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려(金鑢)-甫鮥魚(보락어)(볼락어)
月落烏嘶海色昏(월락오시해색혼) 달지고 까마귀 우는 바다는 어둑한데
亥潮初漲打柴門(해조초창타시문) 밤중에 불어난 밀물 사립문을 두르릴 듯하네
遙知乶犖商船到(요지볼락상선도) 멀리서도 볼락 파는 배 도착한 줄 알겠으니
巨濟沙工水際喧(거제사공수제훤) 거제 사공 물가에서 볼락 사라 소리 지르네
*위 시는 “한시 감상 景경, 자연을 노래하다(한국고전번역원 엮음)”(藫庭遺藁담정유고)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입니다.
*김성애님은 “위의 시는 볼락어를 노래한 것으로 김려의 ‘담정유고’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 실려 있다. 저물녘 바닷가 마을에 밀물이 집문 앞까지 들어올 듯이 밀려오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고, 이를 배경으로 멀리서 볼락 파는 거제 뱃사공의 장사 소리가 들려오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어촌의 일상적인 평화와 활기가 느껴진다.
우해(牛海)는 진해의 별칭으로 김려가 유배 생활을 하던 곳이다. 김려는 1797년에 강이천의 유언비어 사건에 연좌되어 부령에 유배되었다가 1801년 진해로 옮겨졌는데 이때부터 ‘우해이어보’를 쓰기 시작하영 1803년에 완성하였다. ‘우해이어보’ 서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보인다.
물고기 가운데 괴상하고 신기한 것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바다가 물보다 넓고 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뭍에 사는 짐승보다 많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한가한 날 붓을 놀려 생각나는 대로 그 생김새와 빛깔, 성질, 맛 같은 것을 모두 기록하였다. 그러나 능어, 잉어, 상어, 방어, 연어, 오징어처럼 누구나 다 아는 것이나 바다말, 바다소, 바다개, 바다돼지, 바다양처럼 물고기라고 하기 어려운 것들과 자질구레하여 형용하기조차 어려운 것, 그리고 방언으로 된 이름은 있으나 무슨 뜻인지 모르겠고 비속하여 알 수 없는 것은 다 빼 버리고 적지 않았다. 이렇게 적어 둔 것이 한 권인데 이제 다시 정리하여 ‘우해이어보’라고 이름 붙였다.
그는 한가한 때에 낚시를 다니기도 하고 어부에게 묻기도 하며 물고기의 생김새와 빛깔, 성질, 맛을 기록하였다, 어류와 조개류, 게와 같은 갑각류까지 약 70여 종에 대해 시와 함께 그 모양과 특성을 자세히 기록한 ‘우해이어보’는 정약전의 ‘자산어보’와 함께 우리나라 전통 어종을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볼락어에 대해서는 ‘보라어甫羅魚’는 모양이 호서에서 나오는 황새기(黃石魚)와 비슷한데 매우 작으며 색깔은 옅은 자색이다. 주민들은 보락(甫鮥)이라고 부르거나 볼락어(乶犖魚)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방언에 옅은 자색을 보라甫羅라고 하는데 보甫는 곱다는 뜻이니, 보라(甫羅)는 고운 비단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보라어라는 이름은 필시 여기서 나왔을 것이다. 진해의 어부들이 종종 그물로 잡기는 하나 많이 잡지는 못하고, 해마다 거제 사람들이 볼락어를 잡아 젓을 만들어서 수백 통씩 배에 싣고 항구에 와서 팔아 생삼과 바꾸어 간다. 거제도에는 이 고기가 많이 나지만 삼이나 모시는 매우 귀하기 때문이다. 젓갈은 맛이 약간 짜면서도 쌀엿처럼 달콤하며 접시에 담으면 깨끗하니 색깔이 매우 좋다. 싱싱할 때 구워 먹으면 약간 모래 냄새가 난다고 자세히 설명하였다.
