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알람 소리에 자연스럽게 화면을 들여다보고, SNS의 좋아요와 리트윗 숫자를 신경쓰고, 흥미를 잃을 때까지 커뮤글이나 유튜브 쇼츠 따위를 계~속해서 이어 보는 일들은 과연 개인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 무슨 얘기하려는지 다 알아. 나도 뭐가 문제인지 알거든. 그러니까 이제 진짜 중요한 일을 해야지!' 라고 생각은 하지만 또 할 일을 미루고 계속 핸드폰만 보는 사람들... 주변에 늘어나는 ADHD 환자들. 뉴미디어 때문에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건 의지력이 부족한 개인의 잘못일까?
저자는 신문물과 동떨어진 시골 살이를 함으로써 강제로 뉴미디어과 떨어져 봤음. 확실히 핸드폰과 인터넷이 없는 그곳에서 저자는 인생에 정말 유의미한 것들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진실로 마음의 여유를 찾음.
그러나 도시생활로 다시 돌아오니 도루묵이었음. 핸드폰과 인터넷은 이미 우리 생활과 밀접해 있어서 이것을 무시하기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님. 저자는 사람들이 이것들을 떨쳐버리기 힘든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함.
바로 기업들의 이윤 추구임.
기업들은 우리가 최대한 웹페이지에 오래 머물기를, 핸드폰을 오래 들여다보기를 바람. 그래서 나의 취향을 염탐하여 알고리즘에 기반한 타겟 공격을 퍼부음. 예로 내가 로션이 필요해서 로션을 검색했는데, 어느 순간 웹페이지 광고에 로션 광고가 뜨는 걸 본 적이 있을 거임. 구글은 우리가 검색하는 내용, 이메일에 쓰는 내용, 게시글들을 분석해서 나의 요즘 관심사가 어떤지 나 자신보다 더 잘알고 있음.
트위터에서 페이지 끝을 다 내렸는데 그 뒤로 다시 무한 스크롤이 생성되거나, 유튜브 쇼츠가 끊기지 않고 계속해서 다음 영상으로 넘어간다거나 하는 일들 모두 우리를 최대한 붙잡기 위함임.
기사 제목을 왜 저따위로 지어? 싶지만 그렇게 해야 사람들이 클릭하고 조회수에 따른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언론매체들은 계속해서 어그로성 제목을 띄움. 이때 분노를 유발하는 글들이 특히 조회수가 높음. 사람들은 서로를 조롱하고, 힐난하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를 잃고 소통은 점점 단절됨.
인류가 당장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기후위기를 꼽지만 어느곳에서도 이렇다할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내놓지 못함. 당연함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사유하고, 문제를 해결해야하는데 그럴 능력이 요즘 사람들에게 없음. 대부분의 사람들의 관심사가 즉각적이고, 자극적이고, 당장의 즐거움만 소비하는 곳에 가 있기 때문임.
유튜브 쇼츠나 틱톡 많이 보면 머리 나빠진다는 얘기 들어봤지? 이제 사람들은 영상이 30초 이상만 되어도 지루해하고, 엑기스만 전달받길 원함. 과정에서 이뤄지는 깊이를 체험하길 거부함. 이렇게 짧고 자극적인 영상들에 중독되면 뇌는 도파민에 절여져서 더이상 깊이 있는 사고가 불가능함. 전두엽이 손상된다고 하지.
책에서는 거대 기업들이 이 뉴미디어로 사람들의 사고를 어떻게 장악하는지를, 굵직굵직한 글로벌 기업 연구원과 임원들의 증언을 들어 설명함. 그 똑똑한 엔지니어들이 이걸 모르지 않아. 너무 잘 알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사람들이 멍청해지기를 바람. 대기업과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 현상은 브레이크 없이 계속 진행중임
그래서, 저자는 개인이 SNS를 삭제하고 핸드폰 알람을 끄고, 의식적으로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근본적인 원흉인 기업들의 사업 모델을 규제해야한다고 함. 즉, 감시 자본주의를 끝내야한다고 함.
아니 어떻게 우리가 기업들을 상대로? 지금 사람들 이 꼬라지로 어떻게? 이 물음에 대해서 저자는 역사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해보였던 사회 문제들 (노동자들이 자본가를 상대로 대항해 노동시간을 주 8시간으로 줄인 것-당시엔 경찰들이 볼멘 소리하는 노동자들 때려잡음, 몽고메리 버스 사건-버스에 흑인 백인 앉는 자리가 따로 정해져있었음, 비교적 게이친화적이 된 사회, 페미니스트들이 쟁취한 여성인권 등등)의 예를들면서 지금 우리가 마주하 문제는 그것보다는 훨씬 해결가능한 문제라며 고무함.
