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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시제의(因時制宜)
때에 인하여 알맞음을 만든다는 뜻으로, 그때그때의 변함에 따라 그때에 맞도록 함 또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시세(時勢)에 맞게 함을 이르는 말이다.
因 : 인할 인(囗/3)
時 : 때 시(日/6)
制 : 지을 제(刂/6)
宜 : 마땅 의(宀/5)
임진왜란(壬辰倭亂) 이후 만주(滿洲)에서 일어난 여진족(女眞族)이 세력을 확장하여 청(淸)나라를 세워 황제 나라 명(明)나라를 위협하였다. 반면 명나라는 오랜 부정부패와 당파싸움 등으로 날로 국력이 쇠퇴해 갔다. 이런 국제정세에서 조선왕조의 15대 임금 광해군(光海君)은 그래도 두 세력 사이에 적절하게 외교전술을 펼쳐 침략을 당하지 않고 나라의 평화를 유지해 나갔다. 오늘날 광해군을 재평가하려는 이유가 이런 데 있다.
1623년 인조(仁祖)가 추대되자. 당시의 국제정세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황제나라 명나라에 대한 사대(事大)의 예(禮)를 강조하고. 청나라는 오랑캐로 취급하여 상대를 하지 않으려 하였다. 그러다가 1627년 청나라의 침공을 받아 청나라와 형제의 관계로 동맹을 맺었다. 이른바 정묘호란(丁卯胡亂)이다. 그래도 몰래계속 명나라만 숭상하고 청나라를 배척하다가 1636년 병자호란(丙子胡亂)을 초래하였다.
백성들은 청나라의 칼날 아래 완전히 내팽개친 채, 대신들과 비빈(妃嬪)들은 강화도(江華島)로 피란했다가 곧 강화도가 함락되는 바람에 일부는 자결하였으나, 왕자 등 대부분은 청나라에 포로로 잡히게 되었다. 국왕 인조와 조정의 신하들은 남한산성(南漢山城)으로 피란하였으나. 청나라 대군에 포위된 채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40여일을 버티었다. 각지에서 올라오는 구원군들은 남한산성 부근에서 기다리던 청나라 군대에 전멸을 당했다.
1637년 새해 초 인조는 왕세자와 신하들을 데리고 대성통곡하면서 성을 나가, 삼전도(三田渡)에서 기다리던 청 태종(太宗)에게 무릎을 꿇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치욕적인 항복의 예를 올렸다. 얼마나 비참하고 치욕적인 장면인가?
그리고는 11개 조항에 해당되는 청나라의 강압적인 요구 조건을 다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가운데는 청나라와 군신(君臣)의 관계를 맺고. 왕세자와 왕자 척화(斥和) 대신들을 볼모로 잡아가는 것 등등의 조건이 있었다.
그리고 청나라 군대는 돌아가면서 부녀자들을 무차별 납치해 갔다. 나중에 청나라에서는 막대한 돈을 받고서 찔끔찔끔 돌려보내 주었다. 이런 여인들이 이른바 ‘환향녀(還鄕女: 고향으로 돌아온 여인)’인데. 나중에 정조 잃은 여인을 가리키는 ‘화냥년’이란 말로 바뀌었다. 그렇게 고생하고 돌아온 여인들을 지체 있는 집안에서는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고 버렸다.
국제정세를 모르는 측근들의 잘못된 권유로 임금이 오판(誤判)하여 국가와 백성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 이를 누가 책임지는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결국 당한 백성만 억울한 것이다.
10년 볼모생활에서 돌아와 임금이 된 효종(孝宗)은. 거창하게 북벌계획(北伐計劃)을 세워 10년 훈련한 뒤 청나라를 정벌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최종목표는 우리가 중국을 차지하여 황제나라가 되는 것이 아니고, 이미 망한지 오래된 명(明)나라를 회복시킨다는 것이었다.
