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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쓴 소설로 지춘시 외전입니다.
下편은 일부만 있습니다. 시에스타에서 쓴것에 조금 추가되었습니다.
** 지금은 불운한 날 **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타고난 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간혹, 아주 간혹.
정말 몇년에 한번 쯤은, 그동안의 운에 대한 대가를 치루듯 앞으로 넘어져도 뒷통수가 깨질만큼 더럽게 재수 없는 날이 존재하고는 한다.
따악!
“아야야….”
둔탁한 충격과 함께 눈이 떠졌다.
욱씬거리는 이마를 부여잡던 손을 떼어내고 나니, 붉은색의 피가 묻어났다.
깜빡, 깜빡.
“…으응? 이게 왜 여기에 떨어졌지?”
저혈압때문에 잠에 취한 얼굴로 눈을 깜빡깜빡 거렸다.
시야가 조금 또렷해 지는가 싶더니, 탁상용 시계가 시트위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이마가 아픈건 이 때문이었나 보다.
피까지 흉물스럽게 묻어 있는데 아침부터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신경질적으로 시계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쨍,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럴때, 노크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온몸에서 부티가 줄줄 흐르는,
처음보는 사람은 접근하기가 꺼려질만큼 다소 오만한 분위기가 묻어나는 남자, 우현이었다.
우현은 나를 보자마자 놀란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
“어라? 시현아. 네가 이런 이른시간에 일어나다니, 왠일이냐?”
“우현씨?”
“아아, 응. 너 어제 술 많이 마셨잖아. 그래서 여기 꿀물 좀 타왔지.
하핫, 이정도면 나도 내조 좀 잘하는것 같지 않냐? 음, 좋은 남편감이야.”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흡족스럽다는 듯 걸어오던 우현이 순간 바닥에 떨어진 탁상시계를 미처
보지 못하고 다리가 꼬였다.
앗! 하는 순간 들고있던 컵이 공중으로 날아 올랐다.
그리고.
“…꺅, 뜨거워!”
아침부터 뜨거운 물벼락을 맞았다.
비명을 지르자, 헉! 하고 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던 우현이 허겁지겁 욕실로 달려가더니
이번엔 차가운 물을 냅다 들이 부었다.
머리카락을 타고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고, 온 몸은 물에 젖어 축축했다.
아침부터 기분이 매우, 정말 매우매우 좋지 않았다.
* *
우현이 안절부절 못하며 내게 사과했다.
“미안, 진짜 미안하다니까? 일부러 그런건 아니었어.”
“네 알아요. 우현씨 탓이 아녜요, 오늘은 이럴수 밖에 없는 날이거든요.”
“응?”
“온갖 악재가 겹치는날. 4~5년에 한번쯤 꼭 찾아오곤 하죠.
비상식적으로 좋은 운에 대한 대가랄까.
아아 싫다. 싫어, 오늘은 아무것도 없는 방에 틀어박히고 싶다아.”
뭘 해도 되는일이 없을거야.
머리를 부여잡고 우울하게 중얼 거리는데, 맞은편에 앉은 강민이 파하하!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으하하하! 그 무슨 말도 안되는 말입니까?
그럼 이렇게 작은 땅콩같은것도 던지면 던지는대로 보스가 다 맞는겁니까?”
따콩, 하고 이마에 작은 떵콩이 맞고 떨어졌다.
내가 울적한 눈으로 땅콩을 집어들자 강민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자신의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 그러게 다 맞네요.”
한편, 주방에서 간식거리를 가져오던 환이 대화를 전부 들었는지 걱정말라며 나를 위로했다.
무표정한게 흠이긴 하지만 봐도봐도 질리지 않을 만큼 잘생긴 얼굴이다.
“그렇다면 오늘 하루는 제가 지켜드리면 되지 않겠습니까?”
“앗! 그래주실 수 있어요?”
“물론입니다.”
우와, 살았다아.
운동신경이 뛰어난 환이 곁에 있다면, 적어도 위험률이 20%는 줄겠지.
(☜슬프게도 환에대한 신뢰도다.)
꺅꺅, 거리며 환을 끌어안자 우현이 우리 둘을 강제로 떼어놓았다.