그밖에 수면부족에 대한 이야기도 드는데, 이 역시 기업들이 노동시간을 줄이려고 하지 않는데서 유발된거임. 또 우리 사회의 양극화에 대한 문제도 꼽음.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자기 감정이나 자기 생활에 대한 컨트롤이 좀더 유리한 점. 그래서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쓰는 자기계발서가 왜 개소리인지에 대한 얘기도... (사회적 약자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야말로 수많은 자기계발서의 머가리 꽃밭같은 내용을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음.)
사람들이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기를 바라는 한편, 또 저자는 사실 이 문제가 단순히 기업만의 문제는 아님을 시인함. 왜냐면 '경제'라는 큰 역사의 측면에서, 자본주의에서 사람들은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갖가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왔기 때문임. 우리는 그것을 성공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근데 그게 우리를 좀먹네? 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자는 거임.ㅠ
당장은 이런 흐름에 대항할 수 있는 혁명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음.. 하지만 나만 해도 지금 이 책을 보니, 더이상 기업들이 원하는대로 해주고 싶지 않아졌음. 다음만 해도 카페 인기글이라는 목록을 띄워서 늘상 재미있고 흥미로운 글을 띄워주잖아? 왜? 사람들이 다음을 흥미롭고 재미있는 공간이라고 여기고 자주 오라고. 더 오래 머물라고.
여시로 눈을 돌리면, 내 경우 자연스레 방문하는 게시판이 쩌리, 직게였는데 이제 발걸음을 좀 줄이려고함.. 결국 여시도 회원수를 기반으로 광고 이윤을 얻는 곳임을 잊지 말기... 우리가 자주가는 웹사이트와 자주 이용하는 어플들이 결국 우리의 무엇을 빼앗가는지, 얼마나 교묘히 짱구 굴려가면서 우리를 조종하려드는지 생각하는 것부터가 첫걸음일 것 같아.
첫댓글 책 읽다가 말았는데 다시 읽어봐야겠다 이 글도 부분만 골라 읽는 내가 싫다 좋은글 고마워 나도 알고리즘 다 알면서도 의미없이 손가락 움직이는거 짜증남 ㅠ
나도 그래서 자기계발서 안보게 되더라고.. 이 책 안봤었는데 이런내용이었구나. 그래서 예전엔 일부러 2g 폴더폰 가지고다녔었는데..ㅋㅋ 여시도 즐찿게시판말고는 잘 안들어가게되긴해 ㅜ더 줄여야지ㅜ
글 쪄줘서 고마워!! 감시 자본주의라는 개념이 새로운데 설명을 들으니 이게 우리 일상에 어떻게 들어와서 삶을 밀어내고 있는지 많이 와닿는다
와 내용 좋다
줄여야지..
줄여야지..…
나도 지금 아무 생각 없이 쩌리 보는 중... 일단 줄여야지...
확실히 거대 기업들이 달려들어서 빠르게 자극만 추구하도록 만들다 보니 스님들처럼 산속에 들어가 살지 않는 이상 헤어나오기 쉽지 않을거 같음 ... 습... 글고 사회 분위기도 한몫하는듯. 유행이나 밈이 확확 바뀌니까 SNS나 커뮤니티 안 하면 가끔 대화하다가 이해 안 될때가 많어... ㅋㅋㅋㅋㅋ 그럼 결국 유튜브나 커뮤 들어가서 쭉 둘러보게 되고, 다시 도파민에 절여지고... 무한굴레
여담이지만 중간에 주 8시간으로 노동시간 줄여야 한다는 걸 내가 잘못 본줄 ㅋㅋㅋ 지금도 하루 8시간 근무하는데? 하면서... ㅎ
이 책 읽으면서 진짜 핸드폰 줄였어
책이나 그냥 생각을 많이하려고 노력중 ㅠㅠ
오 고마워 책 읽어봐야겠다
하 난 유튜브쇼츠틱톡 이런건 잘안보거든...? 근뎈저리에서 이런글은존나봐... 쩌리에서 좀자극적인건 유히랴피곤해서안봐는데 이런글은또눌러봄..다른사람생각이궁금해서맨날..맨날..그래서인터넷만하고잇음..이런건어떻게해야하지 ㅋ..
맞아 개인이 노력해서 될 일이 아님. 기업을 규제해야지.
글 너무 고마워 이거 보니 핸드폰 중독을 단순 의지의 문제 이상으로 보게 되네. 그러니 잠시 안 하는 게 크게 어렵지가 않아. 물론 지나면 또 생각나지만서두 ㅠㅠ
나요즘 읽고있는데 너무 좋은책이야
맞는 말이야 전에 넷플리스에서 본《소셜 딜레마》랑 비슷하다 그때 대가리 깡맞고 평일엔 인스타 지워놓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