국토 면적이 우리의 70여 배가 되고. 인구가 20배가 넘는 청나라를 친다면서, 청나라의 지형은 어떻고, 정보는 어떻게 수집하고, 보급은 어떻게 한다는 등등의 구체적 계획 하나 없이 한 때의 울분으로 그저 청나라를 친다고 하고, 여기에 붙어서 서인(西人)들은 정권이나 유지하려고 했던 것이다. 결국 백성을 기만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전쟁을 하는 목적이 명나라 부흥이라 하니 정말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정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국제정세를 모르니, 조선은 날로 낙후하여 20세기 초반에는 결국 일본에게 먹히고 말았다. 망할 길로만 찾아가니, 조선은 일본이 안 먹어도 다른 나라가 먹었을 것이다.
지금 거의 전 국민이 반대하고, 또 군사분야의 전문가들이 전시작전권 이양을 반대하는 데도 대통령은 결국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이양받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청와대나 여당의 인사들은 무슨 대첩(大捷)이나 거둔 것처럼 의기양양하다. 미국이야 무거운 책임을 하나 더는데 반대할 이유가 있을 턱이 없다.
우리 나라 걱정은 우리가 해야 한다. 북한 이외에도 우리 나라에 침략의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나라는,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에 얼마든지 많다. '자주'라는 그렇듯한 말 한 마디 때문에, 안보의 튼튼한 성벽을 스스로 허무는 짓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왜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혈통으로 볼 적에 청나라보다 더 먼 명나라는 황제 나라라 하여 하늘처럼 받들면서, 우리와 혈통이 가까운 청나라는 오랑캐라 하여 배척하다가 전쟁의 참화를 스스로 불러들인, 인조와 그 측근들을, 오늘날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한 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정치나 외교는 시대에 맞게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 因(따를 인)은 ❶회의문자로 囙(인)은 통자(通字)이다. 사방을 둘러싼(큰입구몸 囗部) 둘레에 사람이 팔 벌리고(大) 있다는 데서 '인하다'를 뜻한다. 에워싼 영토(領土)를 넓히려고 하는 데에는 반드시 큰 원인이나,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因자는 '인하다'나 '말미암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因자는 囗(에운담 위)자와 大(큰 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因자는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因자의 본래 의미는 '자리'였다. 그러나 후에 因자가 '인하다'나 '말미암다'와 같이 어떠한 원인과 이유를 뜻하게 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 이상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여기에 艹(풀 초)자가 더해진 茵(자리 인)자가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因(인)은 (1)원인(原因)을 이루는 근본(根本) 동기 (2)인명(因明)의 논식(論式) 중 논증(論證)의 근거가 되며 논증을 성립시키는 이유로서, 논리학(論理學)에 있어서의 매개념(媒槪念)과 같음 등의 뜻으로 ①인(因)하다(어떤 사실로 말미암다) ②말미암다, 원인이나 계기(契機)로 되다 ③의지(依支)하다 ④의거(依據)하다 ⑤겹치다 ⑥잇닿다(서로 이어져 맞닿다), 연달다 ⑦이어받다 ⑧따르다, 좇다 ⑨부탁(付託)하다 ⑩쌓이다 ⑪친하게 하다, 친하게 지내다 ⑫인연(因緣) ⑬연고(緣故), 연줄, 인연(因緣) ⑭유래(由來), 연유(緣由), 까닭 ⑮원인(原因)을 이루는 근본(根本) ⑯말미암아, 관련(關聯)하여 ⑰~의 이유(理由)로, ~에 의하여 ⑱~에서, ~부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인할 잉(仍), 인연 연(緣),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실과 