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 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 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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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에게>는 세계인이 좋아하는 명시로 각나라 언어로 번역되어 심금을 울리며 중학교교과서에도 실렸습니다.인간의 고독을 사물과 신에 의인화한 멋있는 서정시입니다. 특히 마지막절에 산그림자도 외로워 내려오고 종소리도 외로워 울려퍼진다 귀절은
감정이입의 최고 절정입니다.중간에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있다. 이는 도요새 너마저 외로움을 탄다고 봤습니다.
호주에서 겨울을 보내고 한국서해안을 거쳐 알래스카까지 13,000km를 날아가는 대표적 철새입니다
-친구들 단톡방에서-
수선화/ 소프라노 조수미
https://www.youtube.com/watch?v=dCq2MzPTnSc
우중충한 날씨여도
개나리
수선화
목련
꽃망울 터뜨렸다
봄이 춤추고 있다
새벽 한시에 일어나 물마시고 다시 잠을 청했다
일어나니 5시
많이도 잤다
일기 마무리하여 톡을 보내고 나니 일곱시가 다 되간다
체조를 하고 스쿼트를 하려니 고관절과 허리가 아파 앉았다 일어설 수가 없다
도저히 스쿼트를 못하겠다
왜 이렇게 아프지
어제 침맞고 좀 나아지나 했더니 전혀 아니다
스쿼트를 생략하고 거꾸리를 한 뒤 아침이나 일찍 먹자고
집사람이 닭죽을 데우고 있다
닭죽 맛이 괜찮다며 서울 아짐을 불러 한그릇 드시라해야겠단다
그래 닭고기는 없어도 혼자 계시니 오시라해서 같이 식사하는 것도 괜찮겠다
난 배추시래기 국을 끓였다
어제 저녁에 쌀뜨물을 받아 두었다
다시마와 표고버섯 멸치를 넣어 육수를 만든 뒤 여기에 배추시래기와 우렁을 넣었다
우렁이 들어가면 맛이 더 좋을 것같다
서울 아짐이 올라와 닭죽 한그릇씩
맛이 괜찮다고
여러 약재가 들어갔다니 보약먹는 것과 같겠단다
서울아짐에게 부녀회장과 서로 화해하라고 수원아짐이 권한단다
집사람이 화해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고 지내는게 좋겠다고
서울아짐에게 부녀회장이 일방적으로 욕을 해대어 서운해 그동안 말을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론 그가 밉지 않단다
집사람이 그렇다면 이웃간에 서로 등 돌리며 살게 뭐있겠냐면서 수원아짐이 화해시켜 보겠다니 못이긴척 서로 말을 해보라니
그렇게 해보겠단다
집사람이 함께 모이게 되면 재미있는 이야기나 하지 남 흉보는 말은 하지 마라고
말을 이리저리 옮기다 보면 오해가 생긴다고
오십여년 넘게 함께 살아온 사람들이니 서로 화해하고 웃으며 살면 좋겠지
우린 이 마을 사람들과 크게 어울릴 일이 없다
또 이 마을은 유씨 자자일촌이라 쉽게 다가가기도 어렵다
몇사람들과 친하면 됐고 다른 분들관 인사 정도만 나누며 살면 된다
서로 잘 어울려 보려고 이장을 자원해 최선을 다해 보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배신감만 더 커졌다
내가 이 자자 일촌 속으로 뚫고 들어갈 자리가 없다
그저 내식대로 편하게 살아가는 것이 좋을 것같아 마을 사람들과 인사만 나누고 있다
동물 챙겨주기
오늘은 병아리들이 활발하다
전구 밑에서도 논다
이제 적응이 좀 되는 걸까?
물과 모이를 많이 주었다
기러기가 알을 10여개 넘게 낳았는데 털을 뽑지 않는다
얼마나 알을 낳아야 털을 뽑을까?
이번에 병아리 부화하고 나면 기러기 알을 가져다 부화시킬까?
스스로 부화하면 참 좋은데...
