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운영하는 서점은 늦은 아홉 시까지 영업한다. 퇴근하는 사람들을 맞기 위한 노력이다. 집에 돌아오면 열한 시, 더러 자정 가까울 때도 있다. 덕분에 나는 밤을 잃어버렸다. 이 직업의 가장 큰 불만이 무엇이냐 물으면 나는 늦은 퇴근을 꼽을 테다.
밤은 어둡고 조용한 시간이다. 얼마나 소중한가. 낮 동안의 번잡함과 소란을 씻어내고 오롯한 혼자가 될 수 있으므로. 또, 혼자란 얼마나 위대한 감각인가. 사람은 혼자가 되어 비로소 온전한 침묵 속에 든다. 아득한 고요와 함께일 때 생각과 몽상이 찾아온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그리움도 밤의 감정이다. 외로움에 사로잡힌 ‘나’라는 세계가 무한히 넓어져 ‘너’라는 세계와 포개어지는 순간 우리는 서로를 비로소 알아채지 않던가. 해서 우리는 밤에 편지와 일기를 쓴다. 전화를 걸어 끊지 못한다. 번화가를 통과하는 퇴근길 버스 안에서 녹초가 된 나는 밤의 실종이 애석할 따름이다. 사방에 밝혀둔 불빛은 밤과 싸워 보려는 무망한 노력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내게 자격과 능력이 있다면 이 불빛의 절반은 사라지게 하고 싶다.
개탄할 자격이 내겐 없다. 이윽고 내 방에 들어설 때 나의 모습은 어떤가. 스트레스와 피곤을 핑계로 스마트폰 화면이나 들여다보고 있지 않은가. 생각이나 몽상 대신 말초적 감각을 자극하는 볼거리에 빠져들어 늦도록 잠들지 못하지 않는가. 정말이지 나는 밤을 잃어버렸다.
〈유희경 시인·서점지기〉
My One And Only Love · John Coltrane · Johnny Hart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