야 할 봉황봉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지금까지와는 달라 다른 세상에 온 거처럼 보이는 완만한 경사의 등산로도 사진에 담았다.
2시 21분 삿갓재대피소 갈림길에 도착했다. 봉황봉은 0.3km 직진해 올라가면 되고, 삿갓재는 좌회전하면 된다. 그런데, 봉황봉까지 남은 300m가 지옥이라는 건 지난 산행 때 경험해서 알고 있다. 거기다 불볕더위까지! 어쨌든 힘을 내 정상으로 향하다가, 가쁜 숨을 가라앉히기 위해 잠깐 쉬는 동안 뒤로 돌아 서봉을 감상하고 기록으로도 남겼다. 그리고 2시 36분 두 번째 삿갓재 갈림길에 도착했다.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100m! 남은 100m를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2시 40분 정상 바로 아래 바위 전망대에 도착했다. 거기서 주변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했다. 그리고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가, 2시 41분 도착했다. 도착 직전 조금 앞서 도착한 일행이 인증을 부탁해 '그러마' 하고 정상석까지 기록한 후 촬영을 마쳤다. 그리고 서로의 인증은 남기느라 정신이 없어 정작 정상석 독사진 찍는 걸 깜빡했다. 산 소개의 정상석 배경 사진은 동영상에서 캡처한 거다! 인증을 남긴 후 정상을 떠나려는 데, 영각사 방향에서 부부가 올라오더니, 들머리가 어딘지 물어, 육십령이라고 하자, 못 알아듣는다.
남쪽 백두대간을 가리키며 거의 끝에 있는 비닐하우스를 가리키며 저기서 출발했다고 알려주자 너무 멀다며 다른 길은 없는지 물어, 서봉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삼자봉이 있으니, 거기서 저 아래로 보이는 학생교육원으로 가라고 알려준 후 영각사 주차장을 향해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했다. 애초 1시 40분경 봉황봉에 도착할 거로 생각했으나, 중간에 주저앉아 김밥도 먹고, 전망대라는 전망대에서는 다 노닥거리며 오다 보니, 그보다 1시간가량 늦은 2시 40분경 도착했다. 마감까지 남은 시간은 1시간 50분에 불과하고, 영각사까지 남은 거리는 모른다. 그래도 마감 시간까지 도착은 자신 있어 페이스를 유지하며 가다, 진양기맥을 따라 솟은 암봉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그 암봉에 도착해서는 뒤로 돌아 봉황봉의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와중에 북진하는 백두대간을 기록으로 남기는데, 삿갓봉 위에 우뚝 솟은 게 있어 자세히 살펴봤으나, 거리가 멀어 뭔지 구분이 안 된다. 해서 과거 산행기를 뒤져 삿갓봉 정상 사진을 찾아봤다. 정상석이다. 남덕유산 최고의 전망대라는 명성답게 정상에 가리는 게 아무것도 없어 정상석이 두드러져 보인 거다.
몇 해 전 두 번이 이 길로 오를 때는 한 겨울 새벽이라 보이는 게 아무것도 없어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으나, 불볕더위 아래 이 길을 하산하면 보니,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절경이라, 계속 사진을 찍으며 내려갔다. 물론 암봉에 올라서는 지나온 반대편을 향해 셔터를 누르고. 백두대간 봉황봉에서 분기해, 당연히 지난주 목요일 다녀온 산청과 진주의 집현산을 능선 일부를 통과는 진양기맥의 모습도 기록으로 남겼다. 다른 구간은 몰라도 본의 아니게 앞에 보이는 진양기맥은 다 달렸다! 3시 7분 영각탐방지원센터 2.6km 이정표를 통과하며 계산해 보니, 4시까지는 영각사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 하지만, 와중에 일행 중 몇 명을 더 추월해 현재, 여덟 명 정도가 뒤에 있어 서두를 이유가 없어, 페이스는 유지하되, 이것저것 할 짓을 다 하며 내려가, 3시 9분 진양기맥 갈림길에 도착했다. 목책과 경고문 등으로 차단하고 있는 능선을 따라 직진하는 게 진양기맥이다. 당연히 영각사는 우회전으로 계곡을 따라 난 등산로로 내려가면 된다.
