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peoplepower21.org/magazine/1976839
텍스트힙과 세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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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힙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Z세대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데 열성적이다. 그것이 올드미디어인 책이라도 마다할 리가 없다. 밀레니얼 세대는 오히려 책에서 거리를 두고 디지털 모바일을 자신들의 정체성으로 삼으면서 기존 세대와 구별 짓기를 했다. 이런 점에서 Z세대와는 분명 다른 특성을 공유한다. 오히려 Z세대는 기성세대보다 편견이 없을 수 있다. 워낙 어린 시절부터 접한 스마트 모바일 환경에서 정보와 콘텐츠를 취하고 성장해서 그럴 수 있다. 그들을 바라볼 때 중요한 것은 어떤 사물이나 존재에 대한 인식이 아니다. 그것의 활용과 쓰임이다. 유용함을 넘어서서 공유와 인정을 통한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행위가 매우 중요하다. 과거의 물건이나 콘텐츠라고 해도 그것을 자신의 의지와 개념으로 다시금 의미를 부여하고 사람들에게 공유하면서 만족감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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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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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함부로 차지 마라,
당신은 한 번이라도 읽는 사람이었던가
하지만 이런 텍스트힙에 대해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일종의 과시 현상이나 동조 현상으로 보는 것이다. 특히, 유명한 아이돌이나 배우들이 읽는 책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가짜 책 커버를 사서 사진만 찍는 행위 때문에 관련 제품의 판매 상승도 있었다. 마치 세트장의 방송용 소품처럼 갖추는 셈이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이 과연 지금 세대에게만 일어난 현상인지는 알 수가 없다. 이전 세대들도 집안에 그럴듯한 사상서 세트나 소설 전집을 장식처럼 구매했고, 서재를 갖는 것이 꿈인 이들도 많았다. 아이들에게 사주던 동화책이나 명작 고전도 마찬가지였다. 과거 대학생들도 사회과학서적이나 문학 계간지를 괜히 들고 다니던 때가 있었다.
그런 책들을 과연 얼마나 열심히 읽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책을 가지고만 있어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 네바다 주립대학교 리노 캠퍼스의 마리아 에반스 교수팀에 따르면 책을 가진 것만으로도 독서의 효과가 있었는데 20년 동안 27개국의 7만여 사례를 분석한 결과였다.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장식걸이처럼 책을 구매하는 것도 나름의 쓰임이 있다.
다만, SNS에서 올리기 위해 사진만 찍는다면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더구나 독립서점과 같은 공간에서 사진만 너무 찍어대니 아예 입장료를 받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100명 가운데 책을 정말 열심히 읽는 이들은 1~2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지금의 텍스트힙에 참여하는 이들이 모두 종이책을 읽는다면 오히려 비정상일 수 있다. 우리가 이 시대에 적절한 목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적어도 인공지능 시대에 책이 갖는 역할과 기능을 생각할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 텍스트힙 현상임에는 분명하다. 적어도 종이책을 대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선택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독려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하다. 중요한 것은 기성세대가 그것을 스스로 포기하는 와중에 새로운 세대가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오히려 절망에 빠졌던 출판인들을 그들이 웃게 만든 면은 간과할 수 없다. 항상 새로운 세대 속에서 희망을 보고 선별하여 강화하는 것은 기성세대가 할 일이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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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견≠내의견
텍스트힙(이라는 개념을 처음알았어 난)
을 바라보는 관점이 흥미로워서 들고옴
허세로라도 책읽기를 전시하는건 좋은 방향인거 같음
전문 읽어보기 추천
첫댓글 오 텍스트힙 처음 알았어 독서가 힙하다는거구나 ㅋㅋ 솔직히 지적 허영심땜에 독서하는 나에 취해서 읽긴 함.. 도서관이나 서점가면 그 정숙함에 괜히 어른스러워 지는 느낌도 들고..
고것이 텍스트힙의 시작
텍스트힙이라도 갖추고 있는게 낫지 백날천날 빵빵이같은거에 소비하는 새끼들보단
지적 허영심에 도취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