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7567975408
0. 들어가기 앞서서
나는 국문학과 전공을 한 것도 아니고 책을 쓰는 작가는 더더욱 아니다. 그저 성인 독서율이 1년에 1권도 되지 않는 작금의 시대에 독서라는 취미를 갖고 있는, 남들보다 독서량이 조금 더 많은 1인에 불과하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저 독서를 처음 시작할 때 막막하기만 했던 과거의 내가 어떻게 독서에 재미를 붙이고 한 달에 3~4권씩 책을 읽게 되었는지 그 과정과 더불어 독서에 입문하기에 조금 더 쉬운 방법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때문에 어떤 책에 대한 감상이나 독서에 대한 가치관이
진짜 독서를 사랑하고 수백권의 책을 읽은 사람들과 다를 수 있다. 때문에 반박할 만한 내용이 있다면 님들 말이 맞고.
1.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것부터 읽으면 되는 건가?
책방, 구립 혹은 학교 도서관을 가면 한강 작가의 책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지금은 잘 모르겠다.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엊그제 수상 발표하자마자 상호대차 신청했는데 간신히 구해서)
가장 대표적인 『채식주의자』부터 시작해 볼까? 해서 이 책 사고 읽기 시작하면 아마 며칠 뒤에 책꽂이에 꽂혀서 나중에 이사 갈 때쯤이나 먼지가 덮인 채로 발견될 확률이 매우 높다. 애초에 채식주의자라는 책이 입문자가 읽기에는 내용 자체가 난해할뿐더러 전체적인 분위기도 우울하고 다 읽고 나면 불쾌함만 남을 확률이 크다(애초에 다 읽는 것조차 힘들다)
독서도 게임, 운동이랑 똑같다
롤 시작한 사람이 첫날부터 다이아 티어랑 게임을 하면 기분만 잡치고 게임 삭제를 누를 것이고
런닝 처음 시작한 사람이 첫날부터 10km, 15km를 뛴다면 다음날 온몸이 쑤시고 집에 누워있다가 결국 런닝화는 신발장 구석에 박히듯이
독서도 처음에는 읽기 쉽고 재밌는 책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2. 만만한 게 소설이다. 그중에서도 추리나 미스터리 소설을 추천한다.
책에 재미를 느끼려면 일단 내용 자체가 흥미진진하고 몰입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
인물들 간의 갈등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단서를 통해 범인을 추리해나가며 마지막까지 독자들의 머릿속에 물음표를 띄우게 하는 책.
추리소설만 한 게 없다.
2-1 그렇다면 웹소설도 괜찮은 건가?
순수하게 '재미'를 위한 독서라 웹소설도 좋다.
그러나 본인이 독서를 하는 이유가 글 읽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어휘력, 사고력 등을 성장하기 위함이라면 매우 비추천한다. 더군다나 주변에 웹소설로 글을 읽기 시작하는 친구들을 보면 웹소설을 보며 다른 책을 찾아서 보기보다는 다른 웹소설을 찾아읽는 경우가 99%였다.(100%가 아닌 이유는 저걸 시작으로 다른 책들을 읽기 시작한 친구가 딱 1명 있었다. 그래서 100%라고는 못하겠다)
3. 두꺼운 책은 피하자
독서도 성취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7~800 페이지로 되어있는 책을 고른다면 그 책 하나 읽는 데에 길게는 1달 가까운 시간을 때려 박는 경우도 있다.
내가 이 책을 읽었구나, 한 달 동안 몇 권을 읽었구나 이렇게 '수치'가 되어서 그것이 쌓이게 된다면 성취감도 생기고 조금씩 읽는 양도 늘어나게 될 거다.
쉽게 예시를 들어보자면 온라인 RPG 게임들 보면 초반에는 레벨업을 쉽게 만들어 놓는 거랑 비슷하다. 레벨 1부터 수십시간 때려박아야 레벨업을 할 수 있다면 몇명이나 그 게임을 하겠는가?
이제 막 책을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이라면 짧게는 200 페이지 미만, 길어도 350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 책들을 보길 추천한다.
4. 읽은 책을 기록하자
3번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결국 독린이들을 위해서는 책을 읽었다는 성취감이 "매우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내가 읽은 책을 기록해두는 것이 좋다.
노트도 좋고 메모장도 좋으며 요즘에는 독서 기록 어플들도 찾아보면 꽤 있다. 여기에 독서를 한 후 느낀 점들을 딱 1줄이라도 좋으니 기록하고 이동진 아저씨처럼 별점을 남기는 것도 좋다. 중요한 건 기록이다. 시간이 지나서 내가 읽은 책들이 쌓여있는 걸 보면 꽤나 뿌듯할걸?
5. 다 됐고 그냥 입문용 책들 추천해줘
1. 홍학의 자리
스릴러 전문인 정해연 작가의 대표작인 홍학의 자리이다.
이 책은 입문용으로 읽은 건 아니고 평소에 책 한 권 읽지 않던 친구가 재밌다고 호들갑을 떨며 나에게 추천을 해준 책이라서 보게 되었는데 충분히 호들갑떨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글 자체가 쉽게 읽히고 몰입감도 있으며 마지막 목차에 들어가고 결말부를 펼쳤을 때 뒷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을 주는 추리소설이다. 정말 추천한다.