작은애에게 전화
달걀이 많으니 퇴근할 때 집에 들러 가져가라고
지금 코로나 걸려 어딜 가기 어렵다며 주말에나 들리겠다고
아이구 날씨가 고르지 못하고 면역력이 떨어져 걸렸나보다
빨리 나으라며 주말엔 우리가 교육받으러 간다니 그럼 금요일 저녁에 들리겠다고
아마 그때쯤이면 다 나을 거란다
그럼 그때 괜찮으면 집에 들리라고 했다
집사람이 어제 재봉동생이 가져다 준 씨감자를 심잔다
작년에 심었던 곳을 다시 파서 심어야겠다
땅을 일구기 위해 삽과 쇠스랑 퇴비 살충제등을 뒷밭으로 옮겼다
집사람이 나와 거든다
리어카에 실어 퇴비를 옮기는데 걷질 잘 못하겠다
좀이라도 힘이 들어가면 더 아프다
집사람이 나 대신 옮겼다
먼저 두둑에 살충제를 뿌리고 퇴비를 고루 뿌렸다
난 하기 힘들어 집사람이 뿌렸다
난 쇠스랑으로 일구고 집사람은 삽으로
두 두둑을 만든 뒤 고랑을 내면서 흙을 두둑에 올렸다
쇠갈퀴로 두둑을 반듯하게 골랐다
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해 거의다 집사람이
워낙 아프니 그만 했으면 좋겠는데 집사람은 마무리 짓잔다
겨우겨우 두둑을 다 골랐다
집사람이 만든 두둑에다 꽃삽으로 파면서 지그재그로 감자를 심는다
지금 감자를 심어 놓고 오늘 비온다니 비맞고 나면 두둑에 비닐을 씌우는게 좋겠다
이제 두둑을 만들어 바로 감자 심었는데 여기에 비닐을 씌워 놓으면 비닐 안에 가스가 차서 심은 감자가 죽어 싸을 틔울 수가 없다
며칠 지나면 가스가 빠지게 되니 그때 비닐을 치는게 좋다
모두 마치고 나니 그럴싸해 보인다
큰 수확을 기대하진 않지만 봄에 이런거라도 심는게 시골 삶을 즐기는 것 아닐까?
시골에 살면서 봄에 씨 하나 뿌리지 않는다면 그도 좀 그렇다
몸은 아프더라도 뭔가 꼼지락거리는게 좋겠지
집사람이 뒷밭 안의 대나무를 모두 베어 버리잔다
대나무 뿌리가 번져 곳곳을 대나무가 덮고 있다
몇 번 뿌릴 캤지만 그래도 살아나 번져간다
난 톱으로
집사람은 전정가위로 대나무를 잘랐다
집사람은 자른 대나무를 밭가로 옮긴다
여기에 뭘 심지 않으니 그대로 두어 썩게해도 괜찮다 해도 그게 아니란다
모두 잘라 치우고 나니 주변이 훤하다
어느새 11시 30분이 넘었다
무려 세시간 넘게 일했다
고관절이 넘 아파 몸이 무척 힘들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오후엔 친절한 신경외과를 다녀와야겠다
대부님 전화
장성 파크골프 회장단 소집을 하여 정관을 만들고 협회장 선거에 관해 논의하려는데
대의원 2/3 찬성이 있어야한단다
우리 클럽 대의원이 서명 해야하는데 그걸 받아 줄 수 있냐고
동의하면 거기서 서명하겠단다
총무와 대의원인 장사장에게 전화
내용을 설명하고 대신 서명해도 되겠냐고 하니 그렇게 하란다
대부님께 전화하여 우리 클럽은 모두 동의한 걸로 처리하시라 했다
장성 파크골프 협회장 선거가 선거관리위원회의 실수로 잘못되버려 당선이 취소되고 새로 다시 협회장을 뽑는 선거를 해야한다
선거 관리위원장이 좀더 세심했더라면 이런 불상사가 없었을 건데...
뭐든 책임을 맡으면 최선을 다해야한다
점심 한술
갓지은 밥과 우렁배추시래기국이 맛있다
내 입맛엔 고깃국보다 시래기된장국이 나은 것 같다
집사람은 허리와 무릎 아픈게 아직 견딜만 하다고 해서 나만 다녀 오기로
1시 넘어 광주 친절한 신경외과로
병원에 도착하니 2시가 좀 넘었는데 대기하는 분이 10여명
한시간 반을 기다려 내차례
치료 받고나서 두달은 가야할건데 좀 빠르다고
내가 볼 땐 한달 지나면 아프기 시작하는 것같다
의사샘이 몸을 아껴가며 쓰란다
크게 무리한 것 없는데 왜 이리 아플까?
주사를 맞고 나니 아픈 기가 좀 가신다
예전엔 주사 맞으면 전혀 아프질 않았는데 지금은 아픈기가 남아 있다
아무래도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할 것같다
그러나 입원해 치료 받는다는게 신경이 쓰인다
병실에 갇혀 있다는게 마음을 어둡게 한다
운동으로 이걸 나을 순 없을까?
오면서 가스 충전하고 세차
차가 반짝이니 기분 좋다
오후에 살짝 비내리더니 바람불고 미세먼지도 많다
아직 꽃샘추위가 남아 있나?
집에 오니 막걸리 한잔 생각
집사람은 치료받고 왔으니 참으라지만 난 입이 근질거려 안되겠다
닭죽 데워 안주 삼아 한잔
날마다 막걸리 맛이 좋은 걸 보면 술중독인가?
막걸리로 때우려 했더니 집사람이 갈치조림을 하여 저녁을 차렸다
갈치조림이 맛있어 밥 한술
든든하게 잘 먹었다
8시도 못되었는데 잠이 쏟아져 앉아 있을 수가 없다
뭘 했다고 이리도 잠이 올까?
가로등 불빛이 초롱초롱
미세먼지 가셨나?
님이여!
오늘은 춘분
이제 낮은 길어지며 밤은 짧아만 가겠지요
길어지는 낮처럼
님의 행복도 쭉쭉 늘어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