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숙륜(戴叔倫)-제야숙석두역(除夜宿石頭驛) - 섣달 그믐날 밤 석두 역에서 묵으며)
旅館誰相問(여관수상문) 이 여관에 그 누가 나를 찾아올까
寒燈獨可親(한등독가친) 쓸쓸한 등불하고만 친할 뿐이네
一年將盡夜(일년장진야) 한 해도 다 끝나가려는 밤
萬里未歸人(만리미귀인) 머나먼 고향 떠나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寥落悲前事(요락비전사) 영락하고 만 지금은 지난 일 슬퍼하며
支離笑此身(지리소차신) 친지와 헤어져 유랑하는 내 모습 우습구나
愁顔與衰鬢(추안여쇠빈) 시름겨운 얼굴과 성근 머리카락만 남아
明日又逢春(명일우봉춘) 내일 또 새봄을 맞으려니 쑥스러울 뿐
*대숙륜[戴叔倫, 732~789, 자는 유공(幼公)]은 중당의 시인으로 무주(撫州, 현 강소성)의 자사(刺史, 장관)가 되었고, 균수법을 제정하였다 하며, 뒷날 덕종의 부름을 받아 서울로 돌아가는 도중 작고하였으며 전하는 시가 300편이라 합니다.
*위 시는 문학비평가이신 김희보님의 “중국의 명시”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본 것인데, 홍주의 석두역에서 섣달 그믐날 숙박한 쓸쓸한 감회를 노래한 시라 합니다.
*除夜(제야) : 1년을 보내기 위해 밤잠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제석除夕이라고도 함
寒燈(한등) : 싸늘하게 느껴지는 쓸쓸한 등불
獨可親(독가친) : 등불만이 친할만한 것히 비치는 등불.
萬里未歸人(만리미귀인) : 만 리 타향에 여행하며 아직 귀향하지 못함
寥落(요락) : 적막하여 볼 만한 것이 없는 모양. 영락한 몸
支離(지리) : 친지와 흩어져 유랑하고 있음
衰鬢(쇠빈) : 쇠하여 희게 센 머리카락
逢春(봉춘) : 새 봄 정월을 맞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