과(果)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물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를 인연(因緣), 원인과 결과로 먼저 한 일의 갚음을 인과(因果), 옛 습관을 그대로 좇음 또는 그 습관을 인습(因襲), 사물을 성립시키는 요소를 인자(因子), 이전부터 전하여 몸에 젖은 풍습을 인습(因習), 머뭇거리고 선뜻 내키지 않음 또는 낡은 구습을 버리지 못함을 인순(因循), 어떠한 일의 원인을 사인(事因), 어떤 일의 근본이 되는 까닭을 원인(原因), 어떤 일이 일어나는 핵심적 원인을 요인(要因), 확실한 원인을 확인(確因), 어떤 사물을 발동하여 일으키는 원인을 동인(動因), 죽음의 원인을 사인(死因), 일이 일어나는 원인을 기인(起因), 근본이 되는 원인을 근인(根因), 선악의 과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행위를 업인(業因), 싸움에 지거나 일에 실패한 원인을 패인(敗因), 사물이 이루어지는 원인을 성인(成因), 어떤 사태를 이끌어 낸 원인을 도인(導因), 시집가고 장가듦을 혼인(昏因), 사물이나 현상이 생기는 원인을 생인(生因), 어떤 일의 근본 까닭이나 근본이 되는 원인을 소인(素因),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을 유인(誘因), 원인과 결과는 서로 물고 물린다는 뜻으로 과거 또는 전생의 선악의 인연에 따라서 뒷날 길흉화복의 갚음을 받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인과응보(因果應報), 원인과 결과가 서로 호응하여 그대로 갚는다는 말을 인과보응(因果報應), 구습을 고치지 않고 목전의 편안함만을 취함 또는 일을 행함에 있어 결단력 없이 우물쭈물 함을 인순고식(因循姑息), 남에게 의뢰하여 남의 힘으로 일을 이룸을 이르는 말을 인인성사(因人成事), 시기를 잘 이용하면 재화도 복리가 된다는 말을 인화위복(因禍爲福), 목이 멘다고 그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소한 장애를 두려워한 나머지 중대사를 폐함을 이르는 말을 인열폐식(因噎廢食), 언뜻 보이다가 바로 없어져 보이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인홀불견(因忽不見), 실패한 것이 바뀌어 성공이 된다는 말을 인패위성(因敗爲成), 안락은 고통의 원인이라는 말을 낙시고인(樂是苦因), 사람의 열로써 밥을 짓지 않는다는 뜻으로 남에게 은혜를 입는 것을 떳떳이 여기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불인인열(不因人熱), 부부의 의가 좋은 것은 중매에 의함이 아니라는 말을 친불인매(親不因媒), 착한 원인에 착한 결과라는 뜻으로 선업을 닦으면 그로 말미암아 반드시 좋은 업과를 받음을 이르는 말을 선인선과(善因善果), 악한 원인에서 악한 결과가 생긴다는 뜻으로 악한 일을 하면 반드시 앙갚음이 되돌아온다는 말을 악인악과(惡因惡果) 등에 쓰인다.
▶️ 時(때 시)는 ❶형성문자로 峕(시), 时(시)는 통자(通字), 时(시)는 간자(簡字), 旹(시)는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날 일(日; 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寺(시)로 이루어졌다. 태양(日)이 일정한 규칙에 의해 돌아간다는 뜻이 합(合)하여 '때'를 뜻한다. 나중에 날 일(日; 해)部와 寺(시)는 之(지)로부터 생긴 글자이고 음(音)도 뜻도 거의 같으며 일이 진행됨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時자는 '때'나 '기한'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時자는 日(해 일)자와 寺(절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는 日자와 止(그칠 지)자만이 결합해 있었다. 이것은 '시간이 흘러간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후에 소전에서는 寺자가 발음역할을 하게 되면서 지금의 時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時자는 '때'나 '시간'과 관련된 글자이기 때문에 때로는 '기회'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時(시)는 (1)시간의 단위로 곧 하루의 1/24. (2)시각을 나타내는 단위로 하루를 24시로 나눔. (3)1주야(晝夜)의 구분으로 지금은 자정(子正)으로부터 오정(午正)까지를 오전(午前), 그 다음부터 자정까지를 오후(午後)라 하며, 그것을 각각 12등분함. 