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심(杢 深)누리 >
목심/ 박희병
신축년 설이지난 첫날 월요일이다.
언제나 처럼 내방을 통해서 제일먼저 바라보이는 하늘이 맑지는 않다. 간밤에 연필로 대충 써 두었던 이글을 자판으로 옮기면서 가끔가끔 바라보는 하늘이 맑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연휴 끝난 날이다. 어제의 내 마음 색 같다.
올 설은 작년 추석처럼 코로나가 지배해버린 설이 되어졌기에 만날 수 없는 답답함을 영상 만남으로 대신했다. 지난해 명절처럼 모여서 웃고 즐길 수가 없었기에 혼자 갖는 시간이 더 많을 줄 알았지만 실상은 그 반대가 되었다 . 원인은 내가 얼마전에 유튜브에 개설시킨 ‘목심누리’ 때문이었다.
노년생활속의 영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내가 얻었기 때문에 점점 나는 그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그러나 노년 된 나이로서 얼토당토 않는 헛짓을 했을까. 칠순이 넘도록 잘 고쳐지지 않는 나의 성향 탓에 나는 몰입하듯 유듀브에 빠졌다. 마음을 내면 직성이 풀려야 비켜서는 옹고집 같은 내 성향 탓도 있었을 것이다. 얼마 전 까지만해도여러 유튜브채널을 시청자로서 지켜만 보곤 했는데 불현 듯 스친 생각이 나를 시청자인 관망자에서 운용자로 탈바꿈시켰다. 그동안 바라만 봤던 수많은 운용자들이 정치인, 언론인, 문화인, 등등 참 많았다. 이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로부터 노년에 이르는 다양한 계층연령이 운용하고 있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 햇병아리 삐약 거리듯 하룻강아지 범 무서워않는다는 행위모습 그대로 나의채널을 개설시켰다. 목심누리였다. 요즈음 누구나 들고 있는 스마트폰 영상촬영이면 끝날 수 있는 단순한 생각이 개설당시 나의생각 전부였다. 무모하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되어서 나의영상에 나의음성이 담겨져서 온 세상에 전파되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고서 남들의 영상도 전에 보다 더 열심히 살펴보는 내가되었다. 그런데, 아 불 싸 ! 즐기면서 노년생활을 보내겠다는 마음에 불을 붙인 것은 타인들에 의한 관심의 평가인 방문회수와 또, 더 호감도를 얻는다는 약속의 증표인 구독자 숫자였다. 초심이 흔들렸다. 심하게 요동치듯 흔들렸다. 유튜브 세상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손짓하며 나를 끌어들였다.
1,000명의 구독자와 4,000시간 과 시청 지속시간이라는 영상물에 대한 엄정한 기준선이 던져주는 마력이 작용하고 있음을 느꼈다. 구독자수가 늘었다, 줄었다 요동을 치는 숫자를 볼 때 느껴지는 압박감이 되어 진 감정은 점점 구독자와 조회수 늘리기 위한 방법 찾기에 나서진다. 허허롭게 웃고만 있을 수 없다. 어그로(aggro)가 이래서 형성되나보다. 모르면 몰랐어도 욕망같은 마음이 되어진다. 나의 채널에 구독자를 늘리고 싶고 조회수를 올리고 싶다. 다른 유튜브 영상들을 보고만 있었을 때 운용자들이 당부처럼 말하던 “구독과 좋아요”를 눌려 달랬던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비로소 알았다. 한 사람 한 사람들이 눌려주는 구독자수의 보배 같은 동의와 긍정의 의미를… 그래서 내 가 가용할 수 있는 수단 같은 방법을 총 동원해서 ‘목심누리’ 홍보에 나섰다. 결과는 실패였다. 선뜻 동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그동안 그냥 시청자였듯이 모두는 시청자에 머물고 있음을 보았다. 그렇다. 한줄 댓글을 올릴 수도 없음도 알았다. 자신의 계정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알게 되어 지면서 내행동의 무모함이 정말 당돌했던 그 자체였음을 알았다. 그렇게 코로나에 갇혀진 설을 바쁘게 보냈다. 이 채널 저 채널을 넘나들며 내 모습을 챙겨보는 설이 되었다. 다시 눈 들어 하늘을 본다. 어느새 구름 없는 맑은 하늘이 나를 맞는 아침나절이다.
설을 맞으며 수만, 수십만 구독자가 있는 고수 유튜브 들의 강의 같은 영상을 통해서 학습해서 만들어 올렸던 간밤의 영상에 조회수가 늘어있고 구독자수가 성큼 내 환갑 나이로 앉았다. 입가에 번져 지는 미소를 머금고 인생 환갑이 의미하는 그 숫자를 되새겨보는 목심누리가 된다.
아름다운 노년 삶, 즐거운 인생을 사는 나날을 스스로 만들어가자고 다짐하는 아침이다.
한참 청년기 벗어나던 젊었던 시절, 사업실패에 좌절하며 스스로 목수길 찾아 나섰던 내가,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와도 굽히지 않겠다고 지었던 목수목(杢)자에, 깊을 심(深 )을 써서 목심/(杢深)이라 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가정 경제 뒷받침시킨 초석으로 정했다. 그래서 ‘목심누리’로 결정한 나의 서네임(sur name)이 되어져서 세상에 나래를 펼치는 노년 된 나의 날들이다.
아름다운 삶, 즐거운 인생으로 100세 시대에 발맞추는 나날이고 싶다. 나의 분신 같은 목심누리(杢深세상)를 분탕으로 만들 수 없는 자세를 새롭게 다지는 설 지난 첫 월요일 이다. 창밖하늘이 파랗게 맑아진 아침나절이다.
20210215/목심.
첫댓글 우리 선생님 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