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5월 22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아기씨당 앞에서 행당7구역 아기씨굿당 피해주민 현장간담회를 열고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 막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정원오를 향해 이른바 ‘아기씨당’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오랜 기간 의혹을 제기해 온 행당7구역 재개발조합 측은 성동구가 정원오의 구청장 재직 당시 아기씨당 신축과 기부채납 문제에 관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기씨당 의혹’은 민주당 정원오가 성동구청장 재직중 진행된 행당7구역 재개발 과정에서 구역 내 주거지역 한복판에 있던 굿당을 구청이 기부채납을 명목으로 조합에 수십억원을 들여 무속신당인 ‘아기씨당’으로 새로 짓게 했는데, 이곳의 소유주가 성동구 지역 언론인의 가족이었다는 의혹이다.
이 건물은 무허가건물이었지만 성동구청에 의해 향토유적으로 지정돼 있었다. 재개발조합과 아기씨당 간에 건물 이전 문제가 불거지자 성동구청 향토유적보호위원회는 2008년 3월 조합 측에 아기씨당을 새로 지어주되 소유권은 성동구가 갖고, 사용권 또는 관리권은 아기씨당 측이 갖도록 하라는 의견을 통보했다.
조합은 재개발사업 진행을 위해 아기씨당 측이 분양권을 포기하는 대가로 굿당 측에 25억원을 지급했고, 48억원을 추가로 들여 외곽에 굿당을 새로 지어줬다. 그러나 성동구는 완공 이후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
조합은 성동구가 이곳을 기부채납받아 소유권을 가져가는 조건으로 사업시행을 인가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성동구는 원래 향토유적보호위원회의 결정과 별개로 공유재산법상 운영권 등 기부 조건이 붙은 경우에는 기부채납을 받을 수 없어 인수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성동구는 2025년 3월에는 2008년 향토유적보호위원회의 소유권·관리권 관련 통보가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취지로 회신했다가, 같은 해 10월에는 조합 정관에 따라 소유토지·건축물을 원물출자 형태로 제공하고 조합의 의사결정에 따라 사용·관리·처분할 수 있다고 다시 안내했다.
조합 측은 기부채납을 하면 재개발 과정에서 성동구가 여기에 합당한 혜택을 줄 것을 약속했다고 주장한다.
통상적으로 조합이 공원, 주차장 등 공공시설을 기부채납하면 지자체는 채납을 받는 대신 고도제한이나 용적률을 상향하는 등의 협의를 한다. 그런데 아기씨당의 경우, 지어주는 대신 조합이 받은 것이 없다는 것이 조합의 주장이다.
주장대로라면 조합은 기존에 합의금으로 준 25억원에 건축비 48억원까지 70억원이 넘는 돈을 거저 아기씨당에 지불한 셈이다.
오 후보는 “재개발조합이 아기씨당 당주라는 사람과 합의해서 일이 진척됐다. 이 일이 진행될 때 성동구청은 뭘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성동구가 이 과정에서 아무것도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반면 성동구는 “해당 건물과 관련한 소유권, 보상 문제 등은 구가 일절 관여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성동구청은 정원오 임기시작 이후인 2021년 6월 “문화재수리법에 따른 ‘종합문화재수리업’ 면허를 보유한 전문 업체를 선정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조합 측에 보냈다. 또한 법적으로 불가하다는 기부채납 문제를 정원오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는 주장도 있다.
언론사가 입수한 2025년 12월 30일 행당제7구역재개발정비사업 2025년 제11차 대의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조합장 A씨는 당시 대의원회에서 “정원오를 두 번을 만났다”며 “이걸 안 가져가면 법정에 정원오를 세우겠다고 했더니, 정원오가 ‘오늘은 돌아가고 제가 재무과하고 잘 협의해서 이걸 받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했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겨 있다.
아기씨당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행당7구역 준공이 지연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행당 7구역 재개발은 현재 9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사업이지만, 준공검사와 이전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주민들이 등기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개발사업은 준공 이후 구청이 사업 완료를 확인해야 이전고시를 거쳐 조합원 등기로 넘어갈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새로 조성된 시설의 소유권 귀속이 정리돼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 정원오 측은 지난 5월 22일 “행당7구역 재개발 아파트 등기 지연은 어린이집 등 정비기반시설 문제가 원인”이라며 “아기씨당 기부채납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합 측은 어린이집 문제 역시 장기간 이어진 성동구 행정 혼선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조합 측 탄원서에는 “2009년 어린이집이 기부채납 조건으로 결정되고 나서 성동구청은 현금으로 기부채납을 요구했다”며 “조합은 2023년에 17억원의 현금을 냈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합원들은 탄원서에서 “성동구청은 작년(2025년)에 갑자기 규정이 잘못 적용됐다며 다시 그 돈을 반환했다”며 “이제 와서 어린이집 건물을 지어야 준공을 할 수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최근 조합 내부에서는 새 아기씨당 건물의 소유권을 당주 측에 이전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기도 했다. 2026년 1월 22일 행당제7구역 재개발조합 정기총회 회의록을 보면, 회의 진행자는 1순위 처분방법으로 “성동구청 관련 부서(주거정비과, 문화체육과, 재산관리과 등) 협의를 통해 기부채납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방안을, 2순위 처분방법으로 “성동구청에 기부채납 불발 시 조합, 성동구청 그리고 아기씨당 당주의 3자 협의를 통해 당주 측에 소유권이 이전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각각 제시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조합원 부담으로 지어진 수십억원대 건물의 소유권은 아기씨당 당주 측에 이전된다. 아기씨당 당주 김모씨는 성동구 지역신문 편집국장 김모씨의 장모다. 해당 지역신문은 성동구로부터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광고비 2억3111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성동구 전체 광고비의 약 70% 수준이다.
한편 조합원들은 지난 5월 20일 조합장 A씨와 정원오를 각각 도시정비법 위반 및 업무상배임·직무유기 혐의로 고소·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고발장에는 성동구가 아기씨당 신축과 기부채납을 전제로 협의와 공문을 진행했으나 완공 이후에는 법적 불가를 이유로 인수를 거부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조합원들은 A씨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부채납 약정 없이 조합 자금으로 취득세와 관리비 등을 지출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자료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정원오가 성동구청장에 처음 출마했을 당시 권리당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언론사는 정원오 측에 관련 내용을 질의했지만 2주간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