“에잇, 그런거라면 나한테 맡겨. 나로도 충분해.”
자신있게 우현이 말했다.
음 우현은 나에 관해선 조금 촐랑거리는 면이 없지 않아 있으니까 10%?
“재미있겠네! 나는 그냥 따라다니면서 구경이나 하렵니다.”
강민은 위험률 +20%.....
당신은 도움도 별로 안 될거 같으니까 그냥 땅콩이나 까드세요.
입술을 부루퉁 하게 내밀고 땅콩을 던졌는데, 던짐과 동시에 튕겨 나와 내가 다시 맞아 버렸다.
* *
턱을 괸채 멍하니 창밖을 응시했다.
오늘은 결코 밖으로 나갈 생각은 없었다.
집마저도 그리 안전한 공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온갖 위험물이 발에 채이는 밖보다는 나았다.
지하철을 타면 선로를 이탈할거고, 버스는 전복.
상가를 찾으면 지진이나, 화재가―.
찌르르르르르릉!!!
“불이다!!! 불이야!!!“
……!
화재가 났음을 알리는 경보음소리에, 등줄기가 오싹했다. 머리털은 하늘을 향해 쭈뼛섰다.
아, 아, 아하하하하하.
목숨의 위협을 느낀 나는 한 마리의 치타가 무색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갔다.
불이라니. 불이라니!!
“꺄아아아악!! 싫어!! 싫어!! 내가 제일 먼저 타 죽을거야!!!”
“…응? 자, 잠깐만 시현아!”
“보스!!!”
콰앙, 하고 문이 거세게 닫히자 남은 이들은 황당한 얼굴을 했다.
환의 경우엔 손을 내밀었던 그 자세로 멈췄고, 그건 우현도 마찬가지.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 정적을 깬 것은 쇼파에 늘어지게 앉아있던 강민이었다.
이런 경우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새삼 시현의 행동이 감탄스러운지..
“와, 진짜 이기주의 최고다.
아무리 불이 났어도 그렇지 어떻게 뒤도 안 돌아보고 그냥 가냐.”
“…그러게나 말이다. 애인도 그냥 버리네.”
“…….”
다행스럽게 조직내에 화재는 금방 진압이 되었다.
원인은 류진과 연호, 두 엉뚱한 콤비가 신나게 가지고 놀던 폭죽 때문이었다.
우현과 환은 시현의 행동이 괘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지 그녀를 찾으러 밖으로 나갔다.
연락이 닿으면 만나기가 수월했겠지만 핸드폰 조차 두고 나가 결국은 직접 돌아다니며 찾는 수 밖에는 없었다.
그로부터 약 1시간 뒤,
조직원들도 풀기는 했지만 별 다른 소식을 접하지 못한 우현이 난감한듯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마침 맞은편에선 환이 걸어오고 있었다.
“찾았냐?”
“아니.”
“대체 어딜간거야?
아, 서이준 그 괴물동안한테 한번 연락해 봐야겠다. 조직으로 돌아왔을 수도 있으니까.”
우현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 *
같은 시각,
방화미수범인 류진과 연호, 그리고 이준은 한 자리에 모여앉아 각기 다른 일들을 하고 있었다.
연호는 핸드폰으로 친구들과 메세지를,
진은 TV를, 마지막으로 이준은 컴퓨터로 보고서를 작성중이었다.
강아지마냥 순한 인상의 소년, 연호가 핸드폰을 내려놓고 이준을 힐끗 보았다.
친구인 준혁이 뜬금없이 시현의 행방을 물어왔기 때문이다.
“상구야, 그러고 보니 누나는?”
“아아-. 듣자하니 불이 났는줄 알고 도망갔다나 뭐라나, 뭐 조만간 돌아오겠지.”
시큰둥하게 답하던 이준이 하여간, 보스는 자기 목숨하고 관련되면 눈에 뵈는게 없다니까. 하고 투덜거리며
컴퓨터 자판을 두들겼다.
그럴 때, TV를 보고있던 검푸른 머리카락의 미남 진이 나른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아? 시현보스다.”
“뭐라냐 넌. 여기서 보스를 왜 찾아.”
