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여운 것들.

[조각달]

어제는 특별한 날이었다.

추석이라 분주할 전날.

재혼한 딸네 부부가 왔는데 새?사위가 잔뜩 선물을 들고.

거기다 저녁 장을 보아 왔는데 생태찌게를 직접 끓여서 장인 장모님

저녁 식사를 해드리겠다고.

왠 추석때 음식도 많은데....

그러나 별 말 않고 그저 그러자고 했다.

서투른 솜씨나마 제법 간도 맞고 시원한 찌게였다.

사위는 막내이고 더구나 부모님들이 모두 돌아 가신지라

돌아가신 어머님(너무나 가난하고 고생만 하셨던,  늘 가난해서 동태 머리만 끓여 주시던게

그땐 그리 싫었노라고..)

평생 바람만 피우고 처자식 돌보지 않던 아버지.

열심히 공부해서 지금은 공무원이 되어 잘 살줄 알았는데

다시 자신도 이혼을 하여 남매를 아내가 기르고 있다는 사위의 말에 가슴이 저려왔다.

우리 딸은 전남편에게 딸을 두고

이런 명절날  그 둘의 마음이 어찌 힘들지 않겠는가?

그걸 바라보는 우리 내외도 마음이 아팠는데.

비는 왜 그리 쏟아지고.

극장엘 갔다. 4식구가.

우울함을 달래려고 코믹영화라며 갔는데

'퀴즈왕' 을 보았다. 기대보다 재미있게 보았다.

상영이 끝나고 불켜진 계단을 내려 오면서 남편이 슬그머니 내 손을 꼭 쥔다.

결혼생활 40년을 수없이 울며불며 이혼을 수없이 생각하면서 버텨온 세월이었는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다.

남편을 만난게 과연 내가 선택한 것이었을까?

아님 나의 길이었을까?

딸의 이혼과 그 뒤에 오는 아픔을 생각하면서.

-가여운 것들- 이란 사위가 쓴 싯 귀절이 생각났다.

우린 모두 이런저런 모습의 가여운 사람들인가...

[달콤한사랑]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
살아만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시던 이웃 할머니 말씀 생각 하게합니다 ^^*행복하세요

[진양희]

이 글을 읽으니... 나 자신이
진실로 가족이 행복하게 웃을 수 있었던
가정을 만들어 주었나 나를 돌아보게 합니다.
사랑과 믿음이 있는 가정은 가난해서 방바닥에
신문지 한장을 놓고 식사를 해도 배부른 만찬일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정은jes]

살아간다는게 다~아 그런거지 별거있나요,
처한 현실에 최선을 다하며 살다보면 옛말하며 살날이 꼭 있을꺼라 생각해요....홧팅

[조각달]

같이 공감해 주신 님들. 조금 위로가 되네요.
이번 추석에 물폭탄 맞고 고통중인 많은 이웃들에게도 사랑과 관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