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섬진강문화학교에는 개들이 몇마리 살고 있는데
하나같이 지저분하지만 이곳 남도사진전시관 관람객들에게서 꽤나 인기를 먹고 산다.
이들의 공통점은 진도개인 [남도]를 빼고는
과거의 전력이 노숙자였다는 것이고
그렇게 버려졌던 개들은 특별한 족보를 갖고 있지 않은 점이다.
허나,이들은 다른 개들에 비해 너무나 자유롭고 활동영역은 무한대다.
[망치]란 숫놈은 생식기가 고장나서 남자 구실을 못하고
나이가 들어 귀가 순한데다가 먼저 나서지 않고 바보처럼 행동하며
이들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의 법칙을 잘 알고 있는 영리한 놈이다.
이런 망치가 [곡순]이란 놈과 단짝이었는데 떠돌이었던 [돌이]가
들어오고 나서는 왕따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차에,
제일 덩치도 적은 [돌이]란 놈이 언감생심,무슨 연애를 하고 꿰차는 재주가 있을까 싶었는데
곡순이와 대나무밭이랑 은행나무 그늘자락을 몰래 넘나들더니
곡순이의 짝이 되어 임신까지....
내참, 쥐똥만하게 갓짠아아서....
눈꼽이 덕지덕지...목욕안한지 2년차인 [망치]
떠돌이의 [떠]자를 뺀 [돌이]
풀어났다 하면 닭을 잡아먹은 통에 평생 가택연금을 당하고 있는 진돗개인 [남도]
영락없는 기집애였던 곡순이...드뎌 엄마가 되었네~축하해.수고했어용~
곡순이 얘기를 덧붙이자면
누구나 그렇듯이 곡순이도 숨겨진 아픈 과거가 있는 놈이다.
지명이 곡성이라 곡자와 암놈이라서 순자를 따서 이름 지은 것인데
원래는 단짝이 있었다.헌데,갑자기 짝을 잃어 버린 상처가 있었고
그해 그당시 식음을 전폐하고 설상가상 상상임신까지 하여
그 아픔을 달래줄 길이 없었다.
하여,누가 저 아픔을 씻어주랴 했지만
[돌이]란 놈이 희망이 되어줄 줄은 사실 꿈에도 몰랐다.
대부분 우리 인간들은 사람에게 상처를 받지만
또한 다른 사람에게서 치유가 되기도 한다.
그것은 분명 사랑의 힘이다.
누가 사랑은 예견 못한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라 했던가....
나중에 오는 상처가 두려워 사랑을 못한다면
그건 바보라는 생각을 해본다.
암튼,다음 장면(아래 사진)
아직 눈뜨기 전/아고 귀여버라~
드뎌 어제.목걸이 수여식.