이준의 시큰둥한 대꾸에
저기, 하고 진이 길고 잘 뻗은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켰다.
“TV속에.”
“―…앙?”
순간 이준과 연호의 시선이 TV 화면으로 향했다.
카메라는 어느 은행과, 그리고 은행앞에서 누군가에게 잡힌 한 여성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길게 늘어진 갈색 머리칼과 하얀색의 원피스, 그리고 청순하기 그지 없는 외모.
선명하지는 않지만 그 얼굴은 분명 시현이었다.
그런데 시현은 저기에 대체 뭘 하고 있단 말인가.
진이 리모컨을 들어 볼륨을 조금 더 키웠다.
[긴급속보 입니다,
오늘낮 12시, ○○은행에 들이닥친 4인조 강도들이 여성 손님을 인질로 잡고
은행 직원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인질극이 벌어진지 약 30여분, ―현재 범인들은 경찰과 대치중이나….]
“…….”
“…….”
“시현보스 뉴스 타는거 싫어하는데, 또 나오네?”
설마 나오고 싶어서 나오는 거겠냐만은..
진이 이해할 수가 없다며 턱을 괸 채 중얼거렸다.
때 마침 이준의 주머니 속에 있던 핸드폰이 진동했다.
발신자는 아직 이 충격적인 사건을 접하지 못한 우현이었다.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조직을 벗어났을 때, 나는 깨달았다.
“핫! 우현씨, 환씨!”
아차하고 뒤늦게 깨달아 봤자, 주위에 남은 이는 없이 휑하기만 했다.
이럴수가..
내가 평소 목숨과 관련된 일엔 가차없는건 알고 있었지만, 우현과 환까지 내던지고 올줄이야.
자각조차 못했다는게 더 무섭다.
그보다 어쩐다.
불이 났는데 다시 안으로 기어들어갈 수도 없고..
그렇다면 역시 밖에서 기다리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근데 어디로 피해 있는게 좋을까.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데 가까운 곳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온 몸에 소름이 쫘악 돋았다.
뭐지 이 기분나쁜 느낌은.
―에이, 설마?
“이야아, 왠 예쁜 아가씨가 나 홀로 돌아다니고 있을까.”
“호? 그러게 말이다. 얼굴 매끈한 것 봐라.”
“…….”
끼긱 끼긱.
마치 녹이 슨 고철처럼 뻣뻣한 고개를 힘겹게 돌린 나는 실성한 여자처럼 허허롭게 웃었다.
아,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어? 뭐야 저 여자 도망간다!!”
“참네, 어이가 없어서. 이봐 아가씨!! 우리가 뭘 어쨌다고 그래!? 기다려봐, 어이!!!”
웃다말고 잽싸게 튀었다.
하얀색의 치마자락을 마구 휘날리며. 장거리는 몰라도 단거리라면 -!
그렇게 해서 여차저차 도착한 곳은 바로 은행이었다. 나도 내가 무슨 정신으로 은행으로 튀어들어왔는지 모르겠다.
그냥 어쩌다 보니 도착한 곳이 은행이었다.
그런데 이날 따라 사람이 많아 그런지 앉을 자리도 없어 서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헉, 허억 헉.
“아 더워.. 진짜 죽겠네.”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그나마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아아, 이 무슨 대재앙이란 말인가. 이럴바에야 차라리 지구가 멸망하는 편이 낫다.
여하간 닥쳐오는 위험도가 이전보다 더 심한것 같다.
요 몇년간 운이 말도 안되게 좋았던 탓일까. 그 대가가 정말 처절할 정도다.
“그나저나 일단 우현씨나 환씨에게 연락을 해봐야 겠는데..”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핸드폰을 찾아봤지만, 있을리가 있나..
난 체념한 얼굴로 고개를 떨궜다.
이런날이면 당연하게 필요한 것을 두고 다닌다. 만약 핸드폰을 챙겼더라도 밧데리가 다 닳았을 것이다.
안봐도 뻔할 뻔자.
별 수 없이 주위 사람들에게 핸드폰을 빌리기로 했다.
아저씨 한 분이 흔쾌히 빌려주길래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요 근래 외우기 시작했던 애인님들 중 한명의 번호를 떠올렸다.
