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길을 걷다보면 다양한 표어들이 눈에 띈다.
'사회적 거리두기, 몸은 멀게 마음은 가깝게!'
'지금 혼자가 되지 않으면 영영 혼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등 등.
21세기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몰고 온 씁쓸한 현상이다.
하지만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법.
서양 속담에도 안보면 멀어진다는 말이 있다.
'Out of sight, Out of mind !'
군중속의 고독이란 말처럼
인간은 본질적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존재.
더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람은 점점 더 외로워져가고......
저 넓은 들판에 나 홀로 선다는 것은
수 많은 인내와 용기가 필요한 일.
하지만 역설적으로 어차피
홀로 왔다 홀로 가는게
또한 인간의 숙명이 아니던가 ......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구촌을 휩쓸기 훨씬 이전부터 난 완벽한 비대면 트레킹인 '홀트'를 즐긴다.
(보통은 혼술, 혼밥이라 하지만 트레킹에 관한한 난 일찌기 '홀트'라 부른다.ㅎㅎ) ^^
오늘 걸을 곳은 서해선 개통으로, 그 이름에 걸맞게 최근에 뜨고 있는 시흥(始興)!
지난 여름 한남정맥 자락인 운흥산을 다녀오고, 이어서 관무산을 다녀온 적이 있다. 물왕저수지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두 산을 오늘은 이어서 걷기로 한다. 속칭 물왕삼산(운흥산/관무산/마산) 종주를 위한 전단계다.
서해선 시흥시청역 2번출구에서 길건너 5602번 버스로 약15분 가량 가면 목감상업지다. (참고로 5602번은 2호선 구로디지털역이 기/종점이다.)
횡단보도를 건너서 서울외곽순환도로(현재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가 보이는 우측방향으로 조금 가면 이정표가 보이고 좌측으로 들어가면 운흥산 들머리가 보인다.
초반부터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이지만 어느 정도 올라서면 경사가 완만해지고 소나무숲 능선길도 지난다. 지난 여름의 짙은 녹음이 낙엽으로 바뀌어 있는 지금은 조망이 어느 정도 트인다.
오르는 도중에 뒤돌아 보면 수리산도 보이고...... 쉼터도 곳곳에 있어서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마침내 물왕저수지가 좌측에 보이기 시작하고 조금 더 가면 정상석 대신 운흥정(雲興亭)이 있다.
해발 204m의 운흥정에 서면 물왕저수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맞은편에 가야할 관무산이 보인다. 좌측으로 눈 돌리면, 목감지구 너머 마산이 보이고 더 좌측으로는 조만간 다시 이어가게될 한남정맥의 수암봉을 비롯한 수리산이 보인다.
운흥산 정상에서 도리재로 내려서서 임도를 따라 물왕삼거리까지 내려가는 상대적으로 편한 길이 있지만 이 길은 역방향으로 걸을 때 오르는 걸로 하고 오늘은 지난번에 가봤던 물왕1동 마을회관 방향으로 내려선다.
초반에 상당히 가파른 내리막을 두 차례 지나면 완만한 산길이 길게 이어지는데, 약식 나무 계단도 새로 생겼고, 가파르고 미끄러워서 위험해보였던 구간이 그사이 조금 개선되어 있다.
물왕저수지 둘레길을 잠시 걷는다. 그동안 오리는 많이 보았지만 수십마리의 학이 호숫가에 내려앉아 있는 광경은 처음 본다. 물왕저수지 주변 데크길을 추가로 공사하느라 물을 빼고 있다.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코로나 시국에 평일임에도 의외로 사람들이 많다. 식사 후 30년 전통이라는 국수집 옆으로 난 관무산 들머리로 향한다.
물왕캠핑숲 옆을 지나 긴 낙옆길을 걷다가 막판에 조금 치고 오르면 정상 안부에 전망이 트인 정자와 벤치가 나타난다. 뒤돌아 보면 넓은 호조벌과 갯골 생태공원이 보이고 ......
벤치에 앉으니 물왕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야말로 경치 깡패, 명당이 따로 없다. 전에도 느꼈지만 맞은편 운흥정에서 보던 모습보다 훨씬 더 멋진 전망이 펼쳐진다.
