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5G시대' 확 변하는 세상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스티브 몰렌코프 최고경영자(CEO)는
"5G 상용화로 2035년까지 약 12조달러(약 1경3600조원)의 경제 유발 효과(누적)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신 기술이 어떻게 엄청난 경제적 부(富)를 가져온다는 것일까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 전시회 'CES 2017'에서 20세기폭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 하노 바세(Hanno Basse)는 "5G는 미래의 석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석유가 경제를 돌린 힘이었던 것처럼 미래에는 5G가 할리우드 영화는 물론이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기술을 우리 삶에 전달하는 동력원이라는 의미입니다.
5G, 40배 빨라진 '4차 산업혁명 핏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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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는 1세대(1G)부터 진화해온 이동통신 기술입니다. 1G(1세대 이동통신)는 아날로그 통신입니다. 1980년대 벽돌 크기의 단말기로 전화통화만 됐던 시절입니다. 문자는 못 보냈고 음성 통화만 가능했습니다.
이를 확 바꾼 게 디지털 기술을 탑재한 2G입니다. 1990년대 SK텔레콤·신세기통신(현 SK텔레콤)과 KTF·한솔PCS(현 KT),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과 같은 통신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휴대폰이 일상화됐습니다. '0'과 '1'이라는 디지털 신호로 통화를 했기 때문에 통화 품질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2000년대 등장한 3세대는 데이터 시대로 진입했습니다. 3G는 이전보다 훨씬 데이터양이 많은 '영상 신호'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영상 통화 시대가 열렸습니다. 해외 로밍도 편해졌습니다.
현재는 4G 시대로, LTE(Long Term Evolution)라는 기술을 쓰고 있습니다. 최고 속도가 초당 1기가비트(Gb)로, 영화 1편을 5.6초에 다운로드받습니다. 롱텀에볼루션(오랜 기간 동안 진행되는 진화)이라는 이름처럼 도입 이후 조금씩 통신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금도 '주파수 대역폭(통신망의 고속도로)'이 더 늘어나면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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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 1차선이라면 5G는 100차선… 그만큼 끊김없이 빠르게 처리
5G는 LTE보다 통신 속도가 40배나 빠릅니다. '통신 속도가 빠르다'는 말에는 '잘 끊기지 않고 지체 시간이 짧다', '한꺼번에 많은 기기와 통신할 수 있다'는 뜻도 포함돼있습니다. 여기에 주파수의 대역폭도 LTE보다 100배 커집니다. 고속도로에 비유하면 4G가 1차선 도로라면 5G는 100차선 고속도로입니다. 차로가 100배나 늘어나니 데이터(자동차)가 막힐 일이 없습니다. 데이터 운송 중에 끊길 일이 적어지는 것이죠. 초대형 트럭이 등장해 한꺼번에 10차선을 점유해 달려도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모든 기기를 통신망에 연결하는 '커넥티드 디바이스(Connected Device)'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로봇, 스마트 가전 등 첨단 기기들은 모두 통신망에 연결된 '커넥티드 디바이스(Connected Device)'입니다.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야 각종 정보를 다운로드받거나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5G는 이런 미래 첨단 기기들을 위한 기반 통신망입니다.
집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현관문을 잠그거나 가스레인지 불을 끄고 거실등을 켜는 사물인터넷(IoT)이 가능해지려면 이런 현관문·가스레인지·조명 등이 모두 통신망에 접속돼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수천만 대의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수억 대의 사물인터넷 기기들이 통신망 고속도로에 올라탈 것입니다.
네트워크 혁명 이룰 기반기술 - 평창올림픽에도 서비스 예정
내년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5G 시범 서비스가 등장합니다. 동계올림픽 경기장에 5G 통신이 가능한 카메라 100대 이상을 설치한 뒤 실시간으로 엄청난 분량의 동영상을 전송합니다.
예컨대 아이스하키 경기를 볼 때 시청자들은 공격수가 수비를 제치고 골을 넣는 장면을 여러 각도에서 취향에 맞춰 볼 수 있습니다. 또 상하좌우를 다 보여주는 가상현실(VR) 기술을 탑재해 마치 현장 관람석에 앉은 것처럼 골이 터졌을 때 주변 관객들의 표정도 볼 수 있습니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특성을 가진 5G는 1차 산업혁명을 이끈 증기기관, 2차 산업혁명을 이끈 전기, 3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인터넷과 같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기반기술입니다. 4차 산업혁명을 '네트워크 혁명'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5G를 선점하라" 국가마다 경쟁 치열
한국·미국·일본·중국 등 주요 국가들 사이에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한국, 4G 땐 한 발 앞섰지만… 5G 주도권 쥘지는 미지수
각국 정부가 이렇게 전면에 나선 이유는 5G 망의 빠른 구축이 사물인터넷·자율주행차·원격진료와 같은 미래 성장 동력의 확보로 이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정부들은 앞선 4세대 LTE 경쟁 때는 눈치를 보면서 그리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통신업계 일부에서는 "LTE 때는 우리나라가 미국·일본·중국보다 한발 앞섰지만, 5G에서도 같은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만큼 각국 정부의 5G 지원 정책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김재필 KT경제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성호철 기자,
편집 =뉴스큐레이션팀 = ⓒ 조선일보
추억을 느끼게 하는 클래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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