그러니까 우현의 번호가 010에..
타앙! 탕!!!
“다 엎드려!!!!”
탕!
“꺄아아아악!!”
32...
잉? 뭐지? 왠 총소리에 비명?
의아해 하며 고개를 돌린 나는 순간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아 씨발, 이 미친 계집애가!! 어디서 전화질이야!”
툭, 하고 들고있던 핸드폰이 떨어졌고 무언가 커다란 손 하나가 나를 강하게 붙잡아왔다.
그리고 턱밑에 가까이 들이밀어진 날카로운 칼날..
순간 식은땀이 주륵 하고 흘렀다.
그리고 이어지는 청천벽력 같은 말.
“인질이다! 허튼수작 부리면 이 여자부터 죽여버리겠어!”
“와.... 말도 안돼. 진짜.”
.......
집에서 불이나고 가까스럽게 피난한 곳에서 깡패들을 만나
다시 도망간 은행에서 은행강도를 마주치고, 또한 그들에게 인질이 되려면 대체 얼마만큼의 악운이 따라야 하는걸까.
* * * *
“저기요 아저씨. 이거 영화죠? 그렇죠?”
“닥쳐! 아까부터 쫑알쫑알 진짜 시끄러워 죽겠네.”
내 희망을 인정사정 없이 즈려 밟아주시는 은행강도님.
나는 울상을 지으며 몸에 힘을 쫘악 뺐다.
그러자 은행강도가 무겁다며 난리법석을 떤다.
진짜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아보는게 내 인생의 목표인데 날 한번 잘못 잡아서 그 꿈이 온데간데 없이 허물어지게 생겼다.
“저기요 죄송한데요.”
“또 뭐! 지금 돈 담느라 바쁜거 안 보여?”
“그건 저기 은행직원분들 한테 시키면 되잖아요. 그보다 부디 인질 좀 바꿔주시면 안될까요.
저기 있는 아가씨도 예뻐보이고. 저기 남자분도 튼튼하게 생겼고.
전 말이죠. 아저씨들이 죽일마음이 없다고 해도 죽을지도 모르는 운 없는 여자란 말이에요.”
그렇다. 지금은 불운한 날.
뭘 해도 되지 어긋나는 날. 심지어 총구가 빗나갔데도 발이 삐끗해서 맞아 버리는게 오늘같은 날이다.
나름대로는 진지한 부탁이었건만 그들은 코웃음 치며 날 무시했다.
그러다 내 목근처에 대여져 있던 칼이 조금 움직여 길게 상처가 났다.
진득한 피가 흐르자 남자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아?”
“거봐!! 거봐!!!! 난 죽을거야!! 진짜로 죽어버릴거라구!!”
“시, 시끄러워! 아, 안죽었잖아!! 그럴 마음도 없었다고!”
“으허어어엉, 환씨! 우현씨! 진씨이이~! 우웁! 웁!!”
목놓아 셋의 이름을 부르자 남자가 내 입을 급히 막고 이게 어디서 난동이야!! 하고 소리친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밖은 경찰들과 카메라를 들고있는 기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강도들은 챙길것을 다 챙긴 뒤 나마저 끌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아니.. 대체 나는 왜 챙기는지 모를 일이다.
그렇게 밖으로 나오다 보니 카메라에 내 얼굴이 도배가 되는건 당연하다.
가뜩이나 전파타는걸 무서워하는 내게 있어선 가장 바라지 않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경찰과의 묘한 대치가 몇분 정도 이루어졌을 때 쯤, 나는 또 다시 침울해져갔다.
그쯔음 강도들은 생각한 바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자 내게 위협을 가하기로 합의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틈을 만들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가진 소지품도 없다.
아아, 이렇게 내 꽃다운 청춘이 지는걸까...
그런데 뜻하지도 않은 일이 벌어졌다.
타앙!!!!
“크윽-! 뭐, 뭐야!”
“총이다!!”
나를 붙잡고 있던 남자가 가슴에 총상을 입고 뒤로 물러섰다. 심장이 벌렁거렸다.
뭐야 이 아슬아슬한 조준은. 잘 못 했으면 내가 골로 갈 뻔했다.
