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 지존' 신진서 9단(사진)이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는 응씨배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렸다. 신진서는 지난 8월 23일 중국 상하이 창닝구 쑨커별장(孫科別墅)에서 열린 제9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3번기 2국에서 셰커 9단을 맞아 22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틀 전 열린 제1국에 이어 2연승. 신진서는 꿈에 그리던 응씨배에서 첫 우승에 성공했다.
응씨배는 대만 재벌 잉창치 선생(1914~1997)이 1988년 창설한 바둑 대회로 4년마다 열리는 유일한 국제 기전이어서 '바둑 올림픽'이라 불린다. 셰커와 상대전적에서 2승1패를 기록한 신진서는 지난 6월 란커배 결승 3번기에서 중국 구쯔하오 9단에게 먼저 1승을 거둔 뒤 내리 2패를 하며 우승컵을 내줬던 아쉬움을 털어내고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 횟수를 5회로 늘렸다.
또 2012년 7월 입단 이후 11년 만에 33번째 타이틀을 획득하며 역대 타이틀 순위 단독 5위에 올랐다.
우승 직후 신진서는 "응씨배만을 위해 특별한 준비를 많이 했는데 우승하게 돼 기쁘다. 이전 세계대회에서 많이 패하기도 해서 이번 우승이 특히 값지다"고 돌아본 뒤 "국가대표팀에서 공동연구를 하고 개인적으로 포석 준비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긴장을 안 할 줄 알았는데 부담을 느껴서였는지 대국 전 잠을 잘 못 잤다"며 "중국에 심범섭(48회 인포벨 대표) 단장님, 목진석 감독님, 한종진 사범님 등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셔서 힘이 많이 났다. 바둑 팬분들께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