저수지 건너편에 방금 지나온 운흥정이 보이고 그 뒤로 청계산, 관악산, 수리산이 파노라처럼 펼쳐져 있다. 오늘 가시거리는 보통이라 좌측 멀리 보이던 북한산은 보이지 않지만 앞쪽으로 광명동굴이 있는 가학산 랜드마크인 자원회수시설의 핑크빛 굴뚝과 건물이 뚜렷하게 보인다.
포근한 날씨에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잠시 풍광을 즐기고 정상에 올라서니 올해 8월에 설치된 관무산 정상석이 다시 왔다고 날 반기는 듯하다. 정상석엔 관무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관무산(鸛舞山)은 해발 219m로 운흥산(雲興山)보다 약 15m가 더 높은데 네이버 지도엔 관모산(冠帽山)으로 표기되어 있다. 인천대공원 안에도 162m의 관모산이 있는데, 하긴 관모산, 관모봉이란 이름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관무산(鸛舞山)정상 인증샷을 찍고, 완만하고 긴 능선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마침내 시흥 늠내길과 만나면 우측은 선사유적공원을 거쳐서 장현천을 따라 시흥시청 방향으로 이어지는 순방향이고, 좌측은 영모재 공원 상부를 거쳐서 군자봉을 지나 역시 시흥시청 방향으로 이어지는 역방향이다.
좌측길을 택해 걷다가 영모재공원으로 내려서서 중앙공원을 지나 시흥능곡역에서 종료한다. 이로써 '운흥산/관무산' 이어가기에 성공했다.
순방향, 역방향 모두 교통편과 접근성이 좋고, 시흥늠내길과 더불어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약 8.5Km(3.5시간)의 적당한 트레킹 코스(M.L Course)가 또 하나 추가되는 순간이다.
코로나가 조금 가라앉으면 다음엔 소위 '물왕3산'( 운,관,마)중 가장 높은 246m의 인근 마산을 둘러 보려고 한다. ^^
운흥산(雲興山) 들머리
운흥산 정상 운흥정(雲興亭)
좌측에 246m의 마산(麻山)이 보이고 ......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너머로 수리산(修理山) 줄기가 보인다.
앗, 진달래다. 이제 막 겨울이 시작됐는데 벌써......
가파르고 미끄럽던 구간이 개선되고 ......
이쪽에서 보면 모자를 닮아서 관모산(冠帽山)
물왕저수지 둘레길
좌측은 데크 공사중 / 목감지구너머 수리산이 ......
여기서 보면 황새가 춤추는 모습 / 관무산(鸛舞山)
지나온 운흥정이 보이고 ......
학이 호숫가에 많이 모인 보기 드문 모습.
월미마을 / 관무산 들머리
정상 안부 정자 쉼터 전망대
지나온 운흥산 능선이 보이고 뒤쪽엔 광명동굴이 있는 가학산 랜드마크 핑크빛 굴뚝이......
수리산 능선도 보이고 ......
새로 놓인 정상석엔 '관무산'으로 되어 있다.
소나무숲 능선길
운치있고 편안한 낙엽길
시흥늠내길과 만나고 ......
군자봉(198m)이 보이고 ......
영모재공원으로 내려서고......
중앙공원을 지나 시흥능곡역 1번출구에서 종료
첫댓글 시흥 운흥산과 물왕저수지를 지나 관무산 연산해에 성공하신 달사랑(M.L)님의 멋진 홀로 산행(트레킹) 후기 즐겁게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인근의 마산(麻山)까지 이으면 약 15Km의 '물왕3산'(운,관,마) 종주가 되지요.
조만간 마산 길을 탐방해볼 생각입니다.
앵베실님 고맙습니다. ^^
즐감하고갑니다!~~^^
물왕저수지 주변으로 산이 세개 있는데, 이제 조금 떨어진 인근 마산(麻山)의 들머리, 날머리만 찾으면 조만간 '운,관,마' 종주를 하게되겠지요.
아름다움~님 고맙습니다.^^
GPS가 혼트하는 사람한테 필요하지만 달사랑님 후기를 보면 살아있는 길 안내 같습니다
고독을 씹으면서 걷는 것도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ㅎㅎ
잘 보고 갑니다^^!
너무 좋은 코스라 이번 후기는 특별히 그런 의도로 세밀하게 써보았습니다.
서로 스트레스를 주고 받으면서 함께 걸을 필요는 없겠지요.
감꽃~님 고맙습니다.
내일은 눈이 온다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