어쨌거나 가까스럽게 강도들에게서 벗어난 나는 벌어지는 총격전 속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상황을 살필 여유따윈 없다.
무조건 도망가야 한다. 그래야 산다! 아직 인생의 반도 안 살았는데 벌써부터 죽을마음은 눈꼽만큼도 없다.
한편,
“와, 우리 보스 진짜 생존본능 죽여준다. 어떻게 풀려나자 마자 바로 도망이냐.”
류진을 따라 3층짜리 건물에 올라선 강민이 휘파람을 불며 시현의 행동에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는 재미있다는 듯 키득 거리며 마저 말을 이었다.
“근데 운이 아주 나쁜것 같지도 않은데? 딱 알맞게 우리가 도착했고, 무사히 도망쳤잖아.”
“…아, 큰일났다.”
시현을 노리던 강도를 처리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주고 있던 검푸른 머리칼의 남자, 류진이
조금 난처한 기색으로 쥐고 있던 총을 옆으로 내렸다.
강민이 “뭐야? 왜?” 하고 불안해하며 묻자 그가 특유의 멍한 얼굴로 답했다.
“총알이 없어.”
“……네 놈이 그러고도 킬러냐?!”
“그러니까 내가 킬러 1,2가 필요하다고 했잖아. 이 무식아.”
“뭐야?!!”
이럴때가 아니었지만, 무서울정도로 단순한 강민은 울화를 눌러참지 못하고 진에게 덤벼들었다.
그에 맞서 진은 쓸모 없는 총을 휙휙 휘두르며 강민을 떨궈냈다.
그리고 그 시각 그들의 보스인 시현은 살기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짙은 밤색의, 부드러운 빛이 감도는 브라운계열의 머리카락을 가진 청년이었다.
그는 수 많은 인파 사이에서 누군가를 찾듯 주위를 둘리번 거리다 이내 걸리적 거리는 깡통을 발로 걷어찼다.
현재의 심경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행동이었다.
“미치겠네. 시현이는 그 새 또 어디로 사라진거야?
어이 환. 그 괴짜킬러는 대체 뭘 하고 있는거래? 지원사격이 멈췄잖아.”
“…무식이랑 싸우는 중이니 방해하지 말란다.”
무뚝뚝하게 이어지는 환의 말에 한순간 벙찐 표정을 짓던 우현이 곧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우라질, 진짜 더럽게 도움 안되는 자식들!!”
* * *
까앙,
“아야야.. 아파라.”
머리가 지잉 울렸다.
어디선가 날라 들어온 깡통에 직격당한 나는 뒷통수를 슬슬 쓰다듬었다.
에이씨, 어떤 경우없는 사람이 깡통을 나한테 찬거야.
투덜거리다 문득 내 옷차림새를 보고 울상을 지었다. 도망치다 보니 어느새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것이다.
내 흰원피스에 얼룩무늬가 그려져 버렸다.
그나저나 저기 강도님들은 아직도 난리법석이네.
어차피 빵에서 썩을거 그냥 얌전히 잡힐것이지. 괜히 기력소모야.
누가 날 도운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조직쪽으로 가는게 좋을 것 같았다.
우현과 환이 날 애타게 찾고 있을테니까.
누군지 모를 이는 단지 고마울 뿐이었다. 그렇게 나는 다음 목적지를 잡아두었다.
그래. 분명 목적지는 조직이었다.
그런데 잠시후,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이상한 곳에 붙들려 버렸다.
“아하하하하!! 누님 진짜 명장면이던데요?
은행강도한테 인질로 잡히고도 그렇게 겁없이 따지고 드는 사람은 처음봤어요.
억울하니까 인질을 바꾸라는건 또 뭐예요.”
“그러게 말이야. 지켜보고 있는 내가 다 조마조마 했다니까.”
아기자기한 카페였다. 개방된 곳은 아니고 룸처럼 주위가 막힌 곳이었다.
그냥 노래방 처럼 방 하나를 빌려서 놀수 있는 장소 같았다.
날 붙잡고 이곳에 끌어다 앉힌건 다름아닌 연호의 친구들이다.