옛날에는 현재의 24시간을 12지(支)에 따라 12등분 하였으며 자시(子時)에서 시작되어 축시(丑時), 인시(寅時), 묘시(卯時) 등으로 불렀음. (4)사람이 난 시각으로 자시(子時), 인시(寅時) 등으로 일컬음. (5)일정한 일이나 현상이 일어나는 시간. 등등의 뜻으로 ①때 ②철, 계절(季節) ③기한(期限) ④세대(世代), 시대(時代) ⑤기회(機會) ⑥시세(時勢) ⑦당시(當時), 그때 ⑧때마다, 늘 ⑨때를 맞추다 ⑩엿보다, 기회(機會)를 노리다 ⑪좋다 ⑫훌륭하다 ⑬관장(管掌)하다, 주관(主管)하다 ⑭쉬다, 휴식(休息)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약할 기(期)이다. 용례로는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를 시간(時間), 역사적으로 구분한 어떤 기간을 시대(時代), 어떤 일이나 현상이 진행되는 때를 시기(時期), 때가 절박하여 바쁨을 시급(時急), 시간의 흐름 위의 어떤 한 점을 시점(時點), 사람의 한평생을 나눈 한 동안을 시절(時節), 기한이 정해진 시각을 시한(時限), 시간의 어느 한 시점을 시각(時刻), 시간을 재거나 가리키는 기계를 시계(時計), 어느 일정한 때의 어떤 물건의 시장 가격을 시세(時勢), 그 당시에 일어난 일을 시사(時事), 당면한 국내 및 국제적 정세를 시국(時局), 일이 생긴 그때를 당시(當時), 때때로나 그때그때를 수시(隨時), 같은 때나 같은 시간이나 같은 시기나 시대를 동시(同時), 잠시간의 준말로 오래지 않은 동안을 잠시(暫時), 본래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어떤 일에 당하여 정한 때를 임시(臨時), 그 자리에서나 금방이나 바로 그때나 당장에를 즉시(卽時), 날짜와 시간을 일시(日時), 전쟁이 벌어진 때를 전시(戰時), 임시가 아닌 관례대로의 보통 때를 상시(常時), 나라가 태평하고 곡식이 잘 됨을 이르는 말을 시화연풍(時和年豐), 오히려 때가 이르다는 뜻으로 아직 때가 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시기상조(時機尙早), 자꾸 자꾸 시간 가는 대로를 일컫는 말을 시시각각(時時刻刻), 한 번 지난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하므로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말 또는 좋은 시기를 잃어버려 서는 안 된다는 말을 시불가실(時不可失), 한 번 지난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한다는 말을 시부재래(時不再來), 세월이 흐르면 그 사물도 변한다는 말을 시이사변(時移事變), 좋을 때를 만난 기뻐 감탄하는 소리를 일컫는 말을 시재시재(時哉時哉), 철 맞추어 내리는 비로 초목이 자란다는 뜻으로 임금의 은혜가 두루 천하에 미침을 이르는 말을 시우지화(時雨之化), 세월이 흐르면 그 사물도 변함을 일컫는 말을 시이사왕(時移事往), 세월이 흐르면 풍속도 저절로 바뀜을 일컫는 말을 시이속역(時移俗易), 병세가 매우 위급하게 된 상태 또는 마음이 잘 변함을 일컫는 말을 시각대변(時刻待變), 때가 지남에 따라 근기도 성숙되어 교화를 받기에 알맞게 된 상태를 일컫는 말을 시기순숙(時機純熟), 시급한 일을 일컫는 말을 시급지사(時急之事), 때가 되어 운이 돌아옴을 일컫는 말을 시래운도(時來運到), 한 번 지난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한다는 말을 시부재래(時不再來), 어떤 일에 알맞은 때가 닥쳐옴을 일컫는 말을 시각도래(時刻到來), 어떤 시대의 사회가 이상이나 목적 등을 상실하여 저미하고 있는 상태에 있는 일을 일컫는 말을 시대폐색(時代閉塞), 세상을 화평하게 다스리는 정치를 일컫는 말을 시옹지정(時雍之政),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천 년에 한때라는 뜻으로 다시 맞이하기 어려운 아주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세일시(千歲一時), 아주 완고하여 시대를 따르려는 변통성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부달시의(不達時宜), 배우고 때로 익힌다는 뜻으로 배운 것을 항상 복습하고 연습하면 그 참 뜻을 알게 됨을 이르는 말을 학이시습(學而時習), 가뭄에 콩 나듯 한다라는 뜻으로 일이나 물건이 드문드문 나타난다는 말을 한시태출(旱時太出), 좋은 때를 얻으면 태만함이 없이 근면하여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말을 득시무태(得時無怠), 갑자기 생긴 일을 우선 임시로 둘러 맞춰서 처리함을 일컫는 말을 임시변통(臨時變通), 해가 돋는 때부터 지는 때까지의 시간을 일컫는 말을 가조시간(可照時間) 등에 쓰인다.
