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10억7천만 명 유치 경쟁, 방한관광 리부팅으로 뒷받침
김관미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전략팀장 나라경제 2022년 07월호
국제관광이 돌아오고 있다. 잃어버린 2년을 빠르게 회복하고자 세계 각국이 분주하다. 그간 출입국 시 엄격히 요구하던 PCR검사와 백신접종 여부 확인이 완화되고 관광비자는 물론 무사증 입국도 다시 허용하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가 주재하고 있는 22개국만 보더라도 입국 전 PCR검사는 요구하지 않거나 신속항원검사로 대체하고 있고, 입국 후 PCR검사가 필수인 국가는 4개국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도 차근차근 국제관광의 단계적 일상회복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1일 해외 예방접종완료자의 경우 입국 시 격리를 면제한 데 이어 6월 8일부터는 예방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입국자 대상 격리면제를 시작했다. 무사증 대상국도 103개국으로 늘어났고 2020년 4월 이후 중단됐던 관광비자 발급도 6월부터 재개했다. 코로나19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어온 우리 관광업계로서는 다시 시작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올해 국제관광을 유치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은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4억7천만 명에 달했던 세계 국제관광 규모는 2020년에 4억 명으로 72.8%나 급감했다. 어느 나라나 ‘잃어버린’ 10억7천만 명을 다시 유치하기 위해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방한관광객 수는 2019년 1,750만 명에서 2021년 97만 명으로 줄어 1,653만 명이나 감소했다.
주요국 시장별 총력 마케팅 등 추진해
방한관광시장 조기 회복 견인
이런 상황에서 방한관광 유치의 최일선에 있는 한국관광공사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방한관광시장의 조기 회복을 견인하고자 ‘방한관광 리부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리부팅 전략은 시장별 유치 총력 마케팅, 한류 중심 K콘텐츠 마케팅, 유관기관 및 업계 협업 마케팅을 기본 방향으로, 5대 중점과제 및 17대 핵심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5대 중점과제는 방한관광 생태계 재건과 브랜드 강화, 국제관광 수요 선점, 현지 유통채널 복원, 고부가 전략시장 활성화, 메가이벤트 개최 및 방한관광 로드쇼 등이다.
‘Travel to Korea Begins Again’이라는 슬로건하에 각 과제와 사업이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7월에는 일본시장, 8월에는 미국시장을 대상으로 관광업계·지자체 등과 공동으로 한국관광 유치단을 구성해서 현지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일본시장은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를, 미국시장은 뉴욕, 시카고, LA를 중심으로 추진한다. 세계 주요 도시에서 진행되는 홍보설명회는 이미 4월부터 시작돼 올해 총 50개 이상의 도시에서 방한관광 최신 트렌드와 신규 콘텐츠를 소개하고 관광업계에 비즈니스 교류 기회의 장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현지 국제관광 박람회에 참석해 한국관광을 홍보하는 것은 물론이다.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를 올해 새로운 K콘텐츠 랜드마크로 키우는 것도 현재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해외 여행업자와 미디어의 관심도 높아 우리가 이미 추진했거나 향후 진행할 팸투어(답사여행) 코스에 청와대 방문을 필수로 포함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서울 청계천 인근에 새로 조성한 글로벌 관광객의 방한관광 첫 관문 공간 ‘하이커(HiKR)’에서 청와대까지 이어지는 동선은 새로운 관광콘텐츠로 각광받을 것이다.
한편 올해 공사가 추진했거나 진행할 각종 팸투어 규모는 1천여 명이 넘는다. 방한 초청 대상은 일본여행업협회(JATA)·트립어드바이저·클룩 등 해외 현지 유력 여행업자와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 관계자, BBC 및 아사히신문 등 언론인, 인플루언서, 마이스(MICE) 관계자 등 다양하다. 코로나19 기간 축적된 우리나라의 새로운 관광콘텐츠 매력은 이들을 통해 전 세계 온오프라인으로 퍼져나가 홍보될 것이다.
팸투어에 이어 실제 상품화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럭셔리 분야의 상품이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5월 말 말레이시아에서 16명으로 구성된 한국 미식기행 테마관광상품 단체여행객이 입국해 6박 8일(평균가격 약 750만 원) 일정을 소화했다. 향후에도 7개의 럭셔리 대표상품을 통해 355명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이후 양적 회복도 중요하지만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서, 럭셔리 상품은 물론이고 크루즈, 의료, 인센티브, 기업회의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전략시장의 조기 정상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더 자주, 더 오래, 더 많이 소비’하는?
한류 관광객, K팝 콘서트 등 활용해 유치?
올해 방한관광 리부팅 사업의 핵심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한류관광 마케팅이다. 한류는 2020년에만 31조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한류 애호층은 2021년 기준 약 1억5천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팬더스트리(Fan+Industry), 팬슈머(Fan+Consumer), 팬노베이터(Fan+Innovator)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 OTT시장이 확대되면서 한류 붐은 오히려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방한외래객에서 한류 관광객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데, 2019년만 하더라도 전체의 약 12.7%인 222만 명에 달했다. 한류 관광객의 특성은 ‘더 자주, 더 오래, 더 많이 소비한다’는 점이다. 우리로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중요 고객이다. 소위 ‘K트래블’, 한류관광 마케팅은 우선 K팝 콘서트를 활용하는 형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국내 정상급 아이돌이 대규모로 참여한 드림콘서트를 활용해 2,500여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모객했다. 올해에만 연말까지 4건의 K팝 콘서트를 비롯한 대형 한류 종합행사를 활용해 방한관광 유치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글로벌 K트래블 페스타(한국문화관광대전) 등의 메가이벤트 추진은 물론 대표 공연관광축제인 ‘웰컴대학로’도 확대 개최할 예정이다.?
이렇게 다양한 사업을 올해 리부팅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함으로써 방한관광 유치사업이 본격 시작됐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제1, 제2, 제3 관광시장인 중국, 일본, 대만으로부터의 방한 유치는 상대국의 방역·출입국 정책으로 아직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이번 리부팅 사업 결실로 연말에는 다시 우리나라 구석구석이 북적북적 붐비고, 침체에 빠졌던 방한관광업계가 신명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