한겨울 두 번의 무박 덕유산 종주 때는 눈으로 덮여 있어 몰랐지만, 계곡 옆으로 난 길이 너덜이다. 말인즉 쉽지 않은 길이다. 그래봐야 어렸을 때부터 익숙한 너덜이라 내려가는 데 어려움은 없었으나, 계곡이라는 것에 주목해 물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갔다. 보리차는 진작에 다 마셨고, 산꾼의 물병을 채워주고 남은 생수를 마시며 가는 중인데, 이게 뜨거워 차라리 안 마시는 게 더 나을 정도라, 계속 갈증을 참고 있었다. 말인즉 물이 있음에도 뜨거워서 못 마시고 여기까지 왔다. 계곡에 귀를 집중한 덕분에 3시 31분경 작은 소리로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지난 대기업 산행 때 분실한 배낭에 있던 컵이 없어[산행기], 뜨거워진 물이 든 생수병을 꺼내, 뜨거운 물은 버리고 거기다 졸졸 흐르는 물을 받아 일단 마음껏 들이켰다. 그런데 얼마 안 되는 수량임에도 생각보다 시원해 생수병의 반을 채운 후 계곡에서 나와 정규 등산로로 돌아가 다시 하산했다. 와중에 물병을 가방에 넣은 게 아니라, 들고 가다, 목마르면 계속 마셨다. 그리고 몸의 열기로 뜨거워지면 바로 계곡으로 내려가, 병을 비운 후 다시 찬물 채우기를 반복하며 주차장으로 향했다.
웃기는 건 영각탐방지원센터 1.5km 이정표가 있는 쉼터 바로 아래 약수는 물이 말랐다. 어쨌든 뒤에 여덟이나 있고 마감까지는 아직 멀어 유유자적 주변을 즐기며 내려가는데, 화전민의 흔적이라 생각되는 돌로 둥글게 쌓은 곳이 있어,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4시 5분 영각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는 거로 사실상 남덕유산행은 마쳤으나, 버스가 기다리는 영각사주차장까지 남은 거리를 알지 못해,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하며 가, 4시 11분 영각사 입구 아스팔트 포장도로 합류지점에 도착했다. 이후 거기서 우회전해 어딘지 모르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러다 나보다 조금 앞서가던 일행이 나를 보더니, 동행이 있어 안심이라고, 말을 건넨다. 해서, 뒤에 여덟이나 있다고 알려주자, 깜짝 놀라며 안심하는 표정이다. 뒤에 몇이 있던 마감인 4시 30분 전 도착은 확실하니, 쫄 이유가 없는데, 경험이 부족한 듯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버스 기사가 출발을 결정하는 대기업 안내산악회에선 몇 명이 뒤에 있는가가 아니라, 마감 전 도착이 핵심이다. 어쨌든 계획대로 할 거 다 한 후, 그와 나란히 마감 12분 전인 4시 18분 주차장에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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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18분 산악회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영각사 주차장에 도착하자, 먼저 인솔 대장이 왜 늦었는지 물어,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그랬다고 답하고, 내 뒤로 여덟 명이나 있는데, 마감 시각에 맞춰 도착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알려줬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화장실 세면대가 아니라, 건물 외부에 별도의 세면대가 있다. 역시 국립공원으로 찾는 등산객이 많은 주차장답다. 고로, 산꾼이 휴게소에서 산행 후 씻을 물을 준비한 건 쓸데없는 일이 됐다. 해서 슬링백과 물가방을 벗어, 세면대 옆 의자에 올려놓고, 버스로 가, 슬리퍼와 비닐봉지를 가져와, 의자에 앉아,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은 후 그것들은 가져온 비닐봉지에 넣고 밀봉했다. 그리고 세면대로 가 웃통을 벗어 부친 후 먼저, 발을 씻고,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한 후, 잘 빤 수건으로 상체를 여러 차례 깨끗이 닦았다. 이후 러닝셔츠를 깨끗이 빨아 입고 겉옷도 입었다. 그리고 모든 짐을 들고, 버스에 타, 배낭에 쑤셔 넣자, 배낭이 의자 밑으로 들어가지 않아, 그걸 들고 차에서 내려, 짐칸 제일 끝에 집어넣었다.