▶️ 制(절제할 제/지을 제)는 ❶회의문자로 製(제)의 간자(簡字)이다. 刀(도; 날붙이)와 未(미; 작은 나뭇가지가 뻗은 나무의 모양)의 합자(合字)이다. 날붙이로 나무의 가지를 쳐서 깨끗이 하다, 베다, 만들다, 누르다, 규칙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制자는 '절제하다'나 '억제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制자는 未(아닐 미)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未자는 木(나무 목)자에 획을 하나 그은 것으로 본래는 가지가 무성한 나무를 뜻했었다. 이렇게 가지가 풍성한 나무를 그린 未자에 刀자를 결합한 制자는 나무의 가지를 다듬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나무의 가지를 치는 것은 모양을 다듬거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制자는 나무가 마음대로 가지를 뻗어 나가지 못하도록 다듬는다는 의미에서 '절제하다'나 '억제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뜻이 확대되어 지금은 '법도'나 '규정'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制(제)는 (1)일부 명사(名詞)에 붙이어, 방법(方法)이나 형태(形態)나 제도(制度)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제도(制度) 등의 뜻으로 ①절제(節制)하다 ②억제(抑制)하다 ③금(禁)하다 ④마름질하다 ⑤짓다 ⑥만들다 ⑦맡다 ⑧바로잡다 ⑨법도(法度) ⑩규정(規定) ⑪천자(天子)의 말,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제정된 법규나 나라의 법칙을 제도(制度), 정해진 한계 또는 한계를 정함을 제한(制限), 법령이나 규칙 위반자에게 가하여지는 불이익 또는 징벌을 이름을 제재(制裁), 제도 등을 만들어서 정함을 제정(制定), 사물의 성립에 필요한 조건이나 규정을 제약(制約), 통제하여 복종시킴 또는 기계나 설비 등을 목적에 알맞도록 조절함을 제어(制御), 하려고 하는 일을 말리어서 못하게 함을 제지(制止), 운동을 제지함 또는 속력을 떨어뜨림을 제동(制動), 헌법을 제정함을 제헌(制憲), 위력이나 위엄으로 남을 눌러서 통제함을 제압(制壓), 경기 따위에서 우승함을 제패(制覇), 어떤 범위 밖에 두어 한데 셈 치지 아니함을 제외(制外), 끌어 당기어 자유로운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함을 견제(牽制), 어떤 일을 법이나 규정으로 제한하거나 금하는 것을 규제(規制), 위력을 써서 남의 자유 의사를 누르고 무리하게 행함을 강제(强制), 억눌러 제지함을 억제(抑制), 일정한 방침에 따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진 것을 제한이나 지도함을 통제(統制), 세무에 관한 제도를 세제(稅制), 스스로 자기의 감정과 욕심을 억누름을 자제(自制), 알맞게 조절함으로 방종하지 아니하도록 자기의 욕망을 이성으로써 제어함을 절제(節制), 선수를 써서 자기에게 이롭도록 먼저 상대방의 행동을 견제함을 선제(先制), 학교 또는 교육에 관한 제도와 그에 관한 규정을 학제(學制), 남보다 앞서 일을 도모하면 능히 남을 누를 수 있다는 뜻으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남보다 앞서 하면 유리함을 이르는 말을 선즉제인(先則制人), 독을 없애는 데 다른 독을 쓴다는 뜻으로 악인을 물리치는 데 다른 악인으로써 한다는 말을 이독제독(以毒制毒), 유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으로 약한 것을 보이고 적의 허술한 틈을 타 능히 강한 것을 제압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능제강(柔能制剛), 적을 이용하여 다른 적을 제어한다는 말을 이이제이(以夷制夷), 자기자신의 마음을 단속하고 행동을 삼가야 한다는 말을 율기제행(律己制行), 시대의 변함을 따라 그때 알맞도록 해야한다는 말을 인시제의(因時制宜) 등에 쓰인다.
