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아래 철수님의 글을 보며 솔땅에 대해 오랜만에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솔땅을 아니 라틴속으로를 DIY 동호회라고 생각한다.
가끔 솔땅을 하나의 동호회로 잘못 인식을 하고 있는 분들도 있는데 분명 솔땅은 라틴속으로 라는 동호회의 일부이자 모태가 되는 집단 중 하나임을 다시 한번 확인 시키고 싶다.
즉, 살사나 대전, 대구, 부산 다른 지역 모임분들도 다 같은 라틴속으로 가족이란 말씀..^^
내가 라틴속으로를 DIY동호회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른 동호회들과는 달리 이곳은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만들어진 완제품에 들어와 거기에서 정해주는 대로 놀고, 그게 맘에 들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가버리면 그만인 동호회가 아니라, 현재 활동하고 있는 내가 끊임없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만들어가야 하는 동호회란 말이다.
솔땅 1기 탱고 레슨이 끝난 후 우린 참 막막했다.
살사처럼 가서 즐기며 놀 수 있는 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처럼 이렇다할 음악이 잘 구비되어 있는 것도 아니며,
더군다나 초급레슨이 막 끝난 우리에게 탱고는 그냥 막연한 춤이었을 뿐이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건 토요일 저녁 일정 시간의 연습실과 솔땅과 서로에 대한 애정, 그리고 탱고에 대한 갈망.
탱고는 추기 힘들었지만 서로를 그대로 잊혀지게 만들 수는 없어 매주 토요일 연습실에서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
각자가 조금씩 맛난 쿠키나 빵, 음료, 와인 등 서로와 나누고 싶은 것들을 한아름 따뜻한 가슴에 품고 모여 각자가 품고 있는 탱고에의 열정들을 풀어내었다.
2기, 3기가 생기면서 사람들도 꽤 많이 늘어나고, 조금씩 탱고를 출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었다.
우리는 일주일에 단 하루, 토요일의 그 한정된 시간을 좀 더 잘, 즐겁게 놀기위해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준비하고, 또 함께 즐거워했다.
그 모든 것들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각자가 자발적으로 즐거워서 기꺼이 한 것들이었다.
서로가 행복해하는 모습들을 보며 그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 그게 여러분들이 지금까지도 즐기고 있는 솔땅 연습실 밀롱가의 시초다.
그리고 매니저 달이 있었다. 그녀가 매니저라는 이름을 갖게된 것은 연습실 파티를 처음으로 제안한 사람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솔땅의 가족이 늘어나면서 대외적인 접촉시 한 목소리를 내고 이래저래 늘어나는 일들을 말 그대로 manage 하기 위해서다.
홀로 앞에 서서 모든 일을 주관하고 결정하고 이끌고 힘들어 아둥바둥 거리는 그런 외롭고 힘들고 쓸쓸한 위치가 매니저가 아니란 말이다.
모든 것은 여러분들이 만들어내야 한다. 매니저는 단지 전체적인 것을 조율하는 사람일 뿐.
품앗이도 마찬가지이다.
4기 레슨부터 1기들이 품앗이를 하였다.
1기라고 해봐야 채 1년도 차이나지 않았고, 1기 중에서도 가장 출중한 사람이 품앗이가 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실력이 대단해서 그들이 품앗이를 맡은것이 아니었다.
그저 내가 먼저 배웠고, 배우니 좋았고, 이런 좋은 것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즐기면 좋겠다는 마음에 그래서 시작한 것이었다.
요즘의 매니저, 품앗이 기근 현상을 보면 다들 너무나 많은 것을 그들에게 기대하고 요구한다.
실상 그들은 가장 여러분들의 애정과 관심, 참여가 필요한 사람들이지 여러분들을 앞에서 이끌어 나가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솔땅의 이 큰 살림 혼자 다 알아서 해~ 그대신 잘못하면 엄청 욕먹을 각오하고!
40여명의 저 초급기수들 둘이 알아서 탱고란 무엇인지 가르치고, 솔땅에 정붙이게 해서 남겨~ 안남으면 품앗이 책임이야!!
이러면 누구라도 손사례를 치지 않을까?
작년 겨울 결국 우려하던 대로 신임 매니저 선출에 실패를 하고, 밀롱가 지기 기수가 매니저 대행을 하는 사태를 맞았다.
과연 잘 해낼까 하는 우려섞인 걱정들도 있었지만 내가 보기에 그들은 참 믿음직스럽게 잘 해내었다.
작년 연습실에서의 연말 파티, 최근에 치뤘던 행사 중 가장 솔땅다웠다.
밀롱가 지기 기수였던 33기들이 정성껏 준비한 다과와 와인,
33기 품앗이였던 젠 & 마가리따님의 공연,
솔땅 최고 엔터테이너 홍쥐 & 컬리넌님의 꽁트,
그리고 솔땅의 뜻있는 분들이 내놓은 경품행사까지~
몇몇 분들만의 고생으로 준비한 행사가 아니라 다들 뜻과 마음을 모아 함께 준비하고 함께 즐거워한 행사였기에 참 즐겁고 따스했고 기억에도 오래 남을 것 같다.
그리고 바라건데, 이렇게 모든 솔땅인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솔땅이기를..
여러분 각각이 Do it yourself 함으로 인해 더욱 활기차고 살아 숨쉬는 솔땅이 될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또한 3년후, 아니 10년 후에도 여전히 끊임없이 살아 숨쉬는 그런 곳이길 소망한다
불현듯 떠오른 생각을 두서없이 적느라 반말로 주절거림을 용서하시기를~ ^^
p.s 위 사진은 솔땅의 정신적 지주이신 성공 & 은주 사부와 솔땅 초창기 기수들입니다.
옛 시절을 모르시는 분들은 그저 두분을 오나다 사장님으로, 선배들은 그저 가끔 오나다에서 보는 땅게로스라고 생각할까봐 올려봅니다.
훈훈한 글에 훈훈한 사진 입니다~ ^^
끄덕끄덕,솔땅에 대한 언니의 애정이 따뜻하게 와닿아요^-^
음 ~ 조으네~
왠지 짜안~~~하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