그러는 동안, 인솔 대장이 기사에게 사정해 출발을 10분 늦췄다고, 알려준다. 와중에 그게 불만인 승객도 있고. 어쨌든 이 안내산악회는 인솔 대장이 아니라, 기사가 버스 운행에 관련된 모든 걸 결정한다는 걸 다시 확인한 순간이다. 그 덕분에 네 명을 제외하고, 4시 30분이 다 되어 내리기 시작한 가랑비를 맞으며 뛰어 내려온 나머지는 산악회 버스를 타고, 4시 40분이 조금 넘어 서울로 향했다. 그런데, 산행 중에는 죽을 거 같더니, 씻고 휴식하고 나니, 다시 멀쩡해져, 전혀 피곤하지 않아 잠도 안 온다. 지난 일요일 오음산행 때와 같은 증상이다[산행기]! 왜, 그럴까? 어쨌든 잠이 안 오니, 별수 없이 책을 보다가, 눈이 아프면 창밖 경치를 감상하며 가는데, 무주를 지나자, 폭우가 내린다. 그리고 언제 비가 사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신탄진 휴게소에서 차에서 내려며 보니 비가 내린 흔적도 없다! 대한민국 꽤 큰 나라다! 휴식이 끝나고, 휴게소를 떠난 버스는 먼저 죽전에서 승객을 내려주고, 7시 36분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 도착했다.
당연히 도착 직전 내릴 준비를 마친 상태라, 버스에서 내려 짐칸에서 배낭을 꺼내며 보니, 뒤에 같은 산악회 버스라 어디를 다녀왔는지 봤다. 선운산! 이건 왜 이렇게 늦었지? 선운산이 남덕유산과 비슷한 위치인가? 어쨌든 양재역에서 열차로, 불광역으로 향하며 마누라에게 문자를 보내, 대조시장 삼오순대에서 순댓국 먹고 갈 테니, 기다리지 말고 저녁을 먹으라고 했다. 9시면 영업이 끝나는 순댓국집이라, 여차하면 주변의 다른 순댓국집에 갈 생강이었으나, 8시 반 전 불광역에 도착하면 무조건 삼오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8시 22분 불광역에 도착해 바로 문제의 순댓국집으로 가, 얼큰이 모둠과 빨갱이를 주문했다. 그리고 조금 있으니, 주문한 음식은 나왔으나, 빨갱이가 없어, 혹시 주문을 잊었나, 해서 빨갱이 얘기를 꺼냈더니, 떨어졌다고. 해서 별수 없이 이슬이를 주문해 순댓국을 안주로 하산주를 마셨다. 이후 모든 걸 깨끗이 비우고, 8시 56분 식당을 나와 집으로 향해, 9시 10분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대기업 안내산악회 남덕유산 산행 계획에 '따라 '육십령 → 할미봉 → 서봉 → 남덕유산 → 영각탐방지원센터 → 영각사 주차장'의 16.34km(산길샘) 코스를 6시간 26분 동안 달렸다. 이동 5시간 41분, 휴식 45분!
계속된 불볕더위로 몸은 견디기 힘들었으나, 조망, 하나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완벽에 가까운 남덕유산행이었다. 역시 국립공원은 실망하게 하는 일이 없다!
불볕더위 아래 쉽지 않은 산행을 선택한 모두가 산꾼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는 그렇지 못해 정확한 이유는 모르나, 추가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몇 명이 낙오해 함께 서울로 오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달리는 동안은 죽을 맛이었으나, 산행이 끝나자, 눈 쌓인 남덕유산이 보고 싶어, 인솔 대장에게 겨울에도 가자고 요청했을 정도다. 돌아온 답은 12월 31일 예정하고 있다고!
지난 2021년 10월 육십령에서 삿갓재대피소를 거쳐 황점으로 하산할 때는 7시간 16분이 걸렸고, 이번에는 6시간 26분이 걸린 걸 보면, 확실히 하산주 여부가 산행 속도를 결정짓는 최고 요인이다. 물론 2021년에도 할 짓은 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