▶️ 宜(마땅 의)는 ❶회의문자로 宐(의)는 본자(本字), 冝(의)는 동자(同字)이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俎(조의 생략형; 고기를 담는 그릇)로 이루어졌다. 신에게 기도(祈禱)드리다가 본래의 뜻이다. 전(轉)하여, 순리(順理)에 맞는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宜자는 '마땅하다'나 '화목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宜자는 宀(집 면)자와 且(또 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且자는 비석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宜자를 보면 且자 위로 肉(고기 육)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신에게 바칠 음식을 도마 위에 올려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宜자의 본래의 의미는 '도마'였다. 宜자는 후에 신에게 맛있는 음식을 올리는 것은 '마땅하다'라는 뜻이 확대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사라지게 되었다. 그래서 후에 俎(도마 조)자가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宜(의)는 ①마땅하다, 알맞다 ②마땅히 ~하여야 한다 ③화목(和睦)하다, 화순(和順)하다(온화하고 양순하다) ④형편(形便)이 좋다, 사정이 좋다 ⑤아름답다, 선미하다 ⑥마땅히 ⑦과연(果然), 정말 ⑧거의 ⑨제사(祭祀)의 이름, 사(社)의 제사(祭祀) ⑩안주(按酒), 술안주,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알맞고 걸맞음을 의합(宜合), 마땅히 또는 으레를 의당(宜當), 마땅히를 의호(宜乎), 좋은 덕행을 의덕(宜德), 벼를 심기에 적당함을 의도(宜稻), 어떤 식물을 재배하기에 알맞은 땅을 의토(宜土), 좋은 이름을 의칭(宜稱), 이용하는 데 편리하고 마땅함을 편의(便宜), 임시적인 편의를 권의(權宜), 일이 마땅함을 사의(事宜), 시기에 맞음을 시의(時宜), 시기나 형편에 알맞음을 기의(機宜), 토질이 사람 사는 데나 곡식이나 과실나무를 심는 데 알맞음을 토의(土宜), 사리에 어그러져 마땅하지 아니함을 괴의(乖宜), 더욱 마땅함이나 아주 적절함을 편의(偏宜), 잘 헤아려서 알맞게 함을 양의(量宜), 무엇을 하기에 알맞고 마땅함을 적의(適宜), 사물이 훌륭함을 물의(物宜), 부부 간의 재미로운 낙을 일컫는 말을 의가지락(宜家之樂), 형제 간에 의초가 좋음을 일컫는 말을 의형의제(宜兄宜弟), 아주 완고하여 시대를 따르려는 변통성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부달시의(不達時宜), 그 날의 운수가 먼 길 떠나기에 마땅치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불의출행(不宜出行), 사람이 재덕을 두루 갖춤을 이르는 말을 좌의우유(左宜右有), 처음 뿐만 아니라 끝맺음도 좋아야 함을 이르는 말을 신종의령(愼終宜令), 시대의 변함을 따라 그때 알맞도록 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인시제의(因時制宜)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