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회 제367차 산행기.
오월의 마지막 금요일
신록이 완숙기를 넘어서고
봄바람도 관록을 과시하는 산행하기 최적의 날!
자갈치역 지하도에서 소품을 한 가지 사기위해
이 가게 저 가게를 기웃거리는 데
모자속의 웬 씩씩한 사나이가
나를 보고 거수경레를 붙이면서 다가온다.
얼핏 알아보지 못하고
아! 이 사람 같다.
병으로 크게 고생했는데
이렇게 건장해 보일 수 있나? 하고
다가가 모자를 벗기고 확인하니
짐작대로 인송이다.
너무나 반가워 서로가 가슴이 쪼그라지게 끌어안고
건강회복을 축하하고
오랜만의 만남을 반기고
문병치 못한 미안함을 달랬다.
모인 사람은
연암, 태화, 흰내, 인송, 국은, 난곡, 중산, 해봉 등 8명
생선회 준비를 위하여 특별히 호출한
해봉은 임무완수를 위하여
지금 급히 오고 있는 중이란다.
해봉은 차 안에서 지시를 내려
자갈치 회센터의 출입구 근처에 있는
모모 횟집에서 회를 사란다.
생선회 사는 데는 또 인송이 독보적 존재?
혼자 횟집에 간다. 남은 사람들은
같은 돈으로 사도 훨씬 양이 많다고 칭송이 자자하고
늦게 합류한 난곡은 회 멋있게 먹는 데는 남지지 않으니
그 실력을 알아본 주인의 배려로
개불을 통째로 두 마리를 헌사 받아
인송과 나누어 먹으며 입은 우물거리면서도
“우린 아무 것도 안 먹었다”고 시치미 떼며
회, 상치 초장 등등을 두어 보따리 안고 나왔다.
중간에서 김밥도 준비하고 술도 보충하고…….
감천행 버스를 타고 모지포에서 내려
송도 공원 둘레길의 중간지점
풍광이 기막힌 장소를 골라 앉아
준비해간 보따리를 풀어 놓으니
결혼 첫날의 큰 상이 부럽지 않은데
인송 국은 등이 가보 급의 술도 내어 놓는다.
인송이 요리와 배분 등 모든 일을 척척 해 낸다.
나머지는 웃으며 눈으로 입으로 즐기고…….
이것이 산삼회의 본 모습이다.
어느 산행에서 이런 흥겹고 정다운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오늘 회식값을 공동으로 계산하려 하니
인송이 오늘 만은 자기가 하게 해 달라고 애원하다시피 한다.
해외 원정시 평소에는 선봉장을 섰는데
이번 발칸 원정에는 부득이 불참케 된 데 대한
나름의 미안함을 풀고 장도의 안녕을 바라는
충정으로 보여 어쩔 수 없이.....
술 밥 잘 먹고 맘껏 웃고 떠든 친구들은
절벽위의 숲속을 돌고 돌아 나온다
중간에서 술잔치 말잔치 웃음 잔치를 2차로 펼친다.
공원 입구를 향해 오는 동안에도
말잔치 웃음잔치는 끝나지 않았는데
구 혈청소 앞 건물과 매립지와 갈림길이
우리 일행을 반기니
일부는 버스로, 일부는 해안 산책로로
마누라를 향하여 제갈 길을 간다.
오늘 이 잔치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 기록을 읽으며 얼마나 후회하고
또 부러워할까?
그러나 후회는 한 번으로 끝내야 하고....
다음번에 꼭 나오면
100세 시대를 사는 엘리트 역군이 될 것이란 확신이 든다.
모두 건강하시길.....
첫댓글 재미있게 잘 읽었소이다. 맛있는거 또 놓쳤네요. 하여튼 산삼회는 안 가면 손해, 풍광 즐기고 좋은 공기 마시고 친구들의 동향도 듣고 자기 나름의 생도 돌아보고 ~ 산삼 총무님, 이제 역할을 톡톡히 하시니 고맙소.
남계, 요즘 간혹 불참하는 것을 보니 좋은 일이 자주 있는 모양이네. 그러나 남계가 불참한 산행은 재미가 많이 떨아지더군. 그래도 좋은 일이 있어 불참하는 것은 좋은 일이니 자주 불참하게나.
산행기 참 잘 읽었소, 참석 회원 중 춘성 대신 연암인 것 같고, 6월 산행계획이 빠졌군요. 이 번 만은 총무님이 독단으로 발표하십시오. 잘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