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김대식, 김혜연 지음 『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
인공지능
요즘 어디를 가든 인공지능, 즉 AI에 관한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AI라고 하면 자율주행 자동차나 로봇처럼 나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들이 챗GPT를 이용하여 글을 쓰고, 번역하고, 그림을 만들고, 자료를 분석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던 중 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라는 제목을 보게 되었다. 제목을 처음 보는 순간 조금 불편하면서도 궁금하였다. AI가 사람의 일을 도와주는 수준을 넘어 정말로 나보다 일을 잘하게 된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인간의 일과 능력이 어떻게 달라질까
일을 더 잘하게 된다면 인간의 가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처음에는 이것을 단순히 직업의 문제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책을 읽을수록 이것은 직업을 넘어 인간의 능력과 가치에 관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상 깊었던 것은 AI가 신입사원들이 주로 맡던 일까지 대신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직장에 들어가 자료를 정리하고, 보고서 초안을 만들고, 정보를 찾는 일을 하면서 경험을 쌓아왔다. 그런데 이런 일을 AI가 대신한다면 기업은 신입사원을 많이 채용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여기서 나는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경험이 많은 사람이 되려면 먼저 경험이 없는 시기를 지나야 하는데, 초보자가 할 일을 AI가 모두 대신한다면 사람은 어디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AI가 단순히 일자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까지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새롭게 느껴졌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 역시 AI를 너무 편리한 도구로만 바라보았다고 생각하였다. 글을 AI에게 맡기고, 판단을 AI에게 맡기고, 필요한 정보를 정리하는 일까지 모두 맡긴다면 당장은 편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가 직접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약해질 수도 있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하느냐 사용하지 않느냐가 아니라, AI를 사용하면서도 인간에게 필요한 능력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시대가 바뀌면서 인간에게 필요한 능력도 달라진다
과거에는 많은 것을 기억하고 계산을 빠르게 하는 사람이 뛰어난 사람으로 평가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계산기와 인터넷, 그리고 AI가 등장하면서 단순히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필요한 정보를 이해하고 비교하며 그 가운데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느꼈다.
처음에는 AI가 발전하면 사람이 많이 알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AI에게 물어보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니 오히려 사람이 제대로 알고 있어야 AI의 답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모른다면 AI가 틀린 답을 말해도 그대로 믿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AI 시대에는 지식이 필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사용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었다.
인간의 경험과 이야기
인간은 단순히 정보를 처리하는 존재만은 아니었다. 한 사람이 살아오면서 겪은 실패와 기쁨, 관계와 감정은 그 사람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AI는 수많은 글을 학습하여 훌륭한 문장을 만들 수 있지만 실제로 실패하여 아파하거나 누군가의 위로를 받아 다시 일어난 경험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인간이 가진 실제 경험은 앞으로도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잘한다는 말의 의미
AI가 사람보다 글을 빨리 쓰고, 자료를 빨리 분석하며, 더 많은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해서 인간의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인간의 가치를 속도와 생산성으로만 비교한다면 인간은 기계를 이기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왜 그 일을 하는지 생각하고, 선택의 결과를 책임지며,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존재였다.
책에서 말하는 장인정신도 인상 깊었다. AI가 평균적인 수준의 일을 쉽게 해낼 수 있는 시대가 되면, 사람이 단순히 평균적인 능력만 가지고 경쟁하기는 어려워질 수 있었다. 그래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꾸준히 배우고 깊이를 쌓아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나는 무엇을 정말 잘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된다.
자기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
AI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주고 여러 가지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갈 것인지는 AI가 대신 결정할 수 없는 문제였다. 결국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은 인간 자신이었다.
이전에 나는 AI를 주로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하였다. 책을 읽은 뒤에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물론 AI 때문에 사라지거나 크게 변하는 직업은 생길 것이다. 그렇다고 AI를 무조건 두려워하며 피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이미 AI는 우리의 일과 생활 속에 깊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와 무조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잘하는 일과 인간이 해야 할 일을 구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계산과 정리, 반복적인 작업에서는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왜 그 일을 하는지 생각하고, 결과를 판단하며, 사람과 관계를 맺는 일은 인간에게 여전히 중요한 영역이라고 느꼈다.
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라는 제목은 처음에는 나에게 위협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뒤에는 조금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AI가 나보다 일을 잘하는 시대가 온다면 나는 AI보다 더 빠르게 일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나는 AI를 알아가고, 사용하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AI에게 맡기고 싶지도 않았다. 필요한 곳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까지 넘겨주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AI가 만들어준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왜 그런 답이 나왔는지를 생각하고 다른 가능성은 없는지 질문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 책은 AI 시대에 필요한 준비가 AI보다 더 기계처럼 일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오히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고, 자신만의 경험과 깊이를 꾸준히 쌓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은 AI의 미래만 생각하게 한 책이 아니었다.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야 할 것인지 어떻게 유용하게 잘 사용할 것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 책이다.
책익는 마을 지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