어쩌다 마주친 그들은 나를 마주하자 마자 반강제적으로 이곳으로 끌고와 조금전 벌어졌던 은행강도 이야기를 화제에 올렸다.
어떻게 알았냐는 말에 준혁이라는 연호의 친구가 싱글벙글 웃으며 -.
“시현누님, 이번에 속보로 뜬거 알아요? 생방송 탔다구요. 지금 인터넷 기사들도 장난아니던데.”
“- -.”
아, 빈혈..
눈앞에 별들이 핑글핑글 돌아 주변이 다 어질거린다.
“도망가는것도 다 봤어요. 나 진짜 웃겨서 죽을뻔 했다니까요.”
“미안한데 연호군 친구들. 조금 쉬고 나서 이야기 좀 하면 안될까요?
알다시피 오늘 정말 많은 일을 겪어서요.”
“아, 그러세요. 어차피 3시간 정도는 있다 갈거고, 친구들도 더 오기로 했으니까.”
비척비척 몸을 일으켜 한쪽에 마련되어진 쇼파에 몸을 뉘였다.
피곤해. 피곤해.
어딘가 모르게 조금 불안한 기분이 들었지만, 온갖 불운한일에 너무나도 지친 나는 금세 잠에 빠져 들었다.
그동안 연호의 친구들은 시현의 이야기로 한창이었다.
아직 고등학생인 만큼 이런 자극적인 사건이 무척이나 재미있는 모양이었다.
“아차, 이거 신연호한테 말해줘야 하는거 아냐? 이 녀석 걱정하고 있을텐데.”
“하긴 걔가 이 누나는 진짜 좋아했지.”
“좋아하는 정도냐? 숭배지. 내 참, 전에 녀석이 시현누님 포스터 가지고 설칠때 얼마나 기겁했는지 모른다. 그때 누가 실수로 포스터 밟았다가 생매장 당할뻔 했는데.
게다가 무슨 이상한 종교같은것도 있는거 알아? 진시현교라나 뭐라나.”
“푸하하하! 그 사이비 냄새가 풀풀 나는건 뭐냐.”
남자 넷이서 웃음을 터트리며 대화를 나누는 사이, 문이 열렸다.
그들의 또 다른 친구들이 이곳을 찾은것이다.
시현이 잠이 든지 정확히 1시간 30분이 지났을 때였다.
도착한 이들은 총 세 명이었는데, 그 중 둘이 여자였다.
먼저 염색을 했는지, 밝은 톤의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가 무언가 무서운것이라도 본마냥 창백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야, 여기 시현언니 있다고 했지?”
“그래. 저기서 주무시고 있잖아.”
“다, 다행이네.”
안도의 한숨을 쉬자 안에 있던 연호의 친구들이 고개를 갸웃한다.
뭔데 그래? 그렇게 묻자 여자들이 빠른 속도로 말을 이었다.
“나 오면서 시현언니 찾는 조폭들 봤다? 우락부락한 얼굴로 이런여자 못 봤냐고 하는데.. 위험해보여서 그냥 모른척 했어.”
“조폭? 설마 시현누님 사채라도 썼나?”
“글쎄.. 왠지 언니라면 써볼법도 했을 것 같고.”
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하며 묘한곳에서 긍정했다.
어쨌거나 시현이 그 조폭들의 우두머리라는 것을 전혀 모르는 그들로서는 그녀를 이렇게 숨겨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
“네에?!!”
잠에서 막 깨어난 내게 연호의 친구들은 내게 절망을 안겨주었다.
“왜, 왜에! 왜 말하지 않았어요?”
“네? 그야 조폭들이 찾는데.. 뭔가 위험할거 같아서요.”
내 반응에 당황스러워 하는 그들을 보며 이마를 짚었다.
아아-. 그러고 보니 이게 또 그렇게 되는구나. 하긴 오히려 조폭들이 찾는다고 날 대뜸 밀고했으면 그게 더 나쁜놈들인 거잖아?
그래도 마냥 기쁘지는 않은것은 그 선행이 결과적으로 내게 전혀 이롭지 않기 때문일까...
“준혁군. 내가 핸드폰을 두고 와서 그런데 혹시 연호군한테 연락 좀 해줄 수 있어요?”