우리말을 지나치게 한자 의미대로만 해석하려는 무리수가 보이기는 하지만 당시 진해, 거제의 풍속과 생활상을 생생하게 알려주고 있다. 우리 어민들의 생활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볼락어는 현재에도 남해안 일대에 분포한다. 3~4월이 제철인데 회나 매운탕거리로 인기가 높다.”라고 감상평을 하셨습니다.
*김려[金鑢, 1766 ~ 1822, 본관 연안(延安). 자 사정(士精). 호 담정(藫庭)]- 조선 후기의 학자, 1791년(정조 15) 생원이 되고, 이후 청암사(靑巖寺) ·봉원사(奉元寺) 등에서 독서하다가, 1797년 강이천(姜彛天)의 비어(飛語)사건에 연루되어 부령(富寧)으로 유배되었다. 그곳에서 가난한 농어민과 친밀하게 지내면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갖게 되어, 이것이 이후 그의 문학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또 그곳의 부기(府妓)와도 어울리며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그들을 위한 시를 지어, 필화(筆禍)를 당하기도 하였다. 한편으로는 지방의 자제들을 교육하여, 그들이 겉만 화려한 벌열(閥閱)보다 우수함을 강조하고 벌열들에 대한 비판의식을 갖게 하였다. 이로 인하여 1799년 다시 필화를 당하였으며 이때 그의 저서가 대부분 분서(焚書)되는 화를 입었다. 1801년(순조 1) 강이천 비어사건의 재조사에서 천주교도와 교분을 맺은 혐의로 다시 진해(鎭海)로 유배되었으며, 그곳에서 어민들과 지내면서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를 지었다. 이는 정약전(丁若銓)의 《자산어보(玆山魚譜)》와 더불어 어보의 쌍벽을 이룬다. 1806년 아들의 상소로 유배에서 풀려나, 1812년 의금부를 시작으로 정릉참봉(靖陵參奉) ·경기전영(慶基殿令) ·연산현감을 거쳐 함양군수 재직중 죽었다. 패사소품체(稗史小品體) 문장의 대표적 인물로 이옥(李鈺) 등과 교유하였으며, 김조순(金祖淳)과 함께 《우초속지(虞初續志)》라는 패사소품집을 낸 바 있다. 저서에 《담정유고(潭庭遺稿)》 《담정총서(潭庭叢書)》 《한고관외사(寒皐觀外史)》 《창가루외사(倉可樓外史)》 등이 있다. ]
*甫(보) : 클 보, 채마밭 포, 1.(클 보), 2.크다, 3.많다
*鮥(락) : 다랑어 락(낙), 다랑어 괴, 거북 각, 1.다랑어 락(낙), 2.다랑어(고등엇과의 바닷물고기), 3.(다랑어 괴)
*嘶(시) : 울 시, 1.(마소가)울다, 2.(짐승이나 새 등의 울음이)애처롭다, 3.흐느끼다, 목메다
*漲(창) : 넘칠 창, 1.(물이)넘치다, 2.가득하다(분량이나 수효 따위가 어떤 범위나 한도에 꽉 찬 상태에 있다), 3.물이 붇다
*乶(볼) : 음역자 볼, 땅 이름 폴, 1.(음역자 볼), 2.음역자(音譯字), 3.(땅 이름 폴)
*犖(락) : 얼룩소 락(낙), 1.얼룩소, 2.밝다, 3.명백하다
*際(제) : 즈음 제/가 제, 1.즈음, 2.가, 끝, 3.변두리
*喧(훤) : 지껄일 훤, 1.지껄이다, 2.떠들썩하다, 3.시끄럽다
첫댓글 볼락은 구이가 맛있나요?
아님 매운탕이 맛있나요?
먹어보고 싶당.
경남쪽으로 가면 예전에는 매운탕을 많이 팔았어요.
우럭 사촌쯤 되지 않을까요?
이번 주도 좋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