2. 아몬드
추리 소설은 아니지만 양도 적당하고(나무위키 기준 308p) 내용 자체도 적당히 진지하고 무거우며 가독성 역시 좋다(애초에 청소년 문학으로 나온 책이다)
평소에 책을 끼고 살던 형인데 읽고 나서 하루만에 다 읽었다며 극찬을 한 책이었고 나 역시도 이틀 만에 다 읽은 책이었다.
음.... 재밌다. 위의 책처럼 스릴넘치는 내용과는 다른 재미가 있다.
신체적인 문제 때문에 무서움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이 주인공인데 더 이상 자세하게 들어가면 책의 재미를 해칠수도 있으니 pass
3. 댓글부대
올 초에 영화화가 되었던 책이다. 대한민국에서 흔치 않게 사회파 소설을 주로 쓰는 장강명 작가의 작품인데 나를 독서의 세계로 안내해 준 아주 의미있는 책이다. 내가 앞에 말했던 '흥미진진'하고 '몰입'하게끔 하기에 최적화된 책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와 내용이 다른 점이 많으니 책으로도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4. 달러구트 꿈백화점(1, 2권)
2020년대에 들어서 독서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100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한 신화적인 책이다.(이 책으로 작가 데뷔를 한 이미예 작가는 전세 대출을 해결했고 퇴사를 했다고 한다. 정말 부러운 인생이다)
위의 책들과는 장르가 다르다. 따뜻한 힐링물로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3번까지 피튀기고 삭막한 분위기의 책들만 보다가 이런 따뜻한 책도 한 번 읽어보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넣어보았다.
물론 재미있다.
5. 악의
아마 책을 평소에 읽지 않더라도 무라카미 하루키와 히가시노 게이고 이 두사람은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일본 작가인 두 사람. 그 중에 추리소설을 전문적으로 쓰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들 중 하나이다.
한국 도서만 추천하면 재미없지 않은가? 때문에 추천하는 책이기도 한데
단순히 외국 도서 쿼터제로 추천하는 책이 아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정말 재미있게 본 책이고 자가복제라고 까이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책들 중에서 가장 독특한? 느낌의 책이었다.(나의 생각이다. 다른 책들이 더 쩔었다고 하면 할 말 없다)
말해서 뭐하겠나. 추천한다.
이 외에도 재밌게 읽은 책들이 정말 많다.
당장 장강명 작가만 하더라도 그분의 데뷔작인 '표백'은 명작이라고 표현해도 아깝지 않은 책이고
군대에서 다들 한 번 쯤은 읽어볼만한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책이라던가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책들도 재밌고 잘 읽히는 책들이 정말 많다.
다만 그 책들은 위의 책들을 천천히 읽어보고 책의 재미를 느낀다면 그때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6. 마지막으로
일끝나고 퇴근하면 피곤하고 자기 시간도 없는데 책읽는 시간을 내가가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하루가 멀다하고 수많은 정보와 자극적인 내용들이 쏟아지는 유튜브 시대에 책을 읽기란 더더욱 힘든 일이고
그러나 내 생각에 독서를 할 시간이 없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위에 말했던 분량(약 2~300페이지)의 책들은 출퇴근 시간에만 읽더라도 1주일에 책 1권은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시간이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굳이 무겁게 책을 들고다닐 필요 없이 휴대폰으로 E북을 구매하여 볼수도 있는 세상인데 한강 작가의 수상으로 전국이 독서에 관심을 갖게 된 지금, 여러분들도 책 한 권 읽어보는 건 어떤가?
첫댓글 오 홍학의 자리랑 아몬드 읽어봐야겠다
그동안 책 안 읽다가 올해 하반기부터 독서에 꽂혀서 매달 두권씩 읽고있는데 파친코나 위저드 베이커리도 추천! 위저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어!
입문용책 ㄹㅇ 찐이다
술술읽히고 길지도 않고 내용도 쉬움
독서러들 파이팅!🤓
입문용 책 개인적인 추천 ㅎ
소설 - 위저드베이커리, 천개의 파랑
에세이 - 아무튼 시리즈
정말 책이 너무 안읽히면 청소년 소설로 시작하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 책 두세권 읽고나면 책읽는 지구력도 길러져서
아무튼시리즈 천개의파랑 읽엇는데! 추천. 결을 알겟다 ㅎㅎ 고마워
입문용 밝은밤도 강추
1, 2로 시작해서 지금은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도 읽고 있다죠
청소년 소설 중에 재밌는 거 많으니까 그중에서 골라서 읽는 것도 입문용으로 추천!
악의 진짜 술술넘어감 책 두꺼운데 몇시간만에 다 읽었어
난 입문용 천개의 파랑... 장면 연상이 쉬워서 술술 읽혀
다윈영의 악의기원
무슨 목침마냥 두꺼운데 진짜 금방읽었음
이건 미친책임
원본은 두꺼워서 분할본 빌려다가 갖고 다니면서 읽었는데
어느 정도였냐면 잠깐 신호등 기다리는 사이에도 '초록불 들어 올 때까지 잠깐만 꺼내서 읽을까?' 싶을정도로 다음이 궁금하고 잘읽히고 재밌었음
천개의 파랑도 재밌엇어ㅜㅜ
본문도 댓글도 좋은 책 추천들 너무 많다!!! 도장깨기 해봐야지 ㅎㅎㅎㅎ고마워~~
보건교사 안은영 개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