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을 즐기고 있었다. 유왕이 사람을 보내 제후들에게 노고에 사의를 표했다.
" 다행히 외적의 침입은 없었다. 고생스럽게 멀리 갈 것까지는 없다."
제후들이 서로 얼굴을 쳐다보다가 깃발을 내린 다음에 둘둘 말아서 되돌아 가버렸다. 포비가 누각 위의 난간에 기대어 서서 제후들이 황급하게 와서는 또한 황급하게 돌아가는 것을 보더니, 자기도 모르게 박장대소를 하였다.
유왕 " 그대가 한번 웃으니 온갖 아름다움이 생생하게 살아 나는 것 같다. 이것은 괵석보( 石父)의 공이 라 할 수 있겠다"
곧이어 괵석보에게 천금의 상을 내리게 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천금매소(千金買笑)라는 말이 전해지고 있는데 이 일로 기인한 것이다. 염옹(髥翁)이 '봉화로 제후를 희롱하다'라는 제목으로 시를 지었다.
良夜驪宮奏管簧(양야여궁주관황)
좋은 밤에 여궁에서 피리와 생황을 타게 하고
无端烽火燭穹蒼(무단봉화촉궁창)
무단히 봉화 불을 붙여 하늘에 올렸다.
可怜列國奔馳苦(가령열국분치고)
고생을 하며 힘껏 달려온 열국의 제후들이 불쌍 하도다.
止博褒妃笑一場(지박포비소일장)
단지 포비의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였다.
유왕이 신후(申后)를 폐하고 포비를 정궁(正宮)으로 하자, 신후(申侯)는 유왕에게 상소문을 올려 간했다.
" 옛날에 걸왕(桀王)은 말희( 姬)를 총애하여 하(夏)나라가 망하였고, 주왕(紂王)은 달기( 己)를 총애하여 은(殷)나라가 망했습니다. 근자에 이르러 왕께서는 포비를 총애하여 적자(嫡子)을 폐하고 서자(庶子)를 태자로 정하여, 이미 부부 사이의 윤리에 틈이 생기고, 또한 부자지간의 정의도 상하게 만들었습니다. 걸주(桀紂)의 일을 지금 다시 보게 되니, 하상(夏商)의 화가 머지 않아 주나라에 닥칠 것입니다. 바라옵건대 왕께서는 란명(亂命)을 거두어 어떻게 하든지 망국의 재앙을 면하도록 하셔야 할 것입니다."
유왕이 상소문을 다 읽고는 책상을 치며 화를 크게 내며 말했다.
" 이 반적(叛賊)이 어찌 감히 이런 무엄한 말을 하는가?"
괵석보 " 신후(申侯)는 태자가 쫓겨난 이래 오랫동안 원망하는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작금에 와서 신후(申后)와 태자가 모두 폐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모반의 뜻을 품고 있는 관계로 감히 대왕께 이런 무엄한 상소를 올린 것입니다. "
유왕 " 그러하면 이 일은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겠는가?"
괵석보 " 신후(申侯)는 원래 아무런 공도 세운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딸이 왕후가 되는 바람에 작위를 받게 된 것입니다. 오늘날 왕비와 태자가 모두 폐위된바, 신후의 작위도 역시 거두어 옛날처럼 그의 작위를 백(伯)으로 내려야 할 것입니다. 만일 신후가 말을 듣지 않으면 군사를 동원하여 죄를 물어야 후일의 화근을 없앨 수 있을 것입니다."
유왕이 괵석보( 石父)의 건의를 받아 들여 신후(申侯)의 작위를 삭탈하고 석보(石父)를 대장으로 삼아 군사를 일으켜 신국(申國)을 토벌하게 했다.
< 제 3회로 계속 >
[출처] 일어서는 제후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