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대와 호암지 생태공원
강헌모
충주 탄금대 공원에 간다. 탄금대로 올라가는 진입로는 오르막길이어서 약간 숨이 차다. 그곳에 올라가 한 바퀴 도니 면적이 컸고, 울창한 소나무들이 많이 있어서 가는 곳마다 시원하다. 산책로도 있어서 우뚝 솟은 소나무 사이를 걷는 기분이 괜찮다.
충주 탄금대는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하나인 우륵선생이 가야금을 탄주하던 곳이라 하여 탄금대라는 명칭이 생겼으며, 임진왜란 당시 신립장군이 고니시 유키나가가 이끄는 왜군과 싸우다 패전하자 투신한 주변지역으로 역사적 가치가 큰 명소이다.
탄금대 공원에서 내려다 본 탄금호는 고요하다. 마치 흐르는 물결이 없는 듯한 정지된 모습이라 할까. 그 강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수채화에 담아도 될 그림이기에. 탄금대 안에는 사찰이 있고, 커피 파는 카페가 있다. 그곳에서 차를 마시면서 강가를 바라보며 좋은 생각을 담기에 알맞은 곳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또한 그곳에는 활을 쏘는 궁도장이 있어서 특이하다. 탄금대에는 야외 음악당이 있어서 넓은 공간에 잔디가 잘 가꾸어져 있어 보기 좋고, 반구형의 지붕을 가진 반원형 무대가 만들어져 있다. 그곳에서 매년 음악제, 글짓기, 사생대회 등이 개최된다고 한다.
탄금대 공원에서 한참 계단을 내려간 나는 탄금호 둘레 길을 걷는다. 시원하게 죽 벋은 길이 멀게 느껴져 지루하게 생각된다. 하지만 운동 삼아 걸어야하기에 40분정도 하니 마음이 편하다. 아름다운 탄금 호를 바라보며 걷는 기분은 좋다. 비록 햇볕이 내리쬐어 눈살이 찌푸려지고 따갑게 느껴졌지만 말이다. 걷는 중에 이따금씩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자전거를 손수 타고 가는 사람이 있고, 자전거를 대여 받아서 타는 사람도 있을 거다.
충주 탄금호는 한강의 줄기이다. 그곳에서 보트가 움직인다. 보트에 줄로 이은 부분을 사람이 잡고 배가 이끄는 대로 움직인다. 보기에 스릴이 있지만 위험하다는 생각도 든다. 빠른 속도로 보트는 강물을 갈라놓고 가니 말이다. 하지만 연습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섭다기보다는 상쾌할 수 있다. 몇 대의 보트가 갔는지, 한 대의 보트가 여러 번 갔는지는 모르지만 여러 사람이 바뀌면서 간 것 같다. 그 광경은 마치 운동선수가 훈련하는 모습 같았다.
내가 걷고 있는 탄금호 건너에 사람들이 살고 있는가 보다. 집들이 있고, 비닐하우스가있다. 또 경운기가 있는 것을 보아 농사를 짓는 것 같았다. 그곳에 사는 주민들은 시내에 볼일이 있으면 배를 타고 나와야 하리라.
점심때가 되어 탄금대 앞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는 곳에서 콩국수와 공기 밥을 먹었는데, 김치가 맛이 있다. 싱싱한 김장김치 같다. 배불리 먹고 나서 중앙탑을 가기위해 시내버스를 기다렸으나 오지 않아 충주 공용버스터미널 부근까지 걸어갔다. 터미널 맞은편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호암지가는 시내버스 시간을 알고 차를 타서 호수마을 아파트 맞은편에서 내렸다.
생태마을인 호암지는 아름답다. 입에서 ‘좋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도심에 그런 곳이 있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나. 감탄했다. 좋은 저수지를 바라보며 걸었다. 호암지 주변에는 카페와 음식을 파는 맛 집들이 있다. 걸어서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니 자유스럽고 평화롭게 보인다.
조용하고 좋은 환경인 호암지가 부럽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좋을 거다. 저수지를 보며 걷기운동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 호암지를 알았으니 청주에서 충주까지 가서 또 걷고 싶은 건 왜일까. 아마 그곳이 조용한 공간이고 물과 나무가 잘 어우러져 있어서 걸으며 사색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일게다. 걷고 있는 중에 앰프에서 음악이 나오니 더더욱 좋았다. 또 활기에 찼다. 그곳을 한 바퀴만 돌아도 훌륭한 운동이 된다. 또한 힐링도 된다. 호암지 생태공원 저수지는 컸다. 그곳에서 저수지를 바라보고 아름다운 나무를 보면서 걸으니 1석 2조가 된다. 단순히 길을 걷는 것 보다는. 생태공원답게 풀냄새가 폴폴 났다.
오늘 탄금대에서 걷기하고 호암지 생태공원에서도 걷기를 하여 넉넉한 운동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탄금대 공원에 들러서 지나간 역사의 흐름을 알게 되었고, 싸움의 현장에서 비참하게 죽어간 영혼들이 많음을 느껴 어디가나 치열한 전투가 없는 평온함이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 흐르는 탄금대의 강물에 지나간 좋지 않았던 사건들을 말끔히 씻고, 미래의 주역인 젊은이들에게 용기와 힘을 불어 넣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호암지 생태공원에서 시원한 바람과 잔잔한 저수지와 아름다운 산책로와 수목과 함께 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충주에 가면 호암지 생태공원에 꼭 둘러봐야겠다는 행복한 숙제거리를 안은 것 같고, 언제라도 자연이 내게 손짓하면 가서 느끼고 삶을 재충전해서 즐겁게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탄금대와 호암지에서 그다지 힘든 줄 모르고, 적지 않은 걷기를 했는데, 그 원동력은 물과 수목과 함께한 자연의 힘에 의해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되어져 행복을 느낀다.
첫댓글 '호암지' 꼭 한 번 가 보고 싶고, 걷고 싶은 곳으로 추가합니다.
노애자 선생님! 추천장소로
희망해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몇 년 전 탄금대에 다녀온 생각이 나는군요. 아름다운 곳이죠. 탄금대에서 싸웠던 신립 장군이 진천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