“아, 그렇지 않아도 연호 불렀어요. 이제 곧 도착할 거에요. 마침 시간도 다 됐으니까, 내려가죠.”
그 희소식에 활짝 웃는것도 잠시 뭔가 꺼림칙한 기분이 들어 조금 주춤했다.
뭐지, 이거 너무 쉽게 풀리는데. 불안해 하면서도 일단은 그들을 따라 밖으로 나왔다.
정말 짱이에요!!감동의 눈물ㅠ
더 없나요ㅠㅠ지춘시는 진짜...최고인듯
재미있어요- 뒤에가 없어서 많이 아쉽지만....
다음편 ㅠㅠㅠㅠ 암튼 짱 ㅎ
진짜 재밌어요!
와 짱이에요ㅠㅠㅠ뒷편도 올려주세요ㅠㅠ
재밋어요!!빨리다음편보고싶음,.ㅠ
다음편도 보고싶을정도로 재밌어요!ㅎㅎ
다.다음편!!!!!!!!주세요ㅠㅠ
너무 재밌어요!!ㅎㅎㅎ
제발다음편도나오길!!!
정말 재밌어요!!ㅜㅠㅜ
완전재밌네요ㅋㅋ다음편도빨리올려졌으면좋겠어요ㅋㅋ
다음편은 언제나오나요??
하편은 소장본속에 있는 걸까요??
지춘시는 사랑입니다
정말 재밌게 봤어요 또 올려주세요ㅎㅎ
제발제발제발제발ㅜㅜ맨날들어와서올라왔나확인하는데ㅠ제발연재좀,,ㅠㅠ
지춘시는 언제나 사랑입니다♥
제목부터가 딱 지춘추 외전인게 역시 실망할수 없는 명작입나다!!
뒷이야기도 빨리 보고싶어요!!
진심지춘추는대작이자명작입니다♥♥
.........다음편은요ㅜㅜㅜㅜㅜㅜㅜ
아 진심 잼써옄ㅋㅋㅋㅋㅋㅋㅋㅋ
운도 대가가 따르는군요ㅋㅋㅋㅋ다음편도 보고싶어요!
아 정말 재미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뒷내용이 필요해요!ㅠㅠ
뒷내용 보고싶어요 ㅜㅜ
역시 대작 지춘시의 번외네요 ㅎㅎ
제가 지춘시 끝나고 아쉬어서 진심 울었다능 ㅜㅜ
그래도 번외가 있네요!
시현이 운이 대박이네여 ㅋㅋㅋㅋㅋㅋ
다음편도 보고싶네요 ㅠㅠ
일부라면 뒤에 더 있나는 건가요?
ㅋㄱㄱㅋㄱㅋ아역시지춘ㅅㅣbb^~
와!!진짜재밋어요~!
지춘시 짱짱...ㅎ 완전 재밌어요 최고!!!
뒷편이 보고싶다ㅜㅜㅜ 재밌어요!!!!!!!!!!!!!!!!!!!!!!!!!!!!
뒤에 궁금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넘재밌다...
역시...시현이라그런지 운없는 날도 존재하네요...bb뒤에 무슨일이 일어날지 궁금해 죽겟어요ㅠㅠㅠ
빨리 뒷편 보고싶어요~!!!
너무 재밌는데 그 다음이야기는 언제나오나요ㅠㅠ
운 없는 날도 있다니... 와우
다음편도 올려주세요ㅜㅜ 너무 궁금해요...
이거 완결났나요?
다음편도 꼭 보고싶네요ㅜㅜ
다음편 너무 궁금해요~!!
ㅋㅋㅋㅋㅋ너무 불쌍하네ㅋㅋ
그다음이야기보고싶은ㄷㄴ데 ㅠㅠ
??? 끝은 아니죠???
아.... 진짜 지춘시 내가 사랑한다!!!!!!!!><
이건 지불날인가????
시현이는항상 운좋을줄만알았는데 이런날도있네요~
댓 200개! 잼따
앜ㅋㅋ 재밌어요 ㅋㅋㅋ
재밋어요!!시현에게도